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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교수님
무더운 여름날 건강은 어떠신지요?
정다운 말씀으로 격려해 주시는 교수님, 뵙지는 못하지만 늘 가까이 느끼며 공부 열심히 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어제는 동서양 시험을 치루고 학과사무실이 휴무라는 것도 잊고 수없이 전화를 했습니다. 그만큼 당황스러웠는데요. 이유는 정답이 없는 문제가 출제되었기 때문입니다.
13번 문제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적절한 문항을 두개 고르는 것입니다.
가, 사기는 탁월한 문학성과 문장력이 결합되었다.
나, 부친 사마담과 공자가 지었다는 춘추를 계승하였다.
다, 시대보다는 개인의 도덕적 평가에 초점을 두었다.
라, 역사 서술 방식에서 편년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정답은 '가' 항 하나뿐입니다.
(나) 춘추는 공자가 지은 것이지 사마담과 공자의 공저가 아닙니다.
(다) 이것도 정답은 아닙니다. 사마천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건 혹은 한시대에 걸쳐서 그 형식도 전체적인 구성과 문장을 통해 평가를 했다고 인터넷 강의 사마천 편의 첫장에 정리 되어있습니다.
(라) 사기의 가장 큰 특징이 기전체라고 역시 교과서나 인터넷 강의나 방송강의에서나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정답은 사마천의 사기이후에는 이렇게 문학적으로나 무엇으로나 뛰어난 (방송강의에서 들었습니다)작품은 나오지 않았다는 강의를 들었기에 정답은 (가) 항밖에 없다는 결론이 섰습니다. 그러나 일단 어딘가에라도 마킹은 해야겠기에 터무니 없는 (라)항에 마킹을 하고 곧 사무실에 전화를 드려서 의문을 풀려고 했던 것입니다.
오늘 아침에 한 지인에게 황당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13번) 문제에서 아마도 출제자의 의도는 (나) 항에서 사마담과 공자를 구분해서 말한 것 이였는데 문장구성상 오류가 생긴것을 몰랐을지도 모른다고요.
교수님, 그때서야 저도 출제의도가 정답을 (가)와 (나)로 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연히 그 둘을 구분해서 해석한다면 맞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1학년 2학기때 전공과목으로 세상읽기와 논술을 공부했습니다.
그때 열심히 공부한 것 중의 하나가 '오류'에 대한 것입니다.짧은 저의 배움으로는 이문장의 오류는 애매성으로 인한 불명료한 표현이라고 여겨집니다.(세상읽기와 논술 47-48쪽)
이문제가 만약에 어느 지인의 말대로 (나)항에서 사마담과 공자의 행위를 구분하고자 한것이 출제자의 의도라면 이문제는감히 명백한 오류라고 생각됩니다. 이 문장 그대로 풀이 한다면 춘추의 저자는 사마담과 공자의 공저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상과 같은 것이 감히 저의 의견입니다. 더구나 아직 이문제에 대하여 정답 발표도 없는 상황이라 더욱 조심스럽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상황은 점수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밤새워 공부하고 그 결과를 시험장에서 하나하나 맞추어 가는 기쁨도 우리 대다수의 늦깍이 학우들의 보람중의 하나입니다.난이도가 높아서도 아니고 깜빡 개인적 실수도 아닌데 이렇게 어이없는 문장상의 오류로 인한 혼란은 참으로 안타깝고 실망스러운 일입니다.
더구나 문화교양학과에서 개설중인 세상읽기와 논술을 공부한 저로서는 우리학과의 이러한 오류가 더욱 실망스럽습니다.
교수님,
그러나 이번 학기에 수강한 동서양고전 정말 대단히 유익했다는 말이 기회에 드리고 싶습니다. 베르그송, 사르트르, 데까르트, 공자, 그리고 가장 어려웠던 노자까지 정말 어려웠지만 그래서 반도 이해못하고 마무리지었습니다만 그 이름을 한번씩 짚어보고 가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행복이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그리고 짧은 의견으로 쓴 저의 글에 혹 무례가 있다면 용서해주십시요. 감사합니다. 문화교양학과 2학년 안정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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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고전 13번 교수님께 여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