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와 자식은 그 본분을 다하여 충심으로 절대 복종하라는 것이 공자의 가르침이라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이것은 공자의 가르침을 후대의 무도한 권력자들이 이데올로기적으로 악용한 논리인 것입니다. 대명천지에 우리가 독재자의 흘러간 레토릭을 학습할 필요는 없는것 아닙니까?
공자가 그야말로 상하종속적인 주나라의 정치질서를 이상적인 사회로 언급한 것은사실입니다. 현대의 시각으로 볼 때 대단히 촌스럽습니다. 그럼에도 공자가 인문정신의 구현자로 2500년 동안 <논어>를 통하여 끊임없이 그 시대마다 재해석되고 재적용 되었던 이유는 촌스러운 신분질서의 옹호자라서가 아니라, 그 신분질서를 관통하는 중심에 도덕적 인간의 가능성과 그러한 인간들 사이에서 형성된신뢰는 강제에 의하지 않아도 피치자에게 자발적인 복종을 끌어낼 수 보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러한 휴머니즘 정신이 공자를 오늘날에도 존경받게 만드는 것입니다.
신분질서를 옹호할 수 있는 사상은 참으로 많습니다.그 수만큼 피치자의 복종을 정당화 할 수 있는 사상도 많게 되겠죠.분명한 것은 도덕을 몰라 피치자에게 신뢰를 상실하여 대동사회에 걸맞지 않는 폭군에게 충심으로 절대복종하는 것이 공자의 덕치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다면, 참으로 공자를 초라한 늙은이로 만드는 소치인 것입니다.
신분질서의 옹호는 휴머니즘(인문정신)의 자연스런 결론일 뿐 입니다. 복종 이전에 '인간의 자유'와 '자발성'이 있다는 말입니다. '절대복종'을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저의 결론입니다.
임금이 임금같지 않고, 아비가 아비답지 않아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