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우리나라도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해당 분야
전공자가 많아 져서 영어 독어 불어, 일어는 물론
한문, 중국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포루투갈어로 된 텍스트까지
대부분의 경우 중역없이 원전에서 바로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과제로 다루었던 일부 동서양 상고시대 고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우, 원전역본이냐 중역본이냐가
중요하기 보다는 어떤 역자가 번역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사실 60-70년대에만 해도 영어원전의 경우마저 일본어 중역본이
판을 쳤고 미소간 냉전으로 인해 러시아어 전공자도 흔치 않아
도스토엡스키 소설마저 영어에서 중역된 것 밖에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도 이제 많이 발전한 셈이지요
두말할 나위없이 해당원전의 제대로된 이해는
원전 언어를 능숙하게 이해하고 있는 해당분야 전공학자가
그 내용을 우리식의 사유로 길러내서 우리말로 바르게
표현해냄으로써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텍스트를
기초로 학문적 조회 내지 사유가 이루어져야 그야말로
제대로 된 학문이 되는 것이겠고요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동서양 상고시대 고전의 경우는
여전히 중역본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서양고전의 경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을 비롯한
고대 그리스 사상가들의 문헌, 라틴어로 된 서양중세문헌 등은
여전히 중역본이 많고 상당부분은 아예 역본조차 없는 실정입니다
물론 최근 들어 이들 책들도 원전역본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반세기 동안 싼 가격의 중역본이 서점가를 뒤덮어 온
까닭에 안타깝게도 다소 낯설은 원전역본 대신 낯익은 중역본이
여전히 판을 치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책들의 역본의 경우 원전역본이냐 중역본이냐를
가리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쉽지가 않습니다
대부분의 중역본의 경우 그 책이 중역본임을 역자가 밝히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원전역본과 중역본을 가리는 방법은
일단 관심분야의 책을 정한 후 역자들의 이력을 잘 살피고
서문에 저자 스스로 원전역본임을 책임있게 밝히고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방법이 최선일 것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그 책에 대한 서평이나 정보를 사전에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고요
아무튼 원전역본이냐 아니냐를 가리는 일반기준은 없고
다만 상고시대 고전과 관련해서는
지난 학기 동서양고전 과제물 대상 고전으로 소개된 책들을
참고하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단, 그 책들 중에서도 [바가바드기타]의 경우는 예외입니다
그 원전은 원래 산스크리트어로 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 아직 원전역본이 없어 그래도 가장 믿을 만한
중역본을 대신 추천하였기 때문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구체적인 책을 정해 그 역본이 원전역본인지 아닌지를
질의하시면 아는 대로 조사하여 답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re: 원전번역본에 대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