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에 많이 걸으셨군요. 이명옥님.
다리도 불편하신데...지금은 괜찮으신가요?
그날 오전에 담날부터 개학하는 딸아이 교복을 찾으러 세탁소를 가는데 너무 날이 좋더라구요...
딸아이에게 '이리 날이 좋은 날에 집에 있는 것 자체가 미안한 일이라며 동구릉에 가자'고 해놓곤 아침에 먹는 약에 취해서 오후 늦게까지 잠을 자버렸습니다.
정말 포근한 날씨가 아까웠습니다.
20여년 전 방송대 다닐때 성대다니던 친구와 그 친구, 저...이렇게 셋이 도보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습니다. 성대앞 어느 카페에서 셋이 모여 지도를 펼쳐놓고 여행하는 계획을 세울 때의 그 설레임...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도보여행하는 것이였는데...
처음 대구역으로 가서 포항까지 간 다음...거기서부터 도보여행을 시작하기로 했는데 비용을 걷은 제 친구가 동대구역에서 포항까지 가는 차비를 끊고는 배낭안에 있던 지갑을 날치기 당했습니다.
그저 도보여행이 목적이였지, 무전취식이 목적은 아니였는데...
포항 칠포해수욕장에서부터 걷기시작해서 첫날은 혼자 사시는 할머니댁에서 무료숙식을 해결하고...다음 날은 계속 걸어서 영덕까지 가다가 발이 삐긋하는 바람에 더 올라가지 못하고 영덕의 마음씨 좋은 어부아저씨댁에서 숙식을 해결했습니다.
아침일찍 바다에 나가 싱싱한 회를 준비해주신 아줌마,아저씨...다시가서 그때 진 빚을 갚고 싶은데 아직까지 못갔습니다.
홀로 사시면서 저희가 밤늦게 잘 곳을 찾을 때...너무 반가워하시면서 방을 빌려주신 할머니...담날 된장찌개에 밥도 챙겨주신 할머닌...지금도 살아계실런지...아 그립습니다.
정말 날잡아서 훌훌 여행을 떠나게 되면 그 집을 찾아봐야겠습니다.
해안선을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출렁이는 바다를 보면서...걷던 그 때의 마음이 그리워집니다.
발목으로 인해 더 걸을 수 없어서 영덕에서 안동으로 넘어오는 도로에서 차를 얻어타고...청송약수터를 거쳐 고향으로 갔다가 할머니가 계신 산소에도 들렀다 온 생각이 납니다.
re: 4050세대, 플래시 몹에 도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