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 일을 마치고 6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 걸어가다가 문득...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한 열흘 전 아이스크림집 대신에 하루종일 요란한 음악과 함께 늘씬한 아가씨들이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세일을 외치며 들어선 그 정육점 앞을 막 지나치다가 닭 2마리를 도리탕으로 준비해 달라고 말한 것이 생각이 났다.
아무 생각없이 쓰윽 들어가 말했다.
"아까 준비해 달라고 했던 닭 2마리 주세요."
"네? 아까 준비해 달라고 하셨다구요? 누구한테요?"
"아까 내가 여기 아줌마한테 도리탕으로 준비해달라고 했는데...?"
순간 점원들 3명의 눈이 마주치더니 다시 나에게 물었다.
"혹시...어제 낮에 도리탕 준비해 달라던 분 아니신가요?"
헉...아까 낮이 아니고, 그럼 어제 낮이였던 말인가...
하긴 아까 낮에 난 동구릉 꽃구경에 한참 취했다가 부랴부랴 일하는 시간에 맞춰 돌아왔기에 닭주문할 시간도 없엇다.
그러고보니...
어제 낮에 닭도리탕 사러 가선 막 자르는 것을 보곤 그냥 생각없이 내 일터로 온 것이였다.
돈도 주지도 않고...언제 찾으러 가겠다고 말하지도 않은 채...
그래놓고는 마치 낮에 말해놓은 것처럼 스스럼없이 가선
"아까 주문해 놓은 거 주세요..." 했으니...
이틀을 하루로 살려면...돌아서는 뒷통수에 어이를 상실한 여자라는 눈총을 맞을 각오도 해야한다.
이틀을 하루로 사는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