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에 맞지 않는 큰 목소리,
쥐어짜내는 듯 한 눈물,
질질 끄는 이야기 전개.....
한시간 사십분동안 수시로 남편 눈치보느라 가시방석이었다.
불이 켜지자 마자 벌떡 일어나 걸어나가는 남편을 뒤따라 나갔다.
꺽어진 계단을 올라가는 남편과 눈이 마주치자 얼른 따라 올라가서 팔짱을 끼고 킥킥거리며 속삭였다.
"아이구 미안해라, 정말 미안하네.....내가 저엉말~잘못했다....."
우리는 박장대소를 하며 계단을 올라왔다.
'자신들의 행위가 삼류가 되지 않도록 왜 좀 더 노력을 하지 않는가?'에 대해 논하며 대학로를 걸었다.
삼류는 자신이 삼류인 것을 알지 못하는 우물 속에 살고 있다.
갈고 닦지 않은 자신들을 보여줌으로써 웃음거리가 되다니 참으로 어리석다........고 내가 마구 떠들어 대자
"왜~~? 좀 지루해서 그렇지, 내용은 있더구만......" 이라고 한 마디 한다.
결국 차를 타고 오는 동안에도 계속 떠들어댔는데, 결국 그 모든 말들이 화살이 되어 내게로 돌아왔다.
삼류이면서 삼류인 줄 모르고 잘난듯이 활보하는 인간, 바로 내가 아니던가.......하하하하하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게 삼류의 특권이 아니던가........흐흐흐.....
그런데 좀 슬퍼지는 것도 삼류의 비애렸다.....흑흑흑......
사실 소극장의 연극을 보면 실망할 때가 참 많다
그러나 난 배우들에게 늘 감탄을 한다.
작은 배역에도 최선을 다하며 자신의 기를 쏟아붓는 그 모습에서 나의 게으름을 늘 반성하게 하기 때문이다.
삼류의 슬픈 행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