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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5.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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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망초 꽃씨 뿌리던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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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서진희 날짜: 2008.01.19. 00:29:48 조회: 449 글쓴이IP: 59.9.87.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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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 꽃씨 뿌리던 날/
몇 년 전부터
봄이면 눈길 두는 곳마다 환하게 만개해 있는 벚꽃을 보고
목까지 하나 또옥 따선 머리에 꽂았다 내려놓는 순간
검은 아스팔트 위에선 아무도 보는 이 없어
무수히 많은 버찌씨들 흩뿌리고 왔었다
가끔은 봉숭화 톡 터지는 소리 들리던 날엔
까아만 봉숭화씨 그 길에 터뜨리고 왔었고
때론 지금의 내 모습은 만나고 싶지 않아도
미래의 난 지금 만나러 갑니다며
해바라기씨도 가득 뿌려놓고 왔었다
가을 날 붉게 물든 단풍도
앙상하게 가지만 남을 즈음엔
검은 아스팔트 그 길 위에 핑글핑글 돌고 돌아
가고 싶은 곳까지 가라며
단풍나무씨도 흩뿌리고 왔었기에
이젠 시간도 많이 흘러
새봄 오면
그 검은 아스팔트 위에도 혹 싹이 틀까
기다려보려 했더니만
아직도 내 속에 뿌릴 씨앗들 남아 있었던 지
올들어 제일 춥다며 한강도 얼어붙었다던 오늘 낮
기다란 장대로 딸랑딸랑 딸랑딸랑
열차 지나가는 길 잠시 막고 선 그 길 위에
또 하늘하늘 하얀 홑옷 살짝 걸치고
온 산하를 팔랑개비처럼 휘젓다 만날
개망초꽃씨 잔뜩 흩뿌려놓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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