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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5.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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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암학당 현판식에 다녀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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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순이 날짜: 2008.02.27. 08:23:19 조회: 495 글쓴이IP: 122.32.60.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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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갈 때에는 무척이나 망설였들랬습니다.
정암학당 관계자들끼리의 조촐하고 내실있는 행사에 객이 끼어들어 그분들을 난감하게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죠.
하지만 저도 모르게 몇 몇 사람들에게 행사 일정을 흘려 놓았고, 그 분들이 참석해 주셔서 개길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이정호선생님께 혼이 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더 많이 알리지 않은 것이 후회되더군요~*^ ^*
갑천면사무소 앞에서 만난 선생님을 우리 먹이려고 주문한 음식을 찾으러 다녀 오셨고, 그동안 원주학우들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도 찍었지요. 드디어 꼬불꼬불한 논밭길을 지나 정암학당에 도착했습니다.
완벽한 격리감을 느낄 수 있는 자연이 둘러싼 감옥인지라 철학 외에는 할 일이 없겠더군요.
아니 철학할 수 있어 행복한 공간이겠더군요.*^ ^*
정암학당의 방들을 모두 보여주시며 군대식으로 한 방으로 몰아넣는 급청소 했다는 말씀에,
"책이며 방석, 이불 등을 밀어내며 앉고 싶었는데 너무 깨끗해서 철학자들의 공간 같지 않아요~"라고 말하며 모두 웃었습니다.
정암학당 주변을 철학마을로 꾸미고 싶었던, 그러나 I.M.F 로 좌절되었다는 말씀을 들으며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현판을 씌웠던 흰 종이를 걷어내고, 시루떡을 자르며 현판식을 행복하게 치루었습니다.
기부금이 전해지고, 꽃다발도 전해지고, 웃음이 퍼져나갔습니다.
그리고나서 교자상 세 개를 주루룩 연결하여 점심상이 차려졌습니다.
누군가의 대글 덕분에 횡성 한우를 대접 받았습니다.
잘 아는 정육점에 제일 좋은 한우로 달라고 주문하셨다고 합니다.
계산서를 보시고 쇠고기 100근 값인 줄 알았다며(얼마나 가슴이 철렁하셨을까^^)웃으시는 선생님의 표정에서
출혈(?)이 심해도 우리들에게 좋은 음식으로 대접하려던 그 마음을 읽었습니다.
"쇠고기는 겨드랑이에 끼웠다가도 먹는 것"이니 살짝 익었을 때 먹으라며 연신 권해주시고,
"쇠고기로 배채워보기는 처음이다"라고 노수윤씨가 말해 모두 동의하며 신나게 먹었습니다.
정암학당 철학자님들이 설거지는 놔두라고 하셨지만 우리 여자들이 설거지에는 프로가 아니겠냐고 했더니,
"그럼 빨리 해줘~"라는 선생님의 주문에 후다닥 해치웠습니다.
후줄근하고 뭔가 어설펐던 부엌이 여자들의 기운이 돌아주자 생기가 도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순간 가끔 와서 청소해주고 가자는 '우렁각시회'가 조직되었습니다.*^ ^*
세 시 부터 이어지는 행사가 있기에 우리는 얼른 자리를 피해드렸습니다.
비싼 횡성한우가 맘에 걸려 폐를 끼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가
'아니야, 우리가 지신을 꽉꽉 잘 밟아 주었으니 정암학당은 번창할 거야!!!'라고 맘정리 했습니다.
참으로 뜻있고 아름다운 현판식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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