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글에 대글을 주고 받으며 한 번쯤 만나야겠다고 생각한 선배가 있다.
마침 수원에서 연극을 공연한다기에 수원까지 멀다 않고 찾아갔다.
수원에 일찍 도착하여 '나혜석 거리'를 혼자 걸어다니면서 화가 잔뜩 났었다.
나혜석 동상 주위에서 둘러본 거리에는 호텔, 노래방, 맥주집 심지어 쭈꾸미 음식점 까지.....
작년에 신여성과 나혜석에 관한 글을 읽으며 시대를 앞서 살다간 자유인의 모습으로 새기고 있었는데,
그놈의 거리에는 온통 밥집, 술집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 길 한가운데에 나혜석 동상을 왜 세워놓은 걸까.
그녀의 젊은 시절의 동상에게 말했다.
"혜석아, 얼른 이 거지같은 거리를 떠나자!!!"
수원시청 홈피에 글을 좀 남겨야겠다.
그렇게 화가 난 가운데 연극을 보았다.
연극은 내 취향이었다.
나로 하여금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연극이었다.(아직도 생각중...^^)
연극이 끝나고 그 거지같은 나혜석 거리에서 맥주를 마셨다......
(사실 그 거리에서 맥주 마시기 싫었는데 스무명에게 '노우'를 외칠수 없었다....- -;;)
연극인 오주희 선배 옆에 앉아서 연극에 대한 이야기 들을 수 있어서 생각을 더 넓힐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2차로 수원왕갈비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다들 일어나서 가는데 시계를 보며 난 서울로 향했다.
"가정의 행복 보다는 불행을 자초하지 않으려는 노력이외다~!!!"라고 외치며....
지하철 역에 내려서 이마트에 들렸다.
숫자 7이 들어가는 날에 7만원어치 이상 구매하면 7천원이 할인 되기에.....^^
짐을 들 사람 한 명 나오랬더니 딸아이가 나왔고,
잠시 후에 남편도 왔다. (짐이 그리 많지 않은데....)
그리고는 기껏 하는 말이.
"방송대에는 이혼한 부부가 많지? 날이면 날마다 이렇게 늦잖아!"
허걱스...... 난 일주일 내내 집에 콕 박혀 있었는데..... 진짜루 억울하다....- -;;
그 화를 삭히느라 오늘 아침엔 된장찌개 끓여놓고 12시까지 잤다.
난 화가 나면 잠을 자며 잠시 죽은 걸루 친다.
그래도 우울했다.
빨래를 한 다라이 해서 널고, 수건도 팍팍 삶았다.
그래도 우울했다.
백팔배를 해서 속을 비워낼까 하다가 내일 답사를 가야하기에 참고
마늘 한 접을 주문했다.
그리고 방송대 웹싸이트에서 '세계10대문명'에 대한 방송 10강 을 보며 '마늘까기삼매'에 빠졌다.
온몸은 뻑적지근하고 입에는 거미줄이 쳐진듯하다.
마지막 방송은 티벳에 관한 것이었다.
달라이라마의 몇 마디에 마음이 편해졌다.^^
마늘까기삼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