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나눔터

2024. 05. 15.

정암학당의 4번째 교양강좌에 다녀와서~

글쓴이: 이순이 날짜: 2008.09.02. 11:44:05 조회: 499 글쓴이IP: 122.32.60.98

맨 앞자리에 앉아서 눈빛을 빛내며 강의를 듣다가

이기백 선생님의 진지한 눈빛에 압도되어 슬쩍슬쩍 눈을 깔아야 했지요~*^ ^*

<크라튈로스>에서'108가지 이름들에 대한 140가지 어원 설명'을 읽으면서

소크라테스의 언어에 대한 지적 능력에 감탄사를 연발했었지요.

마지막 즈음에서 "의미있는 대답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방법으로,

우리가 모르는 이름은 이민족의 것이라고 말하는 방법이 있지~"라고 말할 때는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는데요~

어제 강의를 듣고 보니, 그말이 농담 만은 아니고 실제 이민족의 것이고,

오래된 것이기에 알 수 없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강의 후에 끝없이 쏟아지는 질문들에 진지하고 명쾌한 답변으로

저희들의 궁금증을 화악 풀어주셔서 얼마나 후련했던지요~

제 첫 질문은 박사님들 차원에서는 생각지도 않았던 부분이었나 봅니다.

살짝 당황하시는 듯 했는데, 뒤에 계시던 김주일 선생님께서

"그건 아마 이민족의 말일 수도 있습니다. 일반독자들의 질문이 무섭습니다"라고 답변하시더군요.

그래서 "소크라테스도 답변이 어려운 것은 그렇게 대답하더군요~"라고

나름 크라튈로스적 농담을 했는데,그거이 그 분위기에 맞는 농담이 아니었나 봅니다.

순간 등에 진땀이 쭈르륵.......^^;;

"조금 있다 수료식 끝나고 강대진 선생님께서 신화에 능하시니 답변해 주실 수 있으실 겁니다.

강대진 선생님도 당황할 기회를 드려야지요~"라고 김주일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며

일단 넘어갔더랬습니다.....

하여간에 선생님께서 두 시간이 넘게 서서 강의를 하시는데

젊은 저희들이 편히 앉아서 들으며 송구스러웠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9월에<크라튈로스>를 다시 읽고,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가 놓쳤던 부분을 찾아내도록 해봐야겠단 생각을 했지요~

다시 한 번 좋은 강의를 해주신 이기백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공개강좌가 끝나고 '상시연구회 및 그리스어 강좌 수료식'이 있다기에

박수를 쳐드리려고 앉아있었더랬지요.

그리스어 강좌를 들은 청년들과 정암학당 연구원들이 모두 들어오시네요.

청년들과 석학들 그리고 철학초보자이면서 팬클럽회원들의 모임이라.....

참으로 아름답고 조화로운 모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평소 존경하는 선생님을 만나 그분 곁에 바짝 앉아 있는 행복한 얼굴도 볼수 있었구요~

평소에 가지고 있던 질문을 던지면 명쾌한 답변을 주시구요~

그런 분위기에 처음 접해 열심히 귀를 기울이는 분들도 있었구요~

원전번역사업에 대한 활성화 방안도 살짝 거론되었구요~~

뜨끈뜨끈한 시루떡과 다과를 나누며 질문하고 대답하고 농담하고 격려하고......

강대진 선생님께 <크라튈로스>59쪽을 펴들고 가서

신들의 용어와 인간이 쓰는 용어의 뜻에 차이가 있는지와

신들의 용어를 어떻게 인간들이 알게 되었는지를 여쭈었더니 너무 쉽게 답변하시네요~

호메로스가 쓴 글은 신들의 세계를 다룬 것이므로 그책에 쓰여진 용어들이 신들의 용어이며,

그 이름들은 인도나 유럽 등지에서 온 오래된 어휘이기 때문에 뜻을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네요.

(이쿠.... 좀 전의 김주일 선생님 답변은 농담이 아니라 학술적인 말씀이었더라구요~^^;;)

모든 질문들이 아주 빠르게 해결되면서 정암학당 석학들의 막강파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경험한다면 인문학이 참으로 소중하며

사람사는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할 것입니다~

그 아름다운 모임을 소수만 누려서 너무너무 아까웠어요~*^ ^*

아노도스 회원들이 왜 이렇게 적게 참석했느냐며 안부를 묻는 선생님들의 말씀에서

우리 아노도스에 거는 기대가 우리 모임의 역할에 비해 너무 크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책임회피(?)성 발언을 했지요.

"에..... 아노도스 회원들이 자꾸 빠져나가네요...... 철학 책이 너무 어렵나봐요.....^^;;"

"모든 모임의 활동이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갈 때도 있곤 하지요~" 위로의 말씀과.

"에이 너무 수준 높은 거 아니에요~? 바닥으로 화아악 낮춰요~"라는 새로운 안도 내주시더군요~^^

하여간에~

정암학당과 아노도스의 활동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쓥니당~*^ ^*

막강파워 정암학당 화이링~!!!

완독으로 응원하는 아노도스 화이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