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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옷에 상한 몸을 한 노숙자가
아침 출근 길섶에 얼굴을 대고 자고 있는 것을 볼 때,
다 떨어진 리어카를 끌고가는 할머니가
깡통이나 빈 박스를 하냥 살피며 가는 뒷모습을 볼 때,
한여름이 코앞인데도 IMF의 추위는 여전하다며
거친 막걸리를 연거푸 마시는 아저씨를 볼 때,
슬픈 노래를 오늘도 불러야 한다.
신축공사 현장에서 미장이며 조적공이며, 공구리공의 거무잡잡한 얼굴에
땀방울이 영글어가는 모습을 볼 때,
아직 집장만을 못한 신혼부부가
서로 다른 시간에 나가 일하다가 늦은 밤에 귀가하여 우연히 길에서 만나 반가운 얼굴을 볼 때,
장마철 즈음 반지하 방에 물이 고여 천장에 어슴프레 곰팡이가 피어 을씨년하지만
저녁 때면 그 집에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를 들을 때,
희망을 노래하고 싶다.
좌절과 확신, 슬픔과 기쁨, 상실과 소유, 혼돈과 질서,
흙의 인간은 그렇게 두 극단 사이에서 오거니 가거니 한다.
그러나 한평생 그렇게 살다가 끝이라고 어느 누가 말한다면
나는 화를 내고 싶다.
그래서 영원과 초월을 오늘도 나는 노래하고 싶은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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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조와 단조를 넘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