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y 날짜: 2004.06.25. 20:36:42 조회: 688 글쓴이IP: 211.220.51.250
예로부터 대(大)를 위한 소(小)의 희생은 언제나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는 구실이었다.
이러한 사고방식 속에는 개인과 단체를 저울질하는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구조가
들어있는 법이다.
개인이 없이 국가가 성립할 수 없으며 그 개인의 신분을 제대로 보장해주지
못하는 나라가 국가로서의 존엄성과 가치관을 지닐 수 없다.
몇일 전
고 김선일씨 피랍사건과 그의 처형이 임박했을 때 정부가 내보일 수 있는
것은 고작 파병 재확인과 테러집단에 대한 피랍자의 양심적인 귀환이었지만
미국의 침략정책에 협조하는 국가를 상대로 테러를 하는 공포집단이
자신들의 주장을 재고하지 않는 대한민국정부의 요구조건을 들어줄리가 없는 것이다.
왜 우리는 외교정책의 기본에 유연성이 없는지
적어도 한 사람의 목숨을 건지기 이전에는 상대측의 분노를 키울 수 있는
파병 재확인의 의지를 보여서는 아니되며
- 우리는 당신들의 입장을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 파병철회 문제는 내 개인의 정책결정이 아니다.
국회를 소집하고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는 등...
협상을 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두었어야 했다.
만일 이러한 성의를 조금만 내보였더라도
파병 재확인의 말에 가슴에 칼을 맞은 유가족의 분노를 사지 않았으며
외교력 부재의 질타와 핀잔을 듣지 않았을 것이다.
과연 오늘의 이 문제가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었다는 말인가.
어쩌면 국가적인 차원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큰 문제를 너무나 안일하고
즉각적으로 대처한 현실감각의 부재를 들어낸 것은 아닌지,
피지도 못한 한 젊은 생명이 억울하게 죽어 간 것
그리고 그의 죽음은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파병을 동의한
국가적인 이익만을 절대시한 당신에게 분명한 책임이 있다.
대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