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끝마다 여자가…, 여자가 뭘 어쨌는데요?
남자 분들! 제발 힘 있을 때 잘 하시지요
이명옥(mmsarah) 기자
미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자 중 여성 대 남성 비율은 133명 대 100명이었다. 또한 우리나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 30대 남성 경제활동인구 비율은 사장 최저수준으로 떨어졌고,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인구 비율은 사상 최고수준으로 올라갔다.
앞으로 남성이 크게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는 징조다. 여성들은 남성과 비교해 능력 차이를 거의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곳곳에서 여성 특유의 장점들을 살려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나누는 법'을 익히지 못한 우리 사회는 말끝마다 여성을 폄하하고 비하하는 표현을 아무 데서나 거침없이 사용한다. 사회 지도층 역시 마찬가지여서 이런저런 문제들을 일으킨다.
지난 25일 여성에게 참정권을 주지 않아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서울 YMCA 총회 취재를 갔을 때였다. 투표를 끝내고 나온 듯 보이는 반백의 남자 두 명이 '여성에게도 참정권을 달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뭐 하는 거야, 지금? 여자들도 투표권 달라고 데모하는 거야? 여자들도 투표권을 다 달라네."
여성들도 똑같이 회비를 냈고 남자들보다 더 많은 자원봉사를 했다. 주인 의식을 가지고 사회 활동에 동참을 했다. 그런데도 여성들을 배제하려고 하는 행동은 무지와 오만의 소산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말끝마다 "여자가 어딜, 여자가 감히…"라든가 "여자들은 밥이나 하지"를 연발하는 남성들은 여성들이 하는 일이 밥하는 일밖에 없는 줄 아는가 보다.
중학생인 아이 졸업식에 가보니 우등상 수상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수상자들이 거의 여학생들이었다. 지금 초,중,고등학생의 경우 남성 비율이 10% 가량 더 많다. 남성들은 모든 경쟁에서 자연스럽게 여성들에게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다.
그때 만일 지금의 남성들에게 배운 대로 "남자가 어딜 감히…"라거나 "남자들은 가서 집이나 지키라"고 하면 정당하다고 생각할 텐가?
수렵채취 시절 남성들이 사냥을 못해 굶을 때 여성들이 혼자 먹이를 먹거나 말끝마다 "남자들이 사냥도 제대로 못해 가지곤 늘 얻어나 먹고"라거나 "남자들은 가서 사냥이나 해와"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열매를 따고, 그 열매를 갈무리하고, 샘물을 찾아내고, 불을 갈무리하는 귀중한 몫을 다 여성들이 감당했고, 공동 작업을 통해 생산의 능률을 높이고 삶의 지혜를 전수해 인간의 지식을 더하는 일 역시 여성들이 감당했지만 남성을 '왕따'시켰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진정한 상생을 원한다면 이제 권위주의로 딱딱하게 굳은 사고부터 바꾸시라. 욕하면서 배운다고, 여성들에게 "남자가 어딜 감히"라는 소리 듣지 않으려거든….
말끝마다 여자가... 여자가 뭘 어쨌는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