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나눔터

2024. 04. 18.

자괴에 빠져 버린 한밤중

글쓴이: 김동희 날짜: 2009.06.02. 03:35:20 조회: 617 글쓴이IP: 118.216.60.38

어제는 동서양고전산책수업을 대림지역에서 출석수업에서 만나는 날이었습니다.

고전은 어렵다는 선입관이 있었고
문화와 교양은 고전으로 쌓는 거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문화교양학과 선택하고 편입해서 지금까지
앞으로 잘 해 갈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
개인적사유...뭐 뭐 별일이 많았지만
나름대로 고정관념이었던 앞의두가지 문제를
해결해주는 커리큘럼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동서양고전산책은 오랫동안 책을 놓고 굳었던 머리에 단비처럼 쏙쏙 스미는 재미난 과목인지라...여태 빠진 강의 없이 챙겨보고 교과서도 나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수업시간~~ 나눠주신 설문조사는 동서양 고전산책의 20개 소설중에 읽은적이 있는 소설이 있냐는 설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부끄럽게도 하나도 제대로 본 책이 없었습니다.
아니....사실 가벼이 읽어본 만화서유기...소인국과 대인국에 간 걸리버여행기는 아이들의 동화책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으니까요
사실 고전을 제대로 읽어보자 마음먹었던것도 공부를 하자 마음먹었던 그때와 비슷했기 때문에 정말 양식이 없는 사람이구나란 생각이 저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사실 이 과목 들으면서
동서양 고전에 대해 새로운 시각도 생기고
나름 시간을 내서 읽어보고 싶단 생각도 하게 된것이
발전이란 생각도 하게 되었지요
시간이 나는 7월엔 그중에 몇권을 읽어보자는 포부도 생겼구요

그런데....오늘은 20권의 책모두를 대충 대충 개관하시고
내일은 카프카의 변신을 모레는 주홍글씨를 읽어갖고 오라하시네요

저녁6시 수업끝나고 친정에 출석수업동안 부탁했던 딸아이랑 저녁먹고 집에 돌아와서 오늘 못다한 집안일 하고 아이재우고 다른사람들도 다 그렇듯이 선생님이 읽고오라고 한 변신을 찾아서 읽고 나니 새벽 3시...
내가 자유롭게 공부하고 싶어서 선택한 대학에서 또한 제가 고른 과목을 듣고 있지만...지금은 육아와 가사외엔 학과공부도 빠듯한 생활인 처지에 고전산책이라 하여 고전을 들고 있을 시간이 없다는 게 속상해서 잠도 쫒고 있는 중이랍니다.

오늘은 왜 어렸을때 공부만 할 수 있던 그 시기에 공부가 하기 싫었는지도 원망스러웠습니다. 공부가 하기 싫을때 공부하지 말자 언젠가 공부가 하고 싶을때 공부하자라고 생각했던 젊은날이 후회되긴 처음이라면...
오늘의 자괴를 알아주실지

솔직히 20권 책 모두를 읽었다한들 남아있는 대목이 없을 정도로 기억력도 빈약한데...그 20권 전체를 대략적으로 설명하는 장황한 오늘 수업이 원망스러웠고...내일 변신읽고 주홍글씨 읽고 오라는 얘기도 원망스럽고...오늘 이후 공부에 대한 전의를 상실하게 될까봐 두려운 시간이 왔단 생각도 들지 뭡니깐
아직 한학기도 지나기 전이라 가장 자신이 없는 시기라...
이런 저런 푸념....밤이 깊었다는 것도 원인이겠지만

내일 출석수업내내 졸게 생겼네요...
아침잠 많은 제가 일어날 수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