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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비를 조금은 아껴보겠다고,
혹은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영어공부 돕겠다고...
그렇게 시작을 한 방송대 영문과 공부가,
벌써 다섯 학기를 마쳤습니다.^^
처음 방송대에 입학을 했을 때,
튜터를 맡으셨던 선생님의 열정 덕분에
2학년이 되어서도 편입생들 수업을 함께 들었고
그렇게 매주 만나서 공부를 한 것이 2년 반.
짧지 않은 시간, 매주 만나서 공부를 하는 것은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할 학생이란 자각을 갖게 하지만...
그런 부담들 때문에 사실 책을 멀리하게 된다고,
다들...한숨 섞어가며 얘기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방학도 한 주만 쉬고 늘 다음 학기를 공부했는데,
그러다보니 책은 점점 더 멀어졌구요...
그래서 이번 여름방학은 나름 하나의 결심을 했는데,
그것은 다음 학기 준비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지난 학기 공부를 하면서 읽고 싶었던 책을 읽고
수강신청기간에만 들을 수 있는 강의를 듣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문화교양학과 강의를 살펴봤습니다.
제게 부족한 문화와 교양을 쌓을 수 있는 강의가 가득하더군요.^^
‘세상 읽기와 논술’은 내년에 논문 쓸 때 도움이 될 것 같고
‘생활 속의 경제’는 내용들이 흥미로웠습니다.
내년 봄...논문 쓰는데 시간을 좀 여유롭게 하려면,
이번 학기에 두 과목 가운데 하나를 더 신청해서 할까??...
느긋하게 고민하며 저울질 하다가 결정을 하고 보니,
해당 과목의 수강신청은 이미 마감이 되어있었습니다.ㅎㅎ
영문과의 교과를 공부하다 보면,
영국, 미국과 유럽의 역사적 배경 지식도 필요한데
‘유럽 바로 알기’라는 과목이 있어서 그것도 들어보았구요...
‘인물로 본 문화’와 ‘문화와 교양’이란 과목을 듣다보니,
’트라시마코스‘와 ’인간‘에 대한 교수님의 강의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강으로 진행된 신영복 교수님의 강의도 포함해서요.)
물론 시험이란 부담이 없기도 하고,
‘방학답게’라는 신념^^에 맞춰 집중을 하지는 않았는데
‘세상 읽기와 논술’을 들으면서 드는 한 가지의 생각.
‘아...이 과목을 먼저 공부한 문화교양학과 학우들은
철학의 이해를 공부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겠다...
우리도 다 함께 이 수업을 들었으면 좋았을걸...‘
그러면서 질의응답 게시판에 올라온 글 가운데,
그 과목이 공통교양이 된다는 글이 반가웠습니다.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나쁜 사마리아인’, ‘강의’
‘쾌도난마 한국경제’,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
그리고 청소년기를 보내는 아들들을 이해할 수 있는
청소년 소설들 몇 권을 읽으며 보낸 여름방학...
나름 뿌듯해야 하는데...
집중을 하지 않았던 까닭인지,
아님 더위 때문이었는지...
‘칼 포퍼 학파’란 글귀를 보면서...
‘칼 포퍼 학파의 비판을 받았던 학자가 누구지??
아...이게 동서양 고전에서 나왔던 이름이었을텐데...‘
ㅎㅎㅎ
강의를 켜고 잠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 온 사이,
집안에 들어섰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말이 유난히 느린 교수님의 그 말씀의 여백 때문에,
빈 집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낯선 여인의 목소리에 기겁을...^^
이런 빈약한 기억력을 가지고도
열심히 꾸려온 지난 2년 반의 시간...
스스로를 대견하다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우울한 생각은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요.
이렇게 또 시간을 열심히 보내다 보면,
머릿속에 굴러다니는 구슬들이...
나란히 줄지어 꿰어지는 날도 오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하고 희망을 가지면서요.^^
새 학기가 시작되고,
첫 번째 문화와 교양의 산책은 일단락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다음 산책이 조금 더 즐거우려면...
평소에도 짬 내서 책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
이제 학기가 시작되었으니
교수님은 강의를 하시느라 바쁘실 것이고,
저희들은 또 ‘시험’이란 단어에 스트레스 받아가며
종전의 게으름을 털어버리려 노력해야겠지요.
저희 출석 수업이 9월 13일부터 성수에서 진행되는데,
교수님도 그곳에서 강의하시네요.
물론 저희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녁 수업이지만,
조금 일찍 가게 되면 인사드리겠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우님들도,
늘 학생들을 위해 최상의 배려를 해주시는 교수님도
결실의 계절 가을이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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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문화와 교양'의 산책을 마치며...^^*
아리스토텔레스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