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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을 떠나기 전 졸업논문 관련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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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정호 교수입니다.
2009학년도 졸업논문 심사를 모두 마쳤습니다. 모두들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사실 그간 졸업논문 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으셨어요. 주제를 무엇으로 선정할까,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자료는 어디서 구할까, 구한 자료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목차는 어떻게 구성할까 도서관과 책방을 몇 번이고 오가셨을 것이고 실제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성에 차지 않아 수없이 고쳐 쓰셨을 것입니다. 이런 힘든 과정 끝에 논문을 완성하셨으니 그 보람이야 또 얼마나 크고 소중하겠습니까. 모든 분들에게 치하의 박수를 드려요.
사실 졸업논문제도가 갖는 의미는 결과 못지않게 그렇게 논문을 준비하고 작성하고 완성해가는 과정 자체에서, 우리들 스스로가 지적으로 더욱 커지고 더욱 넓어지고 더욱 성숙해진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논문을 심사를 함에 있어서도, 졸업논문으로서의 학술적 완성도 보다는 우리 학생분들이 평소 자신이 갖고 있는 관심사를 그 동안 문화교양학과에 배우고 닦은 식견들을 토대로 얼마나 진지하게 이론적으로 되돌아보려고 했는가 그리고 이런 학술적 글쓰기 기회를 자신의 지적 성장을 위해 얼마나 능동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E유형 졸업논문은 작년에 비해 수준이 매우 양극화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학술성도 높고 문제의식 또한 뚜렷한 훌륭한 논문들이 많이 늘어났는가 하면 반대로 기존의 논문들을 그대로 베끼거나 하물며 시중 상업성 논문대행업체에 의지해 제출한 논문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물론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훌륭한 논문들이 훨씬 더 많았기는 하지만요. 이를테면 우선 자신의 삶의 일상에서 부딪쳤던 문제들이나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정치, 사회문제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그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분들을 비롯해서, 또 자신의 관심사를 사상가나 문학작품, 영화를 매개로 보다 심도 있게 조명하고 그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분들, 자신의 신앙을 이론적으로 보다 깊이 이해하고 되돌아보려는 분들 나아가 자신의 신념이나 인생관을 최대한 이론적으로 정리해보려는 분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열정적인 자세와 진지함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학부 졸업논문의 수준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아주 뛰어난 문제의식과 높은 학술성을 갖춘 훌륭한 논문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역시 우리 문화교양학과 학우들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반대로 일반 기존 논문들을 그대로 옮겨 쓰거나 하물며 논문대행업체에 의지해 제출한 것으로 보이는 것들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분들은 처음부터 그렇게 하려고 한 것이라기보다는 졸업논문 쓰는 것 자체를 너무 지나치게 어렵게 생각하거나 부담스러워 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명심하셔야 할 것은 졸업논문 제도의 기본적인 의의는 여러분들 각자에게 졸업에 앞서 자신의 관심사를 그 동안 배운 것들을 토대로 한번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데 있습니다. 즉 까다로운 심사를 통한 평가가 목적이 아니라 자발적인 자기 훈련의 기회를 드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저 통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여 형식적으로 쓰거나 너무 어렵게 생각하여 지레 포기하고 남의 것을 베껴 써내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좋은 기회를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논문들 중 다행히(?) 심사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아 합격판정을 받은 것들도 일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분들 또한 자책의 형태로건 반성의 형태로건, 최소한 문화교양학과 학생인 한, 장차 자신을 다시 고쳐 세우는 계기로 삼게 되실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사람의 위대함은 실수를 하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반성하고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데 있으니까요.
아무려나 여러분들이 오랜 기간 땀 흘려 노력하여 제출한 졸업논문 하나하나에 대해 세세한 심사평을 드리지 못하고 제 역량과 시간의 한계 상 이렇게 총괄적인 심사평만을 드리게 되어 매우 유감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여러분들의 졸업논문이 방송대 문화교양학과를 이수하면서 얻은 소중한 보람이자 앞으로의 삶의 과정에서도 긍지어린 삶의 지표로 남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끝으로 제가 심사한 E형 영역에서 우수한 논문으로 평가된 논문들을 격려 차원에서 아래와 같이 소개합니다. 순서는 가나다순이며 다만 앞의 2편은 학술제 우수논문심사대상으로 추천된 논문입니다. 불합격 판정대상 논문은 별도의 통지문을 보내므로 일단 통지문을 받지 않으셨다면 자신의 논문이 일단 1차 합격판정을 받은 논문이라고 알고 계시면 되겠습니다.
<학술제 추천 우수논문 E형 >
김주희 - 인간내면의 양가적 감정 고찰
이순이 - 소크라테스의 문답법과 ‘100분 토론’
<우수논문 E형>
김경자 - 스피치 교육이 어린이 자존감 형성에 미치는 효과
김미란 - 기독교인의 사회참여 - 함석헌의 사상과 신앙을 중심으로
김영묵 - 21세기에서 바라본 백범 김구사상
김영재 - 안락사에 대한 윤리적 고찰
김석중 -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 나타난 인간의 모습과 그에 대한 문화적 고찰
김한기 - 한국불교 임제종(臨濟宗)의 고찰
김형식 - 혜강 최한기가 말하는 기(氣)의 세계
박순아 - 박제가 사상연구 - 북학의를 중심으로
박은신 - 이슬람권 국가에 대한 바른 인식과 국제사회에서 함께 공존하기 위한 방법모색
백남권 - 한국어 식물명의 의미론적 연구
신정분 - 도산 안창호의 교육사상 중 계몽의식 고찰
오은주 - 긍정적 사고와 부정적 사고의 관계
오현성 - 칸트의 도덕론에 대한 고찰
손병권 -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사상 - “좋음”의 의미를 중심으로
심혜정 - 공자의 인(仁)사상 고찰과 인(仁)사상에 나타난 도덕교육의 현대적 의미
윤지은 - 함석헌의 종교사상 - 기독교 사상을 중심으로
이성숙 - 불교의 연기법과 공(空)사상에 관한 연구 - 민주주의 사상과 헤겔의 변증법을 중심으로 비교
이순희 - 꾸란을 통해서 본 무슬림의 여성상
이은중 - 문화교양의 즐거움을 더하는 독서문화 연구
이지현 - 카프카 <변신>을 통해 본 인간의 고독
이현실 - 헨리조지의 토지사상과 종부세를 통한 부동산문제 완화
이효정 - 근본주의 종교에 대한 무신론적 고찰 - 종교와 민족주의 그리고 종교의 정치화
정만년 - 대종교의 삼대경전 연구 - 천부경을 중심으로
정신희 - 스피노자의 신인식
정희정 - 비트겐슈타인의 후기 언어관에서 본 오정희의 소설 <유년의 뜰> 분석
조현철 - 주역괘의 변화와 활용
최승규 - 칸트의 생애와 순수이성비판에 있어서 구상력의 문제
최진화 -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본 성(性)
허인자 - 노자와 묵자의 사상에 반영된 진보성과 개혁성 비교
홍순옥 - 문화 속 영성을 찾아서 행복에 이르는 지혜
* 학술적 성격 또는 형식은 불충분하지만 자신의 생활 속 경험 또는 관심사를 주제로 삼아, 훌륭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논문(졸업논문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을 통해 소신껏 쓰셨으면 해서 이 논문들 또한 우수논문으로 추천합니다)
강세현 - 35,000FT 상공 행복 에세이
공세희 - 영화로 보는 기독교의 영성
문중목 - 시인 기형도의 작품을 통해 본 작품 감상
심혜숙 - 거리에서 만나는 종교 - 수원 남문을 중심으로
은규호 - 백두대간 등반기
VINCIT OMNIA VERITAS
-진리가 모든 것을 이긴다
격려를 드리며
이정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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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도 졸업논문 E형 심사총평 및 우수논문
다 아시는 글이지만 한 번 더 소개 하고 싶은 셰익스피어의 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