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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밤 3주만에 기숙사에서 돌아온 딸아이가 말했습니다.
"엄마, 나 일 벌린 것 같아...."
"무슨 일?"
" 구지초등학교 다닐 때 2000년 5월 어린이날 전교생이 십 년 후 어린이날 10시에 개봉하기로 하고 꿈을 적어 타임캡슐에 넣어 보관했었는데...그게 바로 낼이거든...그래서 혹시나 해서 학교로 전화를 해봤는데 십 년동안 선생님들이 다 바뀌여서 모르고 계셨다가 행사를 하기로 아까보니 학교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우셨어...어린이날 쉬는 날에 혹시 아이들이 아무도 안와서 선생님들이 나와계시는데 나만 가면 어떡하지?"
밤새 이 친구 저 친구 전화를 하면서 학교에서 보자는데 다들 약속이 있다고 못 온다니 더욱 초조한 듯 보였습니다.
아직 학교 옆 아파트에 살고 있는 집에서 후다닥 준비를 하고 나선 딸아이를 따라 사진기를 들고 그 십 년 전의 일을 기억하고 꿈을 찾으러 간 딸아이를 찾아 학교로 가봤습니다.
중앙현관 입구부터 하얀 종이에 이쁘게 '타임캡슐 개봉식장'이라는 푯말을 따라 이층 강당에 들어섰더니
어린이날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계셨던 교감선생님들과 여러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꿈의 개봉식에 참여를 해주시고 계셨습니다. 순간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꿈을 잊지 않고 있던 아이들과 그 꿈을 함께 열어주시는 선생님들의 만남...
걱정과 달리 학년별로 써넣었던 종이학에 썼던 꿈을 찾아 공지를 보고 이십 여명이나 참석을 했고, 당시최원교감선생님( 현 수동초 교장선생님), 최운재 교무주임선생님(현 수택초 교장선생님), 당시 학교에 계시던 김유경선생님(현 사능초), 홍숙희선생님( 현 구지초) 선생님들이 참석을 해주셨습니다. 게다가 아이들의 전화를 받고 멀리 동해로 스피드 레이싱 복장으로 가시던 걸음을 돌려주셔서 자리를 참석하신 김용환 교감선생님(현 도곡초 교장선생님) , 현 김욱현 교장선생님....그외 십 년동안 학교가 얼마나 변했나 PPT 자료를 만들어 보여주신 선생님...감동의 자리였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꿈이 만나는 자리...
전화로 타임캡슐개봉을 물어본 학생이 둘 있었는데 한 명은 남자아이인데 참석을 하지 않고, 또 한 명은 여학생인데 자리에 참여한 여학생 딸아이가 대표로 소감을 발표했습니다.
" 전 2000년 초등학교 5학년였습니다. 그때 꿈과 희망을 적은 타임캡슐을 생각할 때마다 학교를 생각하곤 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들의 꿈을 개봉하면서 다시 한번 각자 꿈을 적어 마음속의 타임캡슐에 넣어두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후일 학교를 생각할 때 오늘 우리들이 가슴속에 썼던 꿈을 다시 꺼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딸아이가 학교 다닐 때 전 학교운영위원으로 참여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교무주임선생님이시던 최운재 교장선생님이 물으십니다.
"아직도 여기 사세요? "
선생님이 기억할 저의 운영위원 시절은 분명 이것저것 잘 따지는 사람이였을 것입니다.
구지초등학교가 아파트와 함께 처음 지어지고, 아들은 유치원 첫 신입생이 되고, 딸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으로 들어갔을 때...
청계천 철거민 출신으로 늘 남의 집 지하 셋방에서 살다가 결혼 후 처음으로 마련한 아파트에서 막 새로운 꿈을 꿀 때였습니다.
아파트가 지어진 지 일년이 지나 하자보수기간일 때...
관리업체가 주민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하자보수등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때....
남들과 달리 제게 있어 내 집은 또 다른 의미였습니다.
동대표들이 새로운 관리업체를 선정하는 날, 그 자리에서 참관을 하고 주민들의 요구와는 달리 기존의 관리업체를 다시 뽑던 날, 밤에 대자보를 썼습니다.
관리업체선정의 문제점, 주민들의 요구상황을 들어주지 않는 동대표들은 우리들의 대표가 될 수 없음을 알리는 글이였습니다.
그때부터 동대표들과의 투쟁은 시작되었고, 밤이면 관리사무실에서 주민들에게 방송해서 지하 강당으로 모이게 하여 주민들 회의를 열었습니다. 그렇게 주민들의 요구상황을 전달했는데도 동대표들이 입장을 바꾸지 않았을 때, 전 주민 상대로 밤마다 동대표불신임 서명을 받으러 다녔습니다. 900여 세대가 넘는 세대중 3분의 2가 넘는 600여 세대가 넘는 서명을 받아놓고, 동대표집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살기좋은 아파트 만들기 위한 일들이니 스스로 사퇴하시게 하여 사퇴서를 다시 받는 일들을 하였고, 결국 동대표를 새로 구성해서 관리업체를 새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 관리업체는 부녀회 감사를 하던 저와 통장 한 분, 반장 한 분을 삼천만원이 넘는 금액을 손해배상하라고 고소하여, 검찰청에 가서 진술서를 쓰는 일들을 하였습니다. 물론 살기좋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우리들의 순수한 마음은 무혐의처리되었습니다. 새로운 동대표를 구성하여 감사에 참여해 보니 아파트 입구가 한 곳뿐인 동도 두 곳인 것처럼 나가보지도 않고 앉은 자리에서 점검한 엘리베이터 보수점검 등을 발견하여 다 돌려받았고, 하자보수도 몇 억 받아 나무 식재도 다시 하고, 주변 비슷한 단지보다 관리비가 저렴한 아파트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많은 주민들과 함께 한 일이였지만 그 일로 인해 한국투명성기구(옛 반부패국민연대)에서 주는 제 1회 반부패상을 제가 MBC PD수첩과 함께 공동으로 받은 적도 있었을 정도로 당시 전 이것저것 그냥 넘기지 않는 사람이였습니다.
또 당시 경기도 행정모니터를 하고 있을 때였는데, 지역내 이곳저곳 잘못 된 점들은 경기도청으로 보내면 도에선 시로 그 행정조치 결과를 듣는 일을 하고 있을 때기도 합니다.(한 달 전 사회복지 실습을 우리 지역의 사회복지의 흐름을 파악하려고 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서 실습을 하던 중에 만난 공무원하고 인사를 하는데...제 이름이 낯익다 하더니...그때 하나 해결하면 또 민원 들어오고, 또 하나 해결하면 또 민원이 쌓이게 하던...그 사람이라고 기억? 하더군요.^^)
그러니... 학교운영위원에 들어갔을 때 제가 좀 학교일에 순순하게 대하지 않았었던 것 같기도? 해서 교장선생님의 인사를 대하는 순간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십 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참 많은 일들이 제 삶에도 일어났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이렇듯 스스로 잘 커준 딸아이...
십 년이란 시간속에 때론 자의든 타의든 하늘 향해 고개를 들 수 없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삼월 중순의 하늘에서도 하늘 향해 푸르게 얼굴 들고 섰던 소나무 둥치의 가지들을 뚝뚝 꺾어내던 폭설이 내렸습니다. 유난히 비탈진 언덕에 섰던 소나무는 뿌리채 뽑혀 엎드려있었습니다. 마치 가난한 자들의 삶처럼...
그래도 어린이날 오후에 배낭 챙겨 들었던 산에는 다시 오월의 푸르름이 생그럽게 산하를 뒤덮고 있었습니다. 이제 곧 뿌리 채 뽑혔던 그 자리에도 다시금 새로운 생명들이 우리들의 꿈을 담은 삶처럼 뾰족히 고개를 내밀 것이고, 시름많은 삶을 살던 누군간 그 모습에서 또 다시 희망을 싹틔울 것입니다.
아, 우리 딸아이의 그때 꿈은 무엇일까요? 내심 궁금하지만 결혼식 참여차 먼저 나왔었는데...
오늘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신 선생님의 글을 보고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 교육대학을 다니고 있는 딸아이의 꿈은 바로- 선생님이였던 것입니다.
자기 스스로도 자신이 쓴 종이학을 찾아내곤 깜짝 놀랐다는...^^
어린이날 쉬셔야 하는 시간에 이렇듯 아이들의 십 년 전의 꿈들을 찾는 시간을 준비해주신 많은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휴일 약속을 접고 아이들의 꿈과 함께 해주신 선생님들이 계셔서 우리교육계의 미래에도 멋진 꿈을 꾸는 시간이였습니다.
*꼬랑지:.
제가 청소년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지금 꿈 꾸는 삶, 가치 있는 삶"들을 이야기 해 주기 위해 직접 가서
만나는 방법으로 지역내 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교육강사로 활동중입니다..이번 주 진접중에서의 강의소감^^
진접중학교 3-2 홍혜린
" 오늘 자원봉사에 대한 강의를 듣게 되었다. 강의를 통해서 자원봉사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고 실천 방법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자원봉사는 누가 시켜서, 내 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활동 가운데 보람을 느끼고, 더 나아가 내 꿈을 생각하고 준비할 때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사행시) 3-2 이슬기
자: 자원봉사란 나 자신이
원: 원해서 하는
봉: 봉사하는 것이며
사: 사람들은 이것을 하고 자신의 진로탐색에도 영향을 받는다.
자원봉사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었고 제 꿈에 대해 확실해졌고, 자신감을 가졌다.^^
꿈꾸는 자는 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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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어느 날에 쓴 타임캡슐을 열던 날....^^
"향연" 강의를 듣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