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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에서 열린 서거 1주기 추모전시회,
노무현 대통령님 곁에서 사흘을 지냈습니다.
첫 날은 대통령님 서거1주기 추모 전시회가 시작되는 날,
짧은 시간에 추모작품 설명 외우느라...고생 좀 했었지요.^^
특히 눈길을 떼기 어려운 작품,
어쩌면 설명을 하기 어려운 작품,
그리고...가장 슬펐던 작품은 ‘노무현의 눈물과 부엉이 바위’
용산참가 유가족 돕기 위한 망루전에 출품이 되었다는
그 작품을 보면서...가슴 저미는 슬픔,
그리고 그 눈물을 헛되지 하지 않아야겠다는 각오...
둘째 날 역시 추모작품전 설명을 맡았는데,
문제??^^는 세 번째 날...
다른 자원봉사자 역시 그 자리에서 준비를 하더군요.
그래서...갑작스레 유품 전시관에서 대통령님과 지냈지요.^^
입구에 전시된 대통령님 장화를 시작으로
봉하 마을에서 마을 살리기를 하시던 대통령님의 사진과
당시에 입으셨던 옷들 쓰셨던 모자와 기타 유품들...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은
자전거 뒤에 트레일러를 달고 외손녀 둘을 태우고
봉하의 길을 달리시던 대통령님의 유품 앞...
마치 대통령님 체취를 조금이라도 느껴 보려는 듯,
자전거 핸들을 잡고 망연자실 서 계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특히나 당시의 짧은 기록이 반복되는 영상 앞에서
사람들은 참 오래도록 서서 눈물을 훔쳤습니다.
아마도...그렇게 행복한 표정의 대통령님에 대한 그리움,
그렇게 자랑스러운 대통령님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
그런 것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던 것 같습니다.
가까스로 고개를 돌리면 만나게 되는 유품,
대통령님께서 서거 당시 마지막 순간까지 읽으셨던 책...
폴 크루그먼의 책 66~67쪽이 펼쳐진 채,
꼼꼼하게 밑줄 그어진 대목을 읽던 한 주부가 오열합니다.
“이것 봐, 그분의 철학이 고스란히 나타나잖아...
이런 훌륭한 대통령님을...어떻게 그렇게...
귀향해서 그렇게 소박하게 사시던 그 분을 어떻게...”
한 차례 그렇게 눈물바람이 휩쓸고 간 자리,
가만히 다가가서 마저 읽지 못했던 친필 메모를 살펴봅니다.
아...저도 참석을 했었던 그 자리,
10.4남북정상선언 1주년 기념식 행사 참석차
퇴임 후 유일하게 서울 나들이를 하셨던 그 날...
2달을 넘게 거듭 살피며 준비를 하셨다는 원고 옆으로
서울에 도착해서 연설을 하시기 전
강연 내용을 요약한 메모지가 보였습니다.
대통령님 퇴임 후 귀향하시고 7개월 남짓,
그 짧은 기간에 너무나도 경색된 남북관계...
그렇게 후퇴한 남북관계에 대해서 아쉬워하시며
과연...오늘의 이 기념식이...
기념을 할 만한 상황인가에 대해 하셨던 말씀,
그대로 그 메모지에 기록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얼마나 아쉬워 하셨는지,
메모를 꼼꼼하게 짚어가며 설명을 해드렸습니다.
그리고...옆에 폴 크루그먼의 저서와 진보에 관한 메모들,
그 것을 보면서 떠오르던 기억들...
대통령님의 마지막 외출로 기억되는 2008년 11월 하순,
대통령님 금산에 오신다는 소식 듣고 달려가서...
그것이 마지막이 되어버린 대통령님의 말씀,
대통령님 스스로의 다짐이기도 하고,
저희들에게 부탁하셨고 저희들도 다짐을 했었던 그 순간들...
강연을 해주십사 하는 요구에 그렇게 답을 하셨지요.
재임 중에도 그렇게 언론의 왜곡보도에 시달렸는데,
지금 강연을 한다면...그것이 어떻게 악용이 될지
그것이 너무 두려워서 강연은 엄두도 못 내시겠다던 말씀...
그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대통령님 꼭 책을 쓰시겠다고...그 때 약속 하셨지요.
그 준비를 위한 독서와 꼼꼼한 메모들...
펼쳐진 폴 크루그먼의 책 옆으로 놓여진
‘유러피언 드림’과 ‘슈퍼 자본주의’...
그 책들을 보면서 대통령님 마지막 말씀이 기억났습니다.
땀과 노동을 통한 부의 축적,
초기 자본주의의 정신은 사라지고
너무나 왜곡되고 비대해진 자본주의에 의해서
형식상으로만 남겨진 자유와 민주의 의미...
그 문제를 해결하는 길,
그러니까...아마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길이겠지요,
대통령님께서 그 문제에 대한 답으로 생각하셨던 말씀...
민주주의의 틀 아래
자본주의를 복속시키는 것...
그 일을 가능하게 할 존재들로
‘깨어 있는 시민’을 말씀 하셨지요.
그 얘기를 전해드리는데...
“그래...깨어 있어야지...깨어 있어야지...
뭐 사는 게 그리 바쁘고 힘들다고...
살아생전 봉하에 한 번 못 가봤어...”
통곡에 가까운 오열을 쏟아내시는 할아버님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이런저런 생각들이 지나갑니다.
노사모 안에만 모여 있지 말고,
사람들 사이에 들어가 함께 하라던 말씀...
저희들 따로 모임을 만들어 이웃들과 함께하는데...
그 일을 시작한지 6년이 넘었습니다.
처음 후원을 시작할 당시 어렸던 아이가 훌쩍 자란 모습에
저희들...그래도 대통령님 뜻 이어가며 산다고 생각했는데...
할아버님의 통곡에 가까운 오열,
그 자리를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
과연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걸까,
나중에 대통령님 만난 순간에,
정말 최선을 다해 그 뜻 잊지 않고 살려 노력했다고
그렇게 말 할 수 있을 만큼...그럴까...그럴 수 있을까...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열심히 하고,
우리의 자식들이 또 그렇게 하고...
그러다 보면 ‘사람 사는 세상’ 오지 않겠습니까??”
퇴임 전 대통령님 산책길 따라 산행하면서 했던
그 약속 반드시 지키며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더 많이 나누겠습니다.
그렇게 꼭 깨어있는 시민으로 살겠습니다.
나중에...
대통령님 앞에 섰을 때 부끄럽지 않게,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부끄럽지 않게...
대통령님과 함께 한 3일,
제가 얼마나 좋은 분을 사랑했는지,
함께 가는 그 길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나의 대통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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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추모전시회...자원봉사를 마치며...
"향연" 강의를 듣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