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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을 걸...
에라무스님께서 알키비아데스를 낭독하실 때
괜스리 알키비아데스는 제가 읽겠다고 나섰드랬지요~
그렇게 소크라테스의 질문에 "예. 예. 예. 물론입니다. 맞습니다."하며 대답을 하다보니...
뭔가 찜찜....ㅋ~
그동안 플라톤의 대화편을 재밌게 읽었던 것은
저를 소크라테스 자리에 두고 읽었기 때문인가 봅니다~
답변자 쪽만 읽다보니 왠지 바보된 기분이더라구요~ㅎㅎㅎ
강독회 덕분에 요런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양미선님이 소크라테스를 읽겠다고 나섰는데
끝내 알키비다데스 역할을 거부하신 에라무스님의 능청에도 박수를~~ㅋ
소크라테스 : 그러면 나와 자네가 말을 사용해서 서로 사귈 때,
혼이 혼을 상대로 한다고 믿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알키비아데스 : 물론입니다.
소크라테스 : 그러고 보니 이거 ㄴ조금 전에도 우리가 말했던 것이군. 소크라테스가 알키비아데스와 말을 사용해서 대화를 나눌 때, 자내 얼굴을 상대로 해서가 아니라 알키비아데스를 상대로 해서 말을 한다고 말이지. 그런데 이 알키비아데스가 혼일세.
알키비아데스 : 제가 보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소크라테스 : 그러니 자신을 알라고 명하는 자는 우리에게 혼을 알라고 시키는 걸세. (알키비아데스 130e)
소크라테스 : 그러니 혼이 최대한 아름다울 수 있도록 분발하게.(알키비아데스 131d)
우리가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아닐른지요.
혼을 소중히 여기고 혼의 아름다움을 위해 분발하다보면
함께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환상에 빠지게 하는 구절이네요~
돌아가면서 책을 읽고 질의 응답을 하다보니,
"알키비아데스 강독 한 시간이면 한글 뗀다!" 는 즐거운 시간이 그렇게 끝났네요~ㅎㅎ
그동안 수고해주신 정암학당 연구원 김주일 선생님께 감사드려요~
강독시간을 비롯해서 뒷풀이 시간까지 아낌없이 내어주신 그 마음을 정말로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아무리 다듬어주고 알려주셔도 밤12시만 지나면
마술이 풀리는 건지 저주가 내리는 건지 바로 구습에 원상복귀되곤 하지만 ㅠㅠ;;
자주 뵈면서 자꾸 우리의 혼을 끌어내어 닦다 보면
언젠간 닦은만큼 아름다워진 혼과 동치되는 삶을 살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밤공기 쐬며 천천히 걸었던 것은,
뒷풀이에서 소통을 목적으로 대화를 하자고 덤벼들어서
내 생각만을 고집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때문이었습니다.
제대로 알아야 반성도 제대로 할텐데요....
그냥 살짝 지나가듯 해주신 김주일 선생님의 말씀을 제 식으로 해석해보자면,
개인의 경험과 보편성의 분별을 가지고 대화에 임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 말씀을 생활에 잘 적용하는 것으로 감사한 맘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알키비아데스>를 읽고 <주체의 해석학>을 연달아 읽으니
고대 그리스의 행위에서 비롯된 생생한 철학이 더욱 맘에 드네요~
생각으로만 앞서가는 요즈음인데 삶에서 주체를 찾는 연습을 자꾸 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좋은 강좌가 끝었기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던 휴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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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키비아데스>강독강좌를 마치고
'영화로 생각하기'이 과목의 영화로 인셉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