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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음에 관하여 ]
알버트 슈바이쳐 (번역 : 이정호)
이 글은 알버트 슈바이쳐박사가 만년에 쓴 "Ueber die
Jugendlichkeit des Mannes"란 짧은 글을 번역한
것으로서 젊은이들이 인생을 통해 왜 그들의 이상과
순수 그리고 사랑을 굳건히 지켜나가지 않으면 안 되
는가를 슈바이쳐 자신의 인생체험을 바탕으로 진지하
게 이야기해 주고있는 글이다.
인간의 성격과 삶을 규정하는 이념은 신비스런 방식으로 인간 내부에 주어집니다. 인간이 어린 시절을 벗어날 때 그것은 싹트기 시작하고 인간이 참됨과 선함에 대해 청년다운 감격에 사로잡혀 있을 때 그것은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됩니다. 인간이 거쳐야 하는 성장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은 인간의 삶에서 어떠한 꽃을 피우고 또한 얼마만큼 그것을 유지하여 남기느냐 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청년기에서처럼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느낀 것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그의 생애를 살아가야만 한다는 신념은 나에게 있어 충성스런 동반자와도 같이 나의 인생항로를 따라 다녀왔습니다. 본능적으로 나는 흔히들 '어른'이라는 개념 하에서 자신을 이해하게되는 것을 적극 피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인간에게 사용되는 '어른이 되었다'는 표현은 나에게 있어 항상 두려운 어떤 것이었으며, 지금 또한 그렇습니다. 나는 어른이 되었다는 말을 불협화음으로서의 곤핍, 불안, 냉담 따위로 듣고 있습니다. 보통 인간에게 어른이 되었다고 보게 되는 것은 일종의 체념적인 긍정 바로 그것입니다. 인간은 젊은 시절에 그렇게도 귀중하게 여겼던 사상과 확신을 하나 씩 하나 씩 희생해 가면서 앞서간 사람들의 전례를 따라 이른바 성숙을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는 진리의 승리를 믿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선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정의를 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은 자기 인생항로의 난관과 풍랑을 보다 잘 헤쳐나가기 위해 그의 배에서 불필요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을 배 밖으로 던져버렸습니다. 그러나 그가 폐기 처분한 것은 바로 그의 양식이었던 것입니다. 이제 그는 편하게 항해하게 되었지만 그는 가면 갈수록 고민하는 인간이 되고야만 것입니다.
나는 어렸을 때 어른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그것을 통하여 나에게 답답한 마음과 비애가 들어옴을 느꼈습니다. 어른들은 자기들이 젊은 시절에 가졌던 이상주의에 대한 감격과 정열을 말하면서 그것은 인간이 굳게 지켜야할 아주 귀한 것이라고 돌이켜 회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은 그렇게 할 수 없었던 것은 일종의 자연법칙이라고 간주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나는 불안해졌고 또 다시 슬픈 마음에 잠겨 나 자신을 돌이켜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결심했습니다. 이 비극적인 귀결에 굴복하지 않겠노라고, 나는 거의 소년다운 반항심에서 맹세한 것을 평생토록 관철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입니다.
어른들은 젊은이들이 지금 높이 긍지를 갖고 추켜 찬양하는 그들의 생각과 감정이 언젠가는 하나의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도록 미리 타일러주는 슬픈 직위에 놓여있음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깊은 인생체험은 젊은 그들에게 그렇게 말해주지 않습니다. 인간의 깊은 인생체험은 젊은이들에게 오히려 평생을 통하여 지켜나갈 스스로의 감격할만한 사상을 가지도록 간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젊은 시절의 이상 속에서 인간의 진실은 간취되는 것입니다. 그 안에서 인간은 無의 상태에 대립해서 반드시 스스로 잠겨야 할 풍부함과 충만을 소유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살아나가면서 우리로부터 선과 진리에 대한 정열을 빼앗아 버리려 하는 것에 직면하게 될 것을 각오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속물적 인생에 그것을 희생시킬 수는 없습니다. 이상이 현실과 타협할 때 보통 그러한 현실에 압도되어지지만 그것은 처음부터 현실 앞에 굴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다만 우리 이상의 힘이 충분히 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이상이 충분한 힘이 없는 것은 항상 우리 마음속에 순수함과 강건함과 초지일관함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이상의 힘은 실로 어마어마한 것입니다. 한 방울의 물에선 어떠한 힘도 발견해 낼 수 없으나 그 한 방울의 물이 바위틈에서 얼음이 되면 바위를 깨뜨리고 마는 것입니다. 또한 수증기로서 그 물은 거대한 기계의 원동력이 되는 것입니다.
그 안에 잠재되어 있는 힘이 그에게서 발생한 것입니다. 이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상은 하나의 사상입니다. 그러나 그 이상이 다만 사변적인 사상이라면 그 이상 속에 들어있는 힘은 효력을 발휘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아주 거센 감격과 신념으로 사고된 것일지라도 말입니다. 순화된 인간의 본성이 이상의 힘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고 전제되었을 때 비로소 그 이상의 힘은 효력을 발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이른바 어른이 되면 우리가 종사하고 있어야 할 '성숙'이란 것은 항상, 보다 단순하고 보다 진실하고 보다 순수하고 보다 평화스럽고 보다 온유하고 보다 선하고 보다 인정이 있는 그러한 '성숙'이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자각 이외의 어떠한 또 다른 유혹에도 우리 자신을 굴복시켜선 안됩니다. 인간에게 있어 연철과 같은 젊은 시절의 이상은 마멸되지 않는 전 생애의 강철같은 이상으로 보다 더 강해져야만 합니다.
위대한 진리는 절망과 손을 떼는 데 있습니다. 모든 나타나는 현실들은 정신력의 결과, 즉 충분한 힘을 가지면 극복되는 것이고 충분한 힘을 갖지 못하면 좌초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사랑의 행동은 아무 것도 이루어내지 못하였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우리 마음속에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내 주변에서 판을 치고있는 불의와 허위에 대하여 무기력하기만 하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우리 자신이 참답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질투와 사심이 앞으로 우리마음 속에서 그 비참한 행동을 확대해나갈 것을 시인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우리자신이 아직도 시기와 옹졸함을 버리지 못하였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우리의 평화는 오해와 조롱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아직 우리마음 속에 평화스러운 마음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순수한 사람으로서 인생을 두고두고 살아간다면 바로 그것이 위대한 삶의 비결인 것입니다. 그러한 비결만이 인간과 현실에 구애되지 않고 모든 체험에 있어서 자기 스스로에게 반성, 되돌리게 하고 사물의 궁극적 원리를 자기 마음속에서 발견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만약 인간이 모두 14살 때의 그러한 성품 그대로 될 수 있다면 오늘날의 세계는 얼마나 달라져 있겠습니까? 젊은 시절의 사상과 감정을 그대로 간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선과 진리에 대한 믿음을 위하여 현실적인 것과 거짓된 것에 대해 투쟁하여왔습니다. 폭력이 허위로 위장하고 마치 이 세계의 왕좌 위에 아직도 앉지 못한 듯한 그러한 위엄을 가진 채 도사리고 있는 현시점에 있어서도 나는 진리와 평화와 온유와 사랑이 모든 강력한 권력보다 더욱 강한 힘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 세계는 바로 사랑과 진리와 평화와 순수와 온유의 사상을 순수하고 담대하게 항구적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모든 권력, 폭력이란 것들은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조만간 자기 힘과 동등해지거나 월등하여질 반대세력을 동시에 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순수하고 끊임없이 작용합니다. 사랑은 자기를 방해하는 어떠한 긴장상태도 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늘날 현존하는 긴장상태를 완화해주고 불신과 오해를 제거해줄 것이며 또한 상대방에게 사랑을 불러일으켜 그 스스로 더욱 강력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인간이 지향하여야할 최고의 목적인 동시에 가장 강력한 힘인 것입니다. 이 세계에서 한 인간이 갖는 이러한 사랑에 대한 확신을 다른 사람들의 마음과 사상에 끊임없이 작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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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바이쳐의 [젊음에 관하여]
가끔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