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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부모자격 고시가 있다면 당신은?
이명옥(mmsarah) 기자
현대는 자녀를 낳기도 힘들지만 양육하기는 더욱 힘들고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아이의 머리가 커 갈수록 난 과연 부모다운 부모인가, 부모의 자격이 있는 것일까 이따금 자문을 하게 된다. 아이와 부모들을 위한 도서를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더 부모의 역할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만일 부모가 되기 전, 일정 항목의 자격고시를 쳐서 합격한 사람만 부모가 된다면 난 과연 부모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을까? 아마 많은 부분에서 자격미달의 점수를 받았을 것이란 씁쓸한 상상을 해 본다. 옛적 우리 부모님들은 대부분 부모로서의 자격요건인 사랑과 관심을 충분히지니고 계셨던 것 같다.
물론 현대 부모들처럼 물질의 풍요로움으로 아이들을 호강시키는 부모는 많지 않았겠지만, 가슴으로 사랑을 퍼먹이던 넓은 가슴, 엄격하지만 자식의 머리가 커갈수록 자식에게 진심으로 그들의 삶을 맡기고 지켜보는 참지혜를 우리네 부모님들은 지녔던 것이다.
현대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과거보다 더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사랑과 관심의 질이 변질되어 자녀, 부모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음을 본다. 현대 부모들은 자신들의 허영심과 이기심, 보상심리를 사회적 환경 탓으로 돌리며 합리화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부모 입장으로 그 누가 자신의 자녀가 사회의 지도층으로 성장하여 반듯한 사회인으로 자리 잡길 원치 않으랴. 그러나 사회적 성공이 개인의 행복과 비례하는 것인지, 부모가 생각하는 성공의 잣대가 진정 자녀를 위한 것인지는 곰곰이 따져봐야 할 문제이다.
아버지의 위상이 한없이 축소되어 돈 벌어다 주는 기계로 전락한 현대에 과거 아버지들의 위압적인 모습이 아닌, 혹은 너무 바빠 서로 얼굴조차 마주치기 힘든 아빠가 아닌, 자녀와 가족과 더불어 아름답게 성장하는 아버지의 모델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책을 쓴 미요시 요시미츠의 경우도 자녀교육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웠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가 지닌 미덕 중 하나는 자녀 교육은 다른 사람이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책임이라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자녀 교육은 ‘감정 게임’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전달해야 하는 것 ★이렇게하면 아이의 지적 호기심은 폭발한다 ★이런 체험이 아이를 발전시킨다 ★자녀교육에 있어서 아버지의 역할과 어머니의 역할 ★일본의 교육, 홍콩의 교육 이것이 다르다 등 총 6장으로 구성된 책에서 그는 부모로서의 아버지의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에 대한 교육은 사랑과 관심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그 사랑과 관심에 더불어 객관적 판단력을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면 아이가 좋아하는 것, 집중하는 것 싫어하는 것과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으니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지속적인 집중력과 호기심을 최대한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싫어하는 것, 부족한 부분에 대해 자연스러운 관심을 가지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역할이다.
독서를 예로 들면 저자는 <도리몽> 만화에서 아이의 독서력과 집중력을 키웠다고 말한다. 그림책이나 만화책에서 동화책 소설 전문서적 등으로 지속적으로 관심의 폭을 확대해가도록 자연스러운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 금지와 "이 책을 읽어라" "저 책을 읽어라"라는 강요로 생겨나는 부정적 요소를 최소화 하면서 긍적적인 부분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최선의 방법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사상 최초로 15세의 중학생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한 아들을 교육한 비법을 묻는 이들에게 자신은 “세상의 다른 아버지들처럼 바쁘고 평범한 아버지에 지나지 않는다”며, 단 한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면 끊임없는 의견교환을 통하여 자녀들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일찌감치 발견해 최대한 빨리 독립된 인격체로 홀로 설 수 있도록 도와 준 점이라고 말한다.
유대인의 오랜 교육방법인 물고기를 잡아 먹이는 것은 아닌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일과 비견된다고 할까?
바쁜 현대 사회에서 부모 특히, 아버지가 자녀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사랑과 관심의 끈을 놓지 않되, 자녀의 인격을 믿고 곁에서 지켜봐준다면 누구나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는 자녀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부모 자격고시가 생겨 시험을 치른다면 우리의 취약부분은 바로 자녀를 객관적 잣대로 바라볼 수 있는가 하는 점일 것이다. 정에 약한 우리의 특성상 자녀를 정신적으로까지 온전한 독립적인 개체로 바라봐주는 일이 참 어렵고 힘든 일인 것 같다. 책에서 주의를 기울여 보고 취해야 할 할 부분이 있다면 바로 그런 분야일 것이다.
사실 자녀 교육에 정도와 모범 답안이 어디 있으랴. 천인 천색의 다양성을 지닌 인간의 일임에야 더욱 더.
아버지가 자녀와 소통의 창구를 늘 열어두고 사람에 대한 관심과 책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잃지 않는 자녀로 키울 수만 있다면 적어도 B학점은 바라볼 수 있는 부모가 되지 않을까 싶다.
A학점의 아빠가 A플러스 아들에게/미요시 요시미츠-백소영 옮김
2006-08-21 14:59
ⓒ 2006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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