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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한 학과 600여매의 과제물채점을
제가 맡았는데 이제서야 마치고 내일 중 성적을
올리려고 합니다.
그 동안 채점하면서 느낀 몇가지만 말씀드리죠.
우선 전체적으로 열심히 힘을 기울여 쓴 분도 많았지만
직장일 가사일에 바쁘다보니
급하게 혹은 시중 답안자료를 그대로 옮겨쓴
것으로 보이는 과제도 무척 많았습니다.
그러나 아주 결정적인 근거가 없는 한, 만에 하나 억울한 학생들이
나오지 않도록 학생들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평가를 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마도 생각외로 점수가 잘 나왔다고 여기시는 분들도
많으실것입니다. 물론 기말에 가서는 결국 공부한 사람만이 좋은
성적을 받을 것이지만 그런 학생분들은 이렇게 해도 되는구나하는
안일한 마음을 버리시고 다시한번 초발심으로 돌아가는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 안타깝게도 "이런 학생분들은 성적을 받아본 후
자기가 노력한 만큼 성적이 안나왔다고 여기겠구나"라고 예상되는
그런 과제물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그러한 과제들도 열심히 썼다고 판단되는 한, 본인 기대에는
못미치겠으나 기본적으로 상위점수를 부과하였습니다.
그러나 점수를 받아보신 후 낙망하시기 이전에 참고가 될 수 있도록
그리고 나중이라도 후배들에게 도움말 주실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간략히 몇가지 채점소감을 알려드립니다.
우선, 열심히 쓰긴 쓴 것 같은데 과제 지시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과제의 기본목표는 고전을 직접읽는 경험을 갖게하는
것이어서, 어떻게든 그 원문읽기를 유도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부담이 가지않을 정도의 읽는 양(전체의 10%)을
제시하고 , 그 읽은 부분을 요약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아예 요약내용없이 일반감상문 혹은 전체
내용에 관한 개괄 내지 일반 해설만을 써서, 평가자가 보기에는
고전은 직접 읽지 않고 그냥 고전번역서들 앞뒤에 덧붙여있는
해설문을 옮겨놓은 것처럼 여겨지게하는 그런 과제물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둘째, 과제의 기본형식에 있어서도, 복잡할 것도 없이 아주
단순하게는, 읽은 내용에 대한 요약부분 그리고 그에 대한 소감부
분을 각각 반반 정도로 작성해도 된다는 것을 질의응답란을 통해
여러번 말씀드렸음에도, 교과서 본문내용 같은 일반 해제형식으
로 과제의 90%-95%를 채우고 소감은 거의 쓰지 않거나 극히 몇
줄 짧게 쓴 과제 또한 무척 많았습니다.
셋째, 과제의 작성기준양은 대체로 200자 원고지 기준 20매에서
25매 정도인데,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범위를 훨씬 넘어서서
무려 그 기준량의 3-4배 하물며 200매 이상되는 과제물도
제법 있었습니다. 길게 많이 쓴다고 노력이 더 들어가고 잘 된
것은 아닙니다.그리고 그 반대로 지나치게 기준량보다 적게
작성한 과제물도 많았습니다.
넷째.해당 고전을 직접 읽지 않고 해설서 내지 연구서만을 읽고
과제를 작성하거나 아예 다른 책, 다른 유형을 소재로 작성한 경우
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시중답안자료를 참고한 것으로
여겨지는 과제물이 여전히 많았다는 점입니다. 이 점은 앞으로
우리 모두 해결해야할 과제일 것입니다.
요컨대 과제가 요구하는 기본 지침을 잘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
하다할 것입니다. 물론 만점 과제물도 적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지침대로 자신이 읽은 부분이 어디에서 어디까지임
을 구체적으로 한정 명기하고 그 부분을 착실히 요약정리한 후,
일반해설형식이 아니라 그 읽은 부분에 대한 소감을 자신의 생각
에 기초하여 작성한 과제물은 수준에 크게 관계없이 모두 만점을
부과하였습니다.
성적이 올라온 후 성적이 기대에 못미친 학생들이 많아
속상해하기 전에 자기 과제물이 혹시 이런 유형은 아닌가 우선
되돌아보았으면해서, 간단히 글을 올렸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대학에서 과제물 작성기회가 아니면 직접 자신의
글을 써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을 유념하셔서
점수도 중요하지만, 이와같은 훈련에 보다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학
습의지로 참여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한 것임을 마음에 새겨두셨으
면 합니다. 모두들 과제물 작성하시느라 너무 수고가 많으셨어요.
더욱 정진하시고 건승 건강하기를
이정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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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은 분들 보세요.
re: 과제물 점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