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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5. 18.

re: 참된 앎 그리고 용기

글쓴이: 이정호 날짜: 2009.12.31. 11:35:25 조회: 240 글쓴이IP: 222.239.41.238

요즈음 우리 대학 입학원서를 내는 기간인데
문화교양학과에 입학을 권유하는 글로
이 만한 글도 없을 것 같네요^^

임경미학우님의 글을 접하면
늘 힘이 솟고 기운이 나요.
공부가 고역이 아니라 참된 기쁨이라는 걸
새삼 일깨워 주시니까요

그런데 너무 논리 공부가 부족하다고 자책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논리적 오류는 대부분 논리에 대한 무지때문이 아니라
미혹한 마음에서 나오는 욕심때문에 생기니까요.
탐욕으로 가득한 사람에게 논리의 정교함은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비열하고도 잔인한 비수가 되기도 하고요

논리적으로 아무리 해명이나 이해가 되지 않아도
양심에서 우러 나오는 마음의 소리가
"그건 아니다"라고 외친다면 그것이 진정
사람이 머리와 가슴에 담고 가야할
진정한 삶의 논리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바른 생각은 논리공부에서가 아니라
마음공부에서 완성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사실 악은 논리에 의해 논파는 되어도 무력화되지는 않습니다.
플라톤의 국가편을 보면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다"라는 트라시마코스의 주장이
소크라테스에 의해 논리적으로 아주 철저히 논파당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래서 결국 그는 논쟁을 포기하고
꽁무니를 빼고 마는데 그럼에도 분명 그는 뒤돌아 서서
여전히 이렇게 되뇌였을 것입니다.
"아무리 네가 그래도 정의는 강자의 이익인 걸"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논쟁이 갖는 한계를 깨닫고
악의 국가를 압도할 정의의 국가를 기를 쓰고 세웁니다.
이렇게 세운 이상국가의 내용이 국가편의 기본골자이지요

악을 이기기 위해서는 논리뿐만 아니라
악을 제압하여 무력화 시키는 힘이 필요합니다.

힘은 참된 용기에서 나오고 참된 용기는 논리에 더해
올바른 가치에 대한 앎에서 나올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전히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렵지만 더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
이란 말은 매우 의미심장한 말일 것입니다.

새해에도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두렵고 힘든 수많은 일들에 봉착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 서로 힘을 내고 서로를 북돋아
두렵지만 참된 용기를 잃지 않고
착한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향해
하나같이 전진해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정호 교수

*임경미 학우님글을 생각나눔터에도 올려 놓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