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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5. 19.

re: 철학사책을 살펴 가시면서 한번

글쓴이: 이정호 날짜: 2010.01.13. 00:15:16 조회: 250 글쓴이IP: 222.239.41.238

제가 '경제학 산책'이란 책을 보지 않아 저자가 어떤 의도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잘 몰라 답을 드릴 수도 없지만
물음 자체가 커서 플라톤 철학, 스토아 주의 전반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설명이나 이해가 가능한 물음으로 보입니다.

도서관에서 서양철학사 책들을 살펴 가시면서
스스로 한번 답을 탐색해보셨으면 합니다.

다만 관련해서 아주 단편적으로만 말씀 드리자면
플라톤 철학이나 스토아 철학은 모두 자연학과 윤리학의
유기적 통일성을 강조하는 철학사상들이긴 하지만
플라톤 철학에서는 윤리학이 자연학이나 존재론에
복속되어 있는 측면이 강하고
스토아 철학에서는 자연학이나 논리학이 오히려
윤리학에 복속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윤리학을 위한 자연학, 논리학인 셈이죠.
그 만큼 스토아 철학에 오면 사유의 중심틀이 고전기 그리스에
비해 인간 내지 개인으로 옮겨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헬레니즘에 오면 이데아나 로고스의 의미도
자연학적 존재론적 성격 보다는 윤리학적 성격을
더 많이 갖는 것으로 변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고전기 그리스에서 헬레니즘기
사이에 일어난 수많은 전란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관심사의 중심 축이 우주의 비밀이나 도시국가의 번영이라기 보다는
전쟁의 혼란을 겪으면서 개인의 행복과 안심입명으로
옮겨간 것입니다. 그에 따라 당연히 종교적 관심사도 증대했고요.
플라톤의 선의 이데아가 기독교의 인격신과 관계를 맺게 되는 것도
이 시기 이후입니다.

아무려나 이러한 시대적 배경도 함께 고려하면서
철학사 책을 통독해가시면서 관련 궁금증을 풀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스피노자 역시 해석의 역사가 다양하므로 단선적으로
말하기 힘든 철학자입니다. 특히 현대에 와서
정반대의 해석이 가해지고 있는 대표적인 철학자 중 한 사람이
스피노자이므로 이 역시 일단 스피노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먼저 도모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짧은 답변밖에 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그러나 철학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크신 그 만큼
스스로의 탐색을 통해 보다 좋은 결과를 얻으실 거라
굳게 믿습니다.

격려를 드리며
이정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