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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세요
이순이학우님 말씀대로 이곳 게시판 짧은 답글로는
답변 드리기 힘든 질의이신 데다가
질의 자체의 수준이 이제 보통수준이 아니세요^^
충분한 이야기는 기회가 닿는 대로
만나서 이야기를 하기로 하고
여기선 간단히만 답해 드릴게요
성에 차지는 않으시겠지만요
아무려나 당분간은 골치아픈 철학문제는 좀 덮어 두셨다가
힘을 내서 졸업논문부터 우선 잘 끝내시기 바래요
>첫 번째 것은 상기설과 칸트의 오성에 관해서...
플라톤의 상기는 이성이 현상계 넘어 본질세계인 이데아를
직관하는 것이고
칸트의 오성은 경험적 개별 지각들을 정돈화여 개념적인
보편적 지식으로 구성하는 기능입니다
그러니까 상기나 오성이나 모두 진리를 파악하는 기능인데
상기는 경험을 넘어선 지식을, 오성은 경험적 지식을
대상으로 이루어 집니다
그러니까 플라톤과 칸트는 진리개념에서 부터 이미 차이가
나는 것이지요
플라톤의 진리관은 어떻게 하면 감각적 요소를 배제하느냐가
문제되고 칸트의 진리관은 경험적 지각을 지식의 일차 소재로
인정하되 그것이 갖는 비보편성을 어떻게 보완설명해주느냐가
관건이 됩니다
>두 번째 것은 영혼에 관한 플라톤의 인식,
그리스 철학에서 영혼에 대한 생각은 한 가지로 설명하기
힘들고 철학자 개인별, 시대별(아르카익기, 고전기)로
차이가 납니다
기본적으로 플라톤의 영혼은
물질적 운동성과 자기동일적 반복성, 이른바 자기동일적 운동성을
함께 갖고 있기 때문에
다시말해 생명체 속에서 생명체를 움직이게 하면서도
동시에 그 자기 동일성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최대한 그 모습 그대로를 보존하게끔 해주는 기능이기 때문에,
존재론적으로는 생명체의 자기동일성을 보존해주는 기능이고
인식론적으로는 변화무쌍한 사물 배후에 그 사물을 그 사물로서
드러나게 하는 본질적 요소를 파지하는 인지기능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플라톤의 영혼은 그 운동성을 기초로 육체와 결합하여
함께 운동하면서 생명성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운동성과 더불어 함께 갖고 있는 개념적 자기동일성에 기초하여
감각너머의 본질을 인지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플라톤과 기독교를 비교하자면 플라톤의 이데와와 영혼의 관계는
기독교에서 성부와 성령의 관계와 비슷하다 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성부와 성령은 참 진리로서 하나이지만
성부는 물질세계를 초월해 있는 영원불변의 존재이고
성령은 물질세계에 개입하여 물질세계와 함께 운동변화하면서도
그 물질세계를 성부의 뜻대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하겠습니다
요컨대 플라톤의 영혼은 감각적 신체에 결합하여
감각적 신체성을 이데아적 진리성에로 최대한 이끄는 힘으로서
감각적 신체성과는 독립된,굳이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자면
일종의 '움직이는 이데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신체가 사멸해도 나름의 존재방식으로
따로 영원히 존재하는 독립된 존재라고 하겠고 그러한 한
플라톤의 영혼은 불사적인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윤회’에 대한 인식이 궁금합니다.
원래 그리스 전통에는 윤회개념은 없었으나 피타고라스 주의가
들어오면서 신체의 사멸 후 떠돌아 다니던 독립된 영혼이 다시
신체성과 결합하여 인간이건 다른 동물로건 생명체로서 다시
세상에 태어난다는 윤회설이 그리스에 생기게 되었습니다.
플라톤은 상당부분 피타고라스 사상에 영향을 받았다는 점에서
플라톤 역시 윤회에 대한 관념을 갖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 밖에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소크라테스의 모습은
일반적으로 어느 누구보다도 강인하고 절제력이 뛰어났던
역사적 소크라테스의 모습을 그린 것이긴 하지만
학우님 말씀대로 마치 동양의 금욕주의자들 처럼
신체성을 이겨내는 소크라테스의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나중 또 이야기 나누기로 하고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면서 졸업논문 잘 마치기실 바래요
격려를 드리며
이정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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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대단하세요
'철학의 이해'가...'철학의 오해'로...^^
re: 이 정도의 질문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