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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2020. 07. 14.
 반갑습니다,선생님.
글쓴이: 강동희   날짜: 2010.08.23. 20:39:15   조회: 445   글쓴이IP: 122.37.43.116
반갑습니다,이번에 처음 공부 시작한 방송대 강동희라고 합니다.
등록이야 이미 몇 년 전부터 해왔지만,18학점 전 과목 다 만점
받아보자는 결심 하에 마음 단도리까지 해 가며 임하는 것은 이번
학기가 처음입니다.철학을 공부하겠노라 마음먹은 이유는
다양합니다.우선 장래에 영화비평가를 꿈꾸는 자로서 비평적
관점에서 가장 ‘흥미로운’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 생각하는 연출가
박찬욱이 철학 전공이란 점이 가장 컸고,공부해서 어디 출세하는
것 보다 ‘공부’,그 자체가 무척 하고 싶었던 제겐 ‘영작문’이나
‘부동산학개론’따위보다 철학이란 과목이 더 적합하리란 판단도
있었습니다.방송대 직원으로부터 집에 책이 도착했다는 안내를
받은 후 공장에서 일하던 내내 가슴이 설렜습니다.그래고 교재를
열어본 순간,제 설렘이 근거 없는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함께 하긴
했지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누리집에 적힌 교수님의
따스하고도 차가운 격려에 용기를 가지게 됐고요.

전 올해 종교를 버렸습니다.기독교의 신,主를 연구하겠노라
경제적 능력을 스스로 버린 아버지와,오랜 시간 마음의 병을
앓으며 원하는 길로부터 자꾸 미끄러지는 큰 아들의 모습에
아파하시다 그 해결책을 종교에서 찾아버리신 어머니의
비합리적인 사고와 행동에서 적잖은 혐오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유대교 부모 아래 불교 자식은 가능할지 몰라도 기독교집안에서
기독교 아닌 자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만,저는 실제로
그렇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종교를 버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모태신앙으로 단 한 번도 신을 부인해본 적이 없고 모든 행위의
이전엔 종교적 가치관이 우선했던 저인지라 종교가 사람의 인생에
어떻게 작용하는 지 탐색할 겨를 자체가 없었습니다.종교인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지요.이제는 압니다.생은 설명될
수 없는 온갖 불가항력으로 가득하고 혈육조차 서로를 배신하는 이
세상에서 ‘영원할 수 있는’IMAGINARY FRIEND에
대한 NEEDS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선생님,앞서 제가 ‘공장’으로 묘사한 제 직장은 사실
금융가의 중심 여의도 한복판에 세워진 망한 백화점 5층에 위치한
국내 최대 대기업의 위탁운영 업체입니다.여신사의 숱한 ‘고객’
들을 상대하는 것이 제 업무이지요.이 곳에서 일하기 전,저는
60억가지 인류에게 60억가지 개성이 존재할 줄 알았습니다.
딱히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기어이 알고야 말았지만요.
60년대생 무직자 여성과 80년대생 젊은 남녀,주유를 많이
이용하는 40대 남성과 무이자할부혜택을 선호하는 50대
여성들은,똑같습니다.매일 고객들의 DB를 이백오십,삼백개
씩 돌립니다만,그 날 DB의 성향은 연령과 성별,그리고 날씨가
결정합니다.크게 다를 바 없는 개인개인을 보며 (감히
말씀드립니다만)‘철학적 고민’을 한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철학에 대한 연구와 학습이,너도 나도 다 똑같고 신은 없다는
식의 사고를 가져버린 스물다섯살 제게 시사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아마 선생님도 대답해주시기 어려운 질문일
겁니다.저 스스로 답변할 문제니까요.이 치열한 고민의 끝에
제가 얻게 될 교훈이 삶에 대한 긍정일지,불편한 진실이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하나 분명한 것이 있습니다.철학을 공부하는
과정은,필경 재밌을 겁니다.어려움을 극복할 가치가 있는
재미이지요.

선생님,정말 열심히 할 것입니다.질문도 많이 할 예정입니다.
잘 부탁드리오며,얼마 남지 않은 여름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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