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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왜 80 이 20 에게 지배당하는가?』의 출판기념회에서 저자들과의 만남을 갖은 후
이런 저런 생각으로 고민을 좀 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무척 싱싱하고 펄떡거리며 늠름하면서도 감성이 풍부하고........
한 마디로 멋진 사람들이었다.
그네들은 아름다운 인간성으로 썩어가는 세상에 끊임없이 새살을 돋우는 항체같았다.
나는......
나름대로 '나자신'을 깨우쳐나가며 힘차게 살자고 화이팅을 외치면서도
수시로 주저앉아 세상은 살기 힘든 곳이라고 항복하고 드라마나 보다 죽자고 중얼거리고 있다.
어제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왜 80 이 20 에게 지배당하는가 』의 저자 중 한 분인
홍세화님의 강의를 들으러 갔다.
출판기념회에서 노래를 너무 재미있게 부르시고 토론에는 진지하시던 그 분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강의를 꼭 듣고 싶었는데, 마침 짜여진 강의계획이 있기에 앞뒤 안가리고 신청을 했다.
강의는 역시 감동적이었다.
고등학생부터 50대 아저씨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고,
강의 후 질의응답 시간은 무척 생동감 있었다.
현실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 설 자세들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나 자신만의 문제에 빠져서 허우적대던 것이 부끄러워지게 하는 사람들이었다.
홍세화님은 오늘날의 '물신주의'와 '존재스스로 자신을 배반하는 의식구조'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자신의 자리에서 부당함을 외치며 수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농민은 반농민이 되고
노동자는 반노동자가 되어20%에게 자발적인 복종을 한다는 그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내 자리에서 신나게 잘 살자'가 아니라 '내 자리는 살 곳 못되니 어서 벗어나야 한다' 이다.
그러니 내 자리를 스스로를 부인하고 20%의 지배하로 기어들어갈 수 밖에.....
그리고 질문을 던지신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의식은 어떻게 형성되었나요?"
1) 폭넓은 독서 2) 열린 자세의 토론 3) 직접 견문을 통함 4) 도(성찰)
"사지선다형에 익숙하셔서 네 개의 보기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진정 자유인으로서의 의식을 형성하는데 꼭 필요한 네 가지이기에 번호를 매긴 겁니다." ^ ^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보의 홍수에 의해 제대로 알고 있지 않으면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참으로 위험하다.
스스로 형성한 것이 아니라 주입된 지식으로 의식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다.
참으로 그렇지 아니한가?
그 의식을 뜯어고치기는 참으로 어렵다고 한다.
의식은 합리화하며 스스로 고집하는 성질이 있다고 스피노자가 말했다고 한다.
그곳의 모든 사람은 그 어려움을 모두 알고 있다는 듯이 허탈하게 웃었다.
이 난세를 어찌 해결해나가야겠냐는 질문에
그분은 한겨레신문 구독신청서를 주머니에서 꺼내셨다.
"끝없이 작업해야죠. 한겨레 안보시는 분은 지금 구독신청 하시구요,
한겨레 보시는 분은 한겨레21보시구요.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면서 끝없는 구애작업을 해야죠!!!"
흠...... 역시나 멋진 분이야!!!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걱정하는 질문을 던진 학생에게 조언을 하시는데,
한 마디 한 마디에 모든 기를 쏟아 붓듯이 의지를 꼭꼭 다져주시는데 눈물겨웠다.
"자아실현이라는 목표를 위해 생존을 담보하는 사람을 자유인이라 한다.
그런데 속물적인 자본주의국가인 대한민국에서는 자유인으로 산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일단은 목표를 양보하여 생존권을 획득해야 한다.
그러나 절대 목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자아실현의 꿈은 죽는 날까지 버리지 말자!!!"
크으......
난 감동받으면 왜 처.음.처.럼.이 생각나는 걸까?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자!" 는 그람시의 말을 구호로 외치며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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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자
아리스토텔레스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