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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가장 가슴을 열어 호응을 했던 자리는 언제였나’라는 질문에 홍순관씨는 이렇게 답했다. 2000년 '정신대 문제 관련 민간법정 기금' 마련을 위한 히메지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00년 12월 각 나라 10개국이 모여 정신대 문제에 대한 민간법정을 15일간 일본에서 열 계획이 있었다. 상징적인 법정이라 법적인 효력은 발생하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행사였다.사실 정신대에 끌려간 분들 전체 중 한국인이 80%가 넘는다. 어찌보면 정신대 문제는 바로 우리 한반도의 문제인 것이다.
당시 1억 2천만원이 우리나라에 할당된 금액이었는데 정대협에는 겨우 600만원이 있었다. 2000년 12월에 법정이 열리는데 2000년 10월 상황이 그랬던 것이다 그런데 정부도 기업도 그 누구도 돈을 내려고 하지 않았고 나는 할 수 없이 싫지만 미국에 가서 7000만원을 모아왔다., 미국에 가서 모금공연을 하는 이유는 미국이 한반도의 분단에, 또 대부분의 전쟁과 폭력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후 일본의 가와사키 교회에서 노래를 했는데 가와사키 교회는 강제 징용에 끌려 간 분들을 위해 만든 교회였다. 그때 내 허리춤 밖에 안 닿는 할머니가 내 허리춤을 끌어안고 한참을 우시다가 어눌한 발음(징용으로 끌려 간 분들은 일본어도 한국말도 익숙치 못하다. 언어를 잃어버린 것이다) 으로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았어 아무도 모르는데 어떻게 알았어..” 라는 말만 계속 하셨다
일본 히메지라는 곳에 한국인을 상대로 하는 노래방이 있다. 내가 교회에서 공연을 했는데 술집에 와서 노래를 불러 달라고 부탁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마담 언니가 자기 술집에 와서 가요를 30분만 불러 달라고 했다.
나는 내 노래가 위로가 되다면 어디든 가서 노래하리라 생각했고 그 분들은 위로가 필요해 보여서 가서 노래를 했다, 그때까지 나는 그분들이 모금하는 줄 모르고 그냥 노래를 불러드렸고 그곳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마치 옥합을 깨트리듯이 5년간 정성껏 모은 동전함을 깼다.
사실 그때까지 나는 그 술집 여성분들이 모금하고 있는 줄 모르고 옆집에서도 노래를 불러 줄 수 없겠느냐고 해서 그냥 그렇게 한 3곳 쯤에서 노래를 불러드렸다. 그런데 그분들은 술집에 온 분들이 노래를 들으며 내놓은 팁을 모금하고 있었고 거기서 3일 만에 천만 원을 모을 수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그곳서 일하는 여성분들이 다시 자기들끼리 모금을 해서 내게 극장을 잡아주어 공연을 할 수 있게 해주며 ‘타향살이’ 를 불러 달라는 조건을 걸었다.
그때 부르던 그 타향살이는 이미 단순한 노래가 아니고 그들의 삶 자체였기에 서로 붙들고 우느라 목이 잠겨서 2절을 넘어갈 수 없었다. 나도 아주 이따금 가수로서 노래로 승부를 걸지 못한 것을 후회할 때가 있다. 하지만 내 노래가 사람에게 위로가 된다는 바로 그런 힘들이 지금까지 내가 모금을 위한 노래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인 것 같다.
젊은 나무는 절대로 명기가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한반도는 신산한 역사와 개인사를 살아 온 상처가 너무 크고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가 여기저기 남아있는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이다. 그런 신산한 세월이 만든 고난의 역사로 인해 우리는 이미 진정한 평화를 이야기 할 명기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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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관이 들려 준 공연에 얽힌 못다한 이야기들...
가끔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