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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유서
- 파블로 네루다 -
마띨데 우르띠아, 나는 그대에게 여기
내가 가진 모든 것, 갖지 못한 모든 것을 두고 가오,
나라는 존재의 모든 것, 내가 되지 못한 모든 것을.
나의 사랑은 그대의 품을 떠나기 싫어하는
울음우는 어린이,
그 아이도 그대에게 영원히 맡기고 가오.
그대는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여인.
그대는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여인,
남쪽 나라의 작은 나무처럼
8월의 개암나무처럼
가장 많은 바람의 문신.
그대는 나에게
빵집처럼 풍요한 여인,
그대의 심장은 흙이지만
손은 하늘이네.
그대는 양파 피클처럼
빨갛고 맵고
하얗고 짜고,
그대는 영혼의 모든 곡조로
웃는 피아노,
그대의 속눈썹과 머리카락의 음악이
내 위에 떨어지네.
나는 그대의 황금빛 그림자 속에서 목욕하오
산호의 물결 속에서 본 듯한
그대의 두 귀가 마음에 드오.
파도 속에서 나는 그대의 손톱을 위해
무서운 물고기들과 싸웠으니.
남쪽에서 남쪽까지 그대의 눈은 열리고,
동쪽에서 서쪽까지 그대는 미소짓네.
그대의 발은 보이지 않고,
태양은 그대의 머리카락에
점점이 별이 박힌 새벽을 만들며 즐기네.
그대의 몸과 그대의 얼굴은
나처럼, 끈기있는 지방에서 왔지,
비오는 날의 예식을 치르고,
옛 땅, 순교의 땅에서.
비오비오강은 우리의 피에 젖은 진흙으로
아직도 노래하지만,
그 숲에서 그대는 신비로운 향기를 모두 가졌왔고,
방향을 잃은 화살의 모습
전사의 훈장을 자랑스레 달고 있네.
그대는 사랑과 흙으로
나에게 이겼네,
그대의 입은 나에게
선조들의 샘물을 길어다 주고
지난날의 숲속에서 약속했으니,
축축히 젖은 어두운 북을 두드리는 그대.
갑자기 누가 날 부르는 소리를 나는 들었어.
멀리서, 이따금씩.
나는 그 옛 잎사귀에 다가가
그대 입속의 나의 피에 입맞추었어,
내 사랑, 나의 아라우꼬의 여인이여.
마띨데 우루띠아, 그대아 함께 하면
그 불타버린 잎의 냄새
그 딸기의 향기 느껴지는데,
바다와 같은 그대의 두 젖가슴 사이에서
까우께네스의 황혼과
칠레의 월계수 향기가 느껴지는데,
나는 그대에게 무엇을 남겨주고 갈 수 있을지?
안개와 동굴로 가득한
더없이 무르익은 바다의 가을에,
땅은 기지개 켜며 숨쉬는데
마침 낙엽이 떨어지고 있네.
나의 숙명적인 글씨책 속의
곤충과 거미줄과
푸른 발의 수수께끼를 풀며,
그대는 정열과 인내로
나의 일에 마음을 쏟네.
발이 자그마한 암사자인 그대,
그대의 작은 손 없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가슴도 목표도 없이
어디를 떠돌고 있을지?
불이나 눈(雪)으로 병들어
어느 먼 곳의 버스를 타고 있을지?
나는 그대에게 뿌리의 습기와 함께
바다와 같은 가을을 맡기오,
포도와 같은 안개를
사납고 우아한 태양을.
나는 그대에게 고통이 잊혀지는
이 신비로운 상자를 맡기오.
다만 이마에는
기쁨이 꽃잎들이 뻗어오르고 있네.
이 모든 것은 그대가 내게 준 것,
그대는 사슬 풀린 비둘기,
높이 솟은 나의 메추라기,
산 속의 나의 방울새.
꼬이우에꼬의 나의 촌색시.
이제 우리들이 우리가 아니더라도,
일곱 겹 먼지 밑에
죽음의 야윈 발 밑에
이제 오도가도 못하더라도
우리는 함께 있을 것이오, 사랑하는 이여,
이상야릇하게 엇갈린 채.
서로 다른 우리의 가시,
버릇없는 우리의 눈길,
서로 만나지 못하는 우리의 발길,
그리고 지울 수 없는 우리의 입맞춤,
이 모두는 마침내 함께 어울리 것이니,
하지만 묘지 속에서
한데 어울려야 무슨 소용인가?
삶이 우리를 갈라 놓지 않도록
죽음 따윈 지옥으로나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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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속으로...
교수님의 강의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