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나눔터

2024. 05. 10.

부시의 '사과'는 빛 좋은 개살구

글쓴이: 장양우 날짜: 2002.11.27. 22:35:33 조회: 509 글쓴이IP: 211.59.94.170

오늘 "9시 뉴스"를 보니까
부시가 허버드 미대사를 통해
여중생 압사사건에 대해 '사과'를 했더군요.
하려면 직접 할 것이지
어떤 사람을 통해서 하는 건 또 무슨 경우입니까?
이건 분명 이 사건의 중대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 사과라도 아예 없는 것보다야 낫겠죠.
그러나 더욱 중요한 건 사과를 했느냐 안 했느냐가 아닙니다.
다음부터 그와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리고 설령 차후에 일어나더라도
인간의 존엄성에 상처를 입히는 경우
그에 합당한 책임 및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제시했어야 했습니다.
사과는 일반적으로 과거지향적일 뿐이어서
앞으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사건에 대해
어떤 규제역할도 할 수 없습니다.
국제관계는 조약이나 협정이라는 문건 형식이 없으면
항상 불평등할 뿐입니다.

부시의 머리도 참 나쁜가 봅니다.
'악의 축' 발언, '오노' 사건으로 가뜩이나 격앙되어 있고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나라에 반미감정이 고조되는 상황을 간파하고
입막음하기 위해 뒤늦게 사과했나 본데...
그러나 그런 사과를 듣고도 지속적인 시위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을 보면서,
저는 믿습니다.
우리 시민들이 그런 허술한 전술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며
소파개정도 머지 않은 시점에 진일보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여기에 글을 남기신 분 중에서
여중생 장갑차 압사사건에 대한 사후처리가
책임회피적이고 불평등하게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두고
강국인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약소국임을 개탄하며
현실을 너무 비관적으로 보시는 학우 분이 계신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심정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그런 희망이라도 버리고 살면
더 서글퍼지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