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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이성 내포 문학은 분별력 주는것”
한국의 대표적 인문주의자이자 자유주의자로 꼽히는 김우창(고려대 교수·영문학)씨가 내년 2월 교수직을 정년 퇴임한다.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미국문명사’를 다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지난 1975년부터는 고려대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이후 문학평론가이자 사상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문학과 정치학 그리고 철학의 영역을 자유롭게 가로지르며 왕성한 저술활동을 벌여왔다. 13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연구실에서 그를 만났다.
한국 지성사에서 대표적인 중도적 자유주의자, 또는 자유주의적 이성주의자로 불린다. 이런 평가가 타당하다고 생각하는가
=마르크스는 자신이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아마도 자신을 분명하게 규정하기 어려워서 그랬을 것이다. 원시공동체는 하나의 모델이자 극복대상으로서 그의 사고 속에 녹아들어 있는데, 이는 근본적으로는 보수주의적이다. 또 생태주의자들의 마릿속에도 농촌공동체가 남아 있다. 한편 오늘날 보수주의자들은 지난 수십년 동안 산업발전에 따라 거둬들인 성과를 포기하려 하지 않는 존재다. 그들은 근대적인 산업을 전제한다는 점은 아이러니컬하게 생태주의자보다 진보적인 면모를 가진다.
나는 어떤 존재에게 꼬리표를 함부로 붙여서는 안되며, 모든 것을 터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면에서 자유주의자인지도 모르겠다.
‘자유’와 ‘이성’은 어떤 관계를 맺는지, 그리고 우리 학계에 던진 화두랄 수 있는 ‘심미적 이성’ 개념은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해달라.
=중요한 건 나의 양심이지 여론조사 결과가 아니다. 어떤 사태를 접했을 때,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서는 안된다. 내가 판단하고 양심에 따라 행동할 때 진짜 옳은 것이 된다. 자유는 이성적 토의를 위해 필요하며, 국민들에게 묻지 않고도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와 다수는 일치하지 않으며, 이성적 가치와 민주주의가 함께 나아가야 한다.
‘심미적 이성’은 메를로-퐁티에게서 빌려온 개념이다. 흔히 문학·예술 작품이 우리에게 주는 효과는 감동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것이 분별력을 길러준다는 사실이다. 문학·예술은 인간의 삶이 매우 섬세한 뉘앙스를 가진다는 걸 알게 한다. 미적인 것 안에 이미 분별, 즉 이성이 들어 있다. 칸트의 미학이론의 제목이 ‘판단력 비판’인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문학평론가의 발언 영역이 점점 축소되고, 자신의 사유체계를 쌓아 사상가적 면모를 보이는 평론가를 찾아보기 힘들어진 것 같다.
=과거에는 민주화냐 아니면 군사독재냐의 양자 택일로 정치 상황이 단일했다. 하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한 사람이 복잡하고 다양해진 현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퇴임 이후의 계획은
=이달 말에 기념논문집인 <구체적 보편성으로>(가제)와 대담집 <사유의 길-김우창과의 대화>를 출간할 예정이다. 27일에 미국으로 건너가면 4~5개월 동안 캘리포니아대학 등에서 한국문학을 강의하게 된다.
글·사진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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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이성 내포문학은 분별력을 주는 것(펌)
교수님의 강의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