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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노인복지관 설겆이하러 가는 날인데,
도착해서 식자재를 한창 준비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립니다.
"어디 계신가요?? 호박잎 드리려고 따왔거든요."
집근처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모임이 하나 있는데,
재작년 방송대를 졸업한 선배인 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어제 만났는데, 그러더라구요.
"언니, 요즘 너무 힘들어서 밥도 못먹고...
호박잎 찐것 있으면 그래도 좀 먹겠는데..."
가녀린 그녀가 한 달사이 몸무게가 4kg이나 빠졌다고,
그래서 먹고 싶다는 호박잎을 무시하기 어렵더군요.
그래서 직장에 텃밭을 가꾸는 다른 회원에게 문자 날렸습니다.
우량회원이 먹고 싶은 것이 호박잎 쌈이라고...
왜냐면...2년쯤 전에 모임에서 '천렵'이란 걸 갔었는데,
엄마가 예전에 쪄주시던 호박잎 맛있었단 얘길 기억하고는
그 친구가 호박잎을 따와서 쪄줬거든요.
마침 올해는 텃밭도 크게 한다길래 호박잎을 좀 부탁했었지요.
설겆이 하던 복장으로 마중을 나가니,
커다란 봉투 가득한 호박잎과 케일과 깻잎과 호박...
너무 무거워서 집까지 들고 가기도 어려운 분량.
결국은 봉사를 하는길에 집까지 배달을 부탁했더니,
설겆이 마치는 시간에 다시 차를 가지고 왔더군요.
"혹시 더 필요하신 것 있으면 직접 오셔서 가져가세요.
일행과 함께 오신다면...별다른 일 없으면 제가 밥과 된장은 준비를 해드릴 수 있습니다.
호박잎을 바로 따서 쪄먹으면, 그건 정말 맛있거든요."
상추는 장마통에 녹아서 거의 없지만,
케일과 고추와 치커리, 부추, 깻잎은 제공이 가능하다고.
그리고 술 많이 먹는 남편을 위해서 지천으로 널린 칡꽃도 따가라고...^^
커피 한 잔 사는 것으로 고마움을 대신하고 들어와서
급히 호박잎을 씻고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을 켜고 호박잎을 맛있게 찌는 법과,
강된장을 맛있게 만드는 법을 찾았습니다.
그리고는 커다란 찜통에 물을 올렸습니다, 이 더위에.^^
'예전엔 이런 것, 엄마가 해 주는 것을 먹기만 하면 되었는데...
이젠 이걸 내가 누군가에게 해줘야 할 나이가 되었나??ㅎㅎㅎ'
머...나이 먹었다걸 실감하는 일이라면 다소 우울할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내 몸의 수고를 감수하고라도 기꺼이 나누고 싶은 이웃이 있다는 것...
그것만큼 감사한 일이 또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왜냐면...더운데 손톱밑 파랗게 물들이며 호박잎 다듬고 찌고, 힘들거든요.^^)
확실히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보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일이 즐겁습니다.^^
교수님께서 사랑하는 많은 학우들과,
교수님을 사랑하는 많은 학우들이 다녀가는 이곳...
모두들 즐겁고 행복하고 건강한 여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뱀발...
방송대의 단점은 방학이 명확하게 구분이 안간다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미뤄두었던 책을 읽을 것인가,
아님 듣고싶었던 타과 개설 강의를 들을 것인가...
고민하다가, 그냥 편안한^^ 강의들을 듣기로 했습니다.
1학기 과목은 들을 수 없어서 아쉽네요.^^
'세상 읽기와 논술', '생활속의 경제' 가운데서 무엇을 들을까...
고민끝에 '생활속의 경제'...듣는데 '자의적'인 까닭인지 재밌네요.
문화교양학과 강의들에 관심 가는 것들이 많네요,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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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잎...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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