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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그리스로의 '첫 번째 산책'
글쓴이: 이옥심   날짜: 2010.01.15. 10:25:57   조회: 705   글쓴이IP: 211.59.209.162
영국문학사를 공부하면서 수시로 나타나는
제게는 너무도 낯선^^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들...
그런 까닭에 세운 올 겨울방학 목표는,
최소한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들을 공부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외국인 얼굴 구별 힘들듯
신화에 출몰하는 너무도 많은 이름에 먼저 겁을 먹었죠.
‘신화의 세계’ 강의를 들으면서도,

“이름 지금 외우려고 하지 마시구요...”

하는 선생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시험 후유증으로 인한 막연한 두려움이 앞섰을까
암튼...편하게 다가가기보다 먼저 움츠려 들고
마치 강의가 끝나면 그 수많은 이름,
쪽지시험이라도 치러야 할 듯한...^^

‘이건...방학답지 않은 일이야!!~~’^^

그리 스스로를 정당화시키면서,
한동안 ‘세상읽기와 논술’을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자꾸만...아래 글에서 읽은 이순이 선배님의 ‘눈부처’,
그 출처가 되는 <알키비아데스>가 꽂힌 책장,
오래도록 외면하기는 어렵더군요.^^*

그래서 언젠가 인터넷 서평에서 본 독자의 불만
그것을 참고??^^하여 먼저 본문 내용을 읽었습니다.
아...정암학당 선생님들의 수고 덕분에
본문을 읽어내려 가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아니, 너무 쉬운 단어와 문장들에
내심 놀랐다는 표현이 정확할지 모르겠습니다.

뭐...영화나 소설에서 보면 늘 그렇듯이
위대한 스승을 만나러 가는 길은
온갖 위험과 목숨을 건 노정이 필요하듯
혹시...위대한철학자 소크라테스를 만나러 가는 길도
그처럼 어렵지 않을까??...그런 두려움과 반대되는...^^*

그리고는 주석을 펴서 읽으면서 느꼈지요,
제가 너무도 간단하게 세계사를 통해 배웠던
아테네, 민주정, 아고라..그런 단순한 단어들이 아닌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고대 아테네로 날아간 듯
그들의 사회를 눈 앞에 그려볼 수 있는 상세한 설명들...

그리고 신화에서 보았던 설명,
미노타우로스와 아이게우스, 테세우스의 이야기와
그로 인한 종교 행사 델리아에 관한 설명을 보면서
막연하게 떠돌던 이름들이 하나씩 하나씩
희미하지만 씨줄과 날줄이 되어 짜여간다는 느낌...

‘아...이래서 독서를 통한 보충학습을 강조하시는구나...’

ㅎㅎ
물론 제가 읽은 것들은 아주 피상적으로,
그리고 지나치게 제 감정에 충실하게 읽은 것이지만...

그러면서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었습니다.
산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제게, 겨울은 좀 아쉬운 시간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눈이 많이 내리거나 추울 때면
오르는 길 보다는 하산하는 길이 두려워서
그냥 집에 웅크리고 앉아 산을 그리워하는 게 대부분인데...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겨울의 어느 하루,
마음 단단히 먹고 아이젠까지 확실하게 챙겨
조심조심 산행을 해보기로 맘먹고 길을 나섰는데...
목표인 원통사를 돌아 드디어 공포의 하산길.

왜냐면...그곳은 늘 응달이 지는 곳이라
정상 근처임에도 불구하고 여름에도 늘 물기가...ㅠㅠ
그런데 막상 하산을 시작했는데,
예상과 달리 얼음길이 많지 않았던 기억.

햇살이 그랬는지 아니면,
그 길을 다녀간 많은 사람들이 그랬는지 모르지만
얼음 뒤덮인 바위가 아니라서 거의 콧노래 흥얼거리듯
새삼 햇살에 감사하며 그 길을 기분 좋게 내려왔던 기억...

제가 가진 두려움의 상당한 부분은
실제 상황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막연한 걱정과 공포가 만들어낸 것이라는
그런 생각을 책을 읽으며 다시 떠올리게 되는군요.^^*

아, 무엇보다 주석이 주는 새로운 느낌...
책에 담긴 내용을 충실하게 파악할 수 있는
그런 자양분이라는 사실에 대한 감사함.^^

이렇게 두려움을 깬 덕분에,
나머지 정암학당 플라톤 전집들도
곧 햇살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그만큼 학당 선생님들과 교수님에 대한
존경과 감사함도 커지겠지요.^^

뭐...‘행복에 이르는 지혜’ 들으면서
‘아가토스’ 이렇게 한글로 썼던 것을
책 뒤에 있는 부록 덕분에 ‘agathos'로 고쳤고
adikia, dikaios, dikaiosynē...
그리고 드디어^^
gnōthi sauton도 적어 놓으면서 흐뭇해했지요.
(맞나요?? '너 자신을 알라??ㅎㅎ)

얼만큼의 시간이 흐르면,
제 멋대로의 독서가 아니라
소크라테스의 마음을 들여다 볼 기회도 오겠지요,
물론 열심히 마음 열고 그 곁으로 다가서 보려는 노력 후에...^^

아침에 잠시 내린 눈으로,
하루 종일 고립되어 있는건 아닌가 생각했는데...
외출할 일이 생겨 모처럼 조수석에 편히 앉아
겨울 풍경 보면서 생각을 정리 해 볼 기회도 생겨 다행이예요.
너무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들어와서 걱정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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