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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한 겨울, 특히 지난겨울 그랬던 것처럼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네요.
어느덧 창밖으로 보이는 앞산과 아파트의 정원수들이
수묵화로 그려낸 동양화 같은 풍경을 보여요.
<정암학당 강좌>에 참석해서 멀뚱멀뚱 하지 않으려면,
아니 최소한 학당 후원자로 자격??^^을 갖추려면
지금껏 나온 책이라도 좀 읽어야겠다,
그렇게 목표를 잡고 보낸 지난 겨울방학...
제 이상한 습관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발현되어
‘기소를 일삼는 사람(sykophantēs)’이라는 주석에 끌려
플라톤이 살았던 아테네를 그려보려고
혹은 그를 비판했던 칼 포퍼에 대해 알아보느라
몇 차례 도서관을 오가며 책과 씨름하던 시간들...^^
페리클레스, 솔론, 페르시아전쟁, 펠로폰네소스전쟁
도편추방제, 민주정, 민회, 플라톤, 중우정치...
그렇게 개개의 피상적인 단순한 단어들의 틈 속으로
페리클레스와 제국주의란 단어가 연결되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삼일치법칙 옆으로
아이스퀼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아리스토파네스...
이전 같으면 전혀^^ 구별이 되지 않을 이름들이
이제는 희미하긴 하지만 하나하나 구별도 좀 되지요...^^
음...아마도 그렇게 나름 열심히 2개월을 지난 것 같은데
아니, 그러고도 그 가느다란 연결고리가 흔들렸는데...
<고전 함께 읽기>로 이번 학기 만나는 <향연>,
그 배경이 되는 교수님 강의 한 시간을 들으니...
제가 지난 2개월 고민했던 것들보다 많~~은 내용을...ㅎㅎ
‘어...내 2개월을 교수님은 한 시간에...
아...그냥 부족한 전공인 영어나 할 걸 그랬나??...’
제가 꼭 그렇답니다,
한 차례 이렇게 황당한 생각을 한 이후에야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 있는...^^
‘아...선생님은 가르치신 것만 30년,
아래 이순이 선배님도 3년 만에 ‘풍월’ 운운 하셨는데...
난...달랑 2개월을 그것도 슬렁슬렁 보내고??...‘
ㅎㅎㅎ
그리고 정신을 차려 자신을 위로하기 시작했지요.
‘그래, 그렇게 쌓인 독서들이 있으니,
교수님 말씀들이 제대로 튼튼히 자리를 잡는 거야!!~~‘
페르시아 전쟁과 펠로폰네소스 전쟁 조차도
아리스토파네스, 아리스토텔레스처럼
그렇게 모두 비슷비슷한 외국인 얼굴처럼 느껴지던
그런 것들이 이제 제대로 구분도 되는걸...그렇게요.^^
그런데 가만 생각을 해보니 다른 것들이 보여요.
이렇게 하나하나 머릿속에 늘어가는 ‘지식’ 보다
“내 생각과 반성이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눈물이
피눈물이 되지 않도록 하는
기초적인 반성을 하나하나 쌓아가는 일이
철학의 진지함 입니다“
<철학의 이해> 마지막 강의에서 해 주셨던
그 마무리 말씀이 가장 소중한 ‘배움’이란 것...
최근 <진보의 미래> 노무현대통령님 동영상을 보면서
‘세계시민’이란 말씀을 하신 걸 봤어요...
교수님 말씀하신 ‘선한 사람들의 선한 연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존재들이
그런 기초적인 자기반성을 쌓아가는 ‘시민’들...
그것도 한 나라의 경계를 넘어서는‘세계시민’일 거라는...
늘 책을 한 번 읽거나, 강의를 한 번 들으면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자칫 오만함과 독단에 빠져보기도 하지만,
곧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을 할 수 있으니
‘그정도면...1년 배움으로 엄청 훌륭한 거다‘
그렇게 위로하고 그런 하루를 또 보내야지요.^^
“더불어 사는 삶,
그를 향한 연대의 감정과 실천“
언젠가 교수님이 쓰셨던 글에서 보았던,
그리고 교수님의 실천을 통해 보았던
그런 것들 잊지 않고 생활 속에 실천하면서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 2개월을 한 시간에 확실하게 정리해 주신...
마치 플라톤과 대화하듯 느끼게 만들어 주신
교수님의 멋진 강의에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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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과 함께 만난 플라톤, 그리고 '배움'
교수님 안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