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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교수님!
전형적인 여름 날씨입니다.
아침 일찍 공과금을 내러 은행에 갔다가
눈부신 햇살에 예쁜 꽃들이 피어있는 모습을
보고는 다시 돌아와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나갔습니다.
세수도 안 하고, 기운도 없고 했지만 지금 안 찍으면
좋은 모습을 담기 어려울 것 같아서요.
이웃 아파트 단지에는 분홍빛 나리꽃(?)이 피어 있었는데
처음 보는 꽃이어서 신기했습니다. 이름이 확실한지는 모르지만
백일홍으로 보이는 꽃이 있어서 근접 촬영까지 열심히 했습니다.
디카는 작년 가을 딸의 생일에 할머니들이 선물한 것인데
그 아이는 바빠서 거의 못 쓰고, 주로 제가 많이 활용하고
있답니다. 현상비가 안 들어서 맘껏 찍고 있는데
초보답게 주로 꽃, 나비, 열매, 샘물, 하늘, 등을 찍고 있지요.
새 사진은 여러 번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해서 포기했습니다.
전문가용이 아니라 기능이 거기까지 미치지는 못하는가봐요
ㅎ ㅎ
참 이번엔 딸아이가 성적 장학금을 탔는데 이공계라 금액이 꽤
세더군요. 아마도 2백 정도? 저는 이번 학기가 가장 저조했는데
딸애가 해낸 것 같습니다. 학교 관두고 돈 벌겠다고 두 번씩이나
어미 가슴을 놀라게 하더니...
저는 요 며칠 영화며 비디오를 보고 있습니다. 교과서를 타왔지만
한참(?) 쉰 다음에 들쳐보고 싶습니다. 얼마 동안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누워서 뒹굴거릴 예정입니다. 여건이 맞는다면 노모를
모시고 한 일 주일 조용한 곳에 있다가 오고 싶은데 노인네가
돈 든다고 사양할지도 모르겠군요. 마침 올해가 팔순이라 제가
강요하고 싶기는 한데 건강이 장거리 여행에 괜찮을지도 걱정이고,
저와 둘이 가면 천상 기차나 버스를 이용해야 하거든요. 자가용 없는
뚜벅이 신세라서요. 80년대에 면허 따고 90년 초에 운전을 하긴
했는데 얼마 못 가 팔아쳐야 하는 신세가 되었죠.
으아, 신세 얘기 나오면 안 되는디...
실은 동서고전 방송강의를 다운 받으려 들어와서는 교수님께
미주알 고주알이네요. 2학기 준비를 위해 다운 받아놓은 강의를
싹 지웠다가 가만히 생각하니까 계절시험 보려면 강의가 필요할
것 같아 부랴부랴 다운 받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2학기 시작되면
학교측에서 지워버릴까봐요, 저, 준비성은 철저합니다. ㅋ ㅋ
이번 동서고전은 자세히 보니까 너무나 잘 알면서도(?) 틀린 것이
대여섯 개나 되고요, 알쏭달쏭해서 찍은 것은 모조리 틀리고요,
에고 ㅠ ㅠ 스미스의 '국부론' 문제도 처음엔 4번 찍었다가 고쳐서
틀리고 말았지요. 저는 이상하게 富와 관련된 사항은 머리 속에
잘 안 들어오더라고요. 어쨌든 고전은 재미있는 강의니까 중간 중간
부담 없이 다시 들어보려구요.
첫 시험 때부터 운 좋게 성적우수자(부분)가 되어 한 번만 빼고
그러저럭 유지가 되었었는데 그 한 번의 실수를 만회하느라 애를
써서 지난 학기까지 총평균 3.0을 유지시켰는데 이번의 실수로
또다시 낙하했습니다.
가만히 보니 이번 국문과 3학년들 대부분이 시험에 실패한 사람들이
많은 눈치입니다. 저는 불행중 다행으로 과락이 없긴 한데 이 성적을
어떻게 올려야 될지 그냥 머리가 멍합니다. 건강 때문에 성적이
저조했다는 핑계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의 타격이 크네요.
또 길어집니다, 길게 쓴 걸 사이버 상에서 읽으려면 짜증나던데...
교수님, 여름 즐겁게 나시길 바라고요, 또 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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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소리가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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