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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지, 내가 가는지, 모르게 봄날이 지고 있다.
원문 고전 텍스트를 읽는 스터디 회원들을 위해서 회원 중 누군가가 땅콩을 볶아 왔다.
어제 던져둔 가방을 정리하는 데, 와르르 갈색의 에메랄드가 쏟아진다.
두 무릎을 끓고 경건하게 그 보석들을 다시 종이컵에 담았다.
회원들을 위해서 땅콩을 볶고 있었던 그녀의 향기로운 땀방울들도 그 사이에서 영롱했다.
미국의 유명한 여배우인 헬렌 헤이즈가 무명의 시절, 남편에게 작은 상자 하나를 선물로 받는다.
가난한 그녀의 남편은 땅콩을 한 홉사서 예쁜 종이로 포장을 한 다음 편지에 이렇게 썼다.
“여보, 이 에메랄드가 모두 땅콩이라면 얼마나 좋겠소?”
이 말은 결코 돈과 권력만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게 아니라는 울림이다.
인생은 오히려 땀 흘리며 살아가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기에, 평범하게 살아도 검소함의 미덕을 잃지 말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헬렌 헤이즈의 땅콩이야기는 내가 심심풀이로 땅콩을 찾을 때마다, 나에게 행복에 대한 설득을 한다.
한마디로 나에게 땅콩은 행복에 관한 한, 나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행복 스토커이다.
그러나 가끔은 계곡의 물소리보다, 현금 출금기에서 찰찰거리며 현금 떨어지는 소리가 이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은 소리일 때도 있다.
그런 날은 땅콩 안 먹는다. 그런 날은 땅콩 스토커가 혼자 오지 않는다. 꼭 물귀신처럼 맥주를 초대 손님으로 청하기 때문이다.
지리산의 벚꽃 소식을 핸드폰으로 전송해 준 후배가 다시 소백산으로 향한다고 했다.
"언니, 너무 올랐어! 아무래도 소백산 쪽으로 가야 할 것 같아"
"뭐가! 나무에 물이 많이 올랐지! "
"언니는 제발 그 꿈 좀 깨라. 요새 오르는 게 혈압하고, 물가하고 전세하고, 땅값 밖에 더 있어!“
‘.... ....’
교직 생활을 정리하고 전원 생활을 준비하기 위해 터를 알아보고 있는 후배였다.
후배에게 따따따따, 말따발총을 연타로 맞고 납죽 엎드렸다.
엎드린 채로 여태 남아있는 갈색의 에메랄드를 줍는다.
엎드린 채로 그 보석들을 우둑 우둑, 껍질까지 씹어 먹는다.
식탁 밑의 먼지 묻은 것도 대충 '후후' 불고 오독오독 야무지게 씹는다.
머지않아 그녀는 소백산의 철쭉을 전송해 올 것이다.
그때 나는 이 땅콩들을 답장으로 보내 줄 것이다.
“이 에메랄드가 모두 땅콩이라면 얼마나 좋겠니! 만약 그렇다면 너는 이 봄에 기적을 경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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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요즘 행복론(행복에 이르는 지혜) 강의 하신다고 바쁜 봄날을 보내시고 계시겠군요.
이 봄에도 기적 많이 일으키시기 바랍니다.
늘 건강을 염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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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과 행복 스토커
광화문 100만집회, 그 무대 뒷이야기들 (브레이크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