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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마음에 안들지만 바보취급에 열받아
국회에 휘둘리는 노대통령, 이제 시민이 나서야
이명옥
솔직히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 방식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사과끝에 덧붙인 한나라당과의 비교와 변명의 말 때문에 사과의 진의를 의심하기도 했다.
어쩌면 내 맘속에서 유독 대통령인 그에게만 이 시대의 노불들이 상실한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요구했는지도 모른다.
그만은 그래도 남들과 다르기를 바라는 마음, 그 때문에 실망이 컸고
화가 나서 투덜거렸다. 기왕 사과를 할 거면 쌈박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끝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회의 탄핵안이 가결되고, 노인네들, 중산층 기득권, 유한마담같은 아줌마 부대들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등, 심지어 상스러운 말로 정죄하며 바보취급을 하면서 마치 이제 노무현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이 끝난것처럼 기정 사실화하며 떠들어대는것에 너무 화가 났다.
아무리 지지기반이 약하고 연륜이나 경험도 적은 대통령이지만 우리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아니던가? 이건 절대 민중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우리가 때로 실망하고 질책했던 것은 그에게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애정의 증거였지 그를 무조건 "거봐,촌놈이 그럴줄 알았어 이제 끝이로군." 그런 심보가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의 정국을 보니 사자의 논리 즉 힘의 논리를 비꼰 이솝 우화가 생각난다.
어느날 사자와, 말과, 여우가 합동하여 사냥을 하기로 하였다. 여우는 꾀를 내어 동물들을 유인하고, 말은 달아나지 못하도록 잘 막고, 사자는 힘으로 동물들을 사냥하니, 다른날과는 비교할 수없을 만큼 많은 사냥물을 획득하였다. 세 동물들은 너무 만족하여 많은 포획물을 가지고 사자의 동굴로 돌아왔다.
사자는 말에게 "말아, 네가 어디 이 포획물들을 똑같이 나누어 보거라." 말은 여러번 포획물을 덜었다 놓았다 하면서 열심히 나눈 끝에 똑같이 세무더기를 쌓아 놓은 후, 사자에게 말했다.
"사자님, 사자님이 제일 먼저 고르세요." 사자는 불같이 화를 내며 " 이 호랑말코 같은 놈아, 네 눈에는 이게 똑같이 보이니?" 하면서 단숨에 말을 잡아먹어 버렸다. 옆에서 벌벌떨고 있던 여우에게 이번엔 사자가 말했다. "자, 이번엔 네가 정말 똑같이 나누어 보거라." 여우는 그 많은 포획물을 모두 사자 앞에 쌓아놓고 자기 앞에는 사슴의 다리 한 쪽을 놓았다. "사자님, 똑같이 나누었습니다. 전 이 다리 한쪽으로 만족합니다.
나머지는 전부 사자님 것입니다." 그제서야 사자는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여우에게 물었다. "넌 어디서 그렇게 공평하게 나누는 법을 배웠느냐?" 여우가 대답했다. "방금 전 말이 가르쳐줬습지요."
작금의 국회 노는꼴이 꼭 그 짝이다. 한나라당과 짝자꿍이 되어 대통령을 탄핵하여 본때를 보여주는데만 혈안이 된 민주당도 한심하고, 노무현 개인이 아닌 대통령 노무현의 실체를 어찌하든 작고 보잘 것 없이 만들어 나라 안팍으로 망신과, 야유와, 경멸을 자초하는 모든 국회의원들의 머리속에 과연 무엇이 들어있는 것일까?
아무런 의식이 없는 민중의 눈에도 아이들의 치기어린 싸움만큼이나
치졸해 보이는 작태를 오전내내 연출해낸 국회의원들과 그 작태를 두고 두고 재탕 삼탕, 끝도 없이 보여주는 방송들과, 희희낙낙 마음대로 팔다리 몽땅 자르며 재단해대는 아줌마, 아저씨들과...
분노한 시민들, 시민단체 민중들이 국회 불태우기, 장사지내기 등 시민들의 국회에 대한 심정을 대변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국회를 붙태우는 행사는 아마도 현대판 소드방에 다름이 아닐 것이다.
옛날에 '소드방'이라 하여 동네 한가운데 커다란 가마솥을 걸고 그 속에 사람을 넣어 불을 지피는 시늉만 하여 상징적인 사형식을 거행했던 것이다. 그 형벌을 밭은 사람은 그 순간부터 죽은자가 되어, 모든 공동체에서 제외된, 살았으나 죽음과 유사한 삶을 살아야 했던 것이다.
이제 국회를 불태우고자 하는 시민들의 분노가 실제적인 방화나, 자해나, 살상이 아닌 그런 상징적인 죽음의식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 시민들이 더 똑똑해져서 이제는 더 이상 대통령이 국회의원들에게 끊임없이 휘둘리고 이리저리 얻어맞는 일이 없도록 그의 든든한 지지 기반을 만들어 주는데 마음을 써보면 어떨까?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헌법 재판소의 판결이 있을 것이라 하니 대통령은 속히 권리를 회복하고, 이 기회를 전화위복의 호기로 삼아 민중들 속에 더 깊이 파고 드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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