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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well being)이냐, 웰액팅(well acting)이냐?
깨어라 여성이여, 행동하는 여성이 아름답다.
이명옥
한동안 여성들, 특히 기혼 여성들을 폄하하면서 ‘아줌마는 性이 없다’, 혹은 ‘제 3의 性이다’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전통 가부장적 사고에 깊숙이 젖어있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性가르기 및 여성 차별적 성향에 기인한 사고의 기형적 산물이리라.
그러나 모든 삶의 중심축에 여성들의 힘이 결집되어 있었고 생명을 살리고 생명을 이어가는 모든 근저에 여성의 위대한 힘이 축적되어 있음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요즘 IMF이후 최대의 경제적 위기상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웰빙(well being)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어 생활 소비재 전반, 레저, 정신 건강 영역에 이르기까지 웰빙을 빙자한 상품이 소비자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무엇이 웰빙이고 과연 무엇이 웰빙의 조건이 되는 것일까?
혼자 잘 먹고 잘 살고 잘 즐기는 것이 웰빙이라면 사랑받는 애완용 동물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일반적인 학술 포럼의 틀을 깨고 각 계 각 층의 행동하는 여성들이 고은광순을 격려하고, 각자의 바람(希望)을 담은 희망의 씨앗 나누기로 함께 한 북한산 포럼의 단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희망의 꽃씨를 나누는 사람들.
4월은 잔인한 달이라던 엘리어트의 詩가 주던 황폐한 현대문명의 삭막함보다 더 큰 폭격의 끝에 맞이한 4월에도 어김없이 산야에 진달래와 개나리는 지천으로 피어 정직한 세월 앞에 어리석은 인간의 고개가 숙여지게 한다.
4.15일 총선을 앞두고 여성정치인경호본부 사람들과 고은사람들(고은광순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고은광순을 격려하기 위해 북한산에 모였다. 함께 자리한 방송인 오한숙희씨, 한의사 이유명호씨, 스크린연대 유지나 교수, "태극기 휘날리며"의 이영란 교수, 페미니스트 잡지 이프 대표 엄을순씨, 환경연합의 김혜정씨, 민주 사회자 최광기씨, 월드 비전의 한비야씨, 여성의 전화 연합의 오순애씨, 경호본부의 어현숙씨 등 고은광순씨를 격려하고 지지하는 여성들 30여명은 북한산에서 희망의 꽃씨 나누기 행사와 등반 모임을 가졌다.
▲북한산 포럼 기념사진 ©이명옥
▲희망의 꽃씨 행사를 하고 있는 여성정치인경호본부와 고은사람들 ©이명옥
희망의 꽃씨를 나누어 주는 행사를 계획한 여성정치인 경호본부, 및 고은 사람들은 국민들이 소중한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하여 정치에서도 희망의 꽃이 활짝 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를 격려하는 행사를 가지게 되었다고 하였다.
호주제 폐지를 비롯 양성 평등 운동에 전념해 온 고은광순씨는 자신이 자리한 어디서든 상생과 화합 소통과 연대가 이루어지는 양성 평등의 그날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고은광순씨 ©이명옥
머리가 아닌 가슴과 행동으로 실천하고 나누는 그와같은 사람들로 인하여 희망이 싹트고 열매맺는 것이리라.
일반 시민 모두가 참정권을 가지게 된 것, 특히 여성들이 참정권을 가지게 된 것이 불과 100여년도 안된 일이고 보면 목숨을 담보로 얻어낸 소중한 권리를 피흘림 없이 거저 무임승차한 현대인은 그 귀중한 권리를 에서가 팥죽 한 그릇에 팔아넘긴 장자권처럼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반성해 볼 일이다.
권리는 그 어느 하나도 거저 얻어진 것이 없음을 안다면, 주어진 권리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무한한 퇴보에 다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봄산행을 즐기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연령, 다양한 직업군의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즐거이 꽃씨를 나누어주며 주권행사에 꼭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하자 꽃씨를 받아드는 시민들이 의아한 얼굴로 어느 당에서 혹은 어느 종묘사에서 홍보를 나왔느냐고 물어 시민들의 정치적 인지도의 현주소를 짐작하며 씁쓸함을 금할 수 없었다.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나 지향하는 바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아니 사회 전반에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라 분명한 자기 색채와 지향점이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바람직한가?
그러나 특정 정당에 앞서 진정으로 지역과 사회 크게는 국가에 꼭 필요한 일꾼을 주권자인 국민의 손으로 가려내야하는 귀중한 총선의 시점이 바로 지금이 아닌가 말이다.
프랑스에서 극우파를 막기 위하여 중도 보수만이 아니라 보수 우파까지 좌파 지향적인 인물을 지지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것이 진정 정당의 이익에 앞선 전체를 보는 시각일 것이다.
우리네 정당도 그만큼 성숙한 정치적 안목과 의식의 소유자들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지극히 비이성적인 제 밥그릇 챙기기와 자존심 싸움에만 만장일치 식 의견의 일치를 보이는 사람들을 우리 손으로 우리의 권리 대행자라고 뽑았으니 우리가 무슨 말을 하리오.
이번에야말로 편가르기, 색깔론, 지역주의, 학벌, 간판 등 모든 부정적 잔재를 청산하고 4년을 정말 안심하고 우리가 뽑은 이들에게 맡기고, 개인은 생업에 종사해도 안심할 수 있는 바른 일꾼, 올바른 역할 분담자를 뽑아야 하는 것인데 “몇 번이예요? ” 묻는 사람이 아직도 있으니 답답함이 더할 밖에.
그러기에 실천 의지를 머리가 아닌 발과 몸으로 직접 실행하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성경 말씀에 “믿음은 행함과 함께 일하고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케된다.”는 말씀이 있다. 즉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과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행동이 병행되지 않는 입만 무성한 空約의 정치가 이제는 정치판에서 사라져야 한다.
4년 동안 국민의 혈세로 제 배나 불리고 아무 일도 하지 않다가 정당의 이익 싸움이나 피터지게 하고 있는 구태에 젖은 정치모리배들을 이제는 국회에서 완전히 몰아내고 정말 시민과 함께 울고 웃고 발로 열심히 뛰어 실제로 실천의 열매들을 내놓는 일꾼다운 일꾼들을 우리는 뽑아야만 한다.
우리가 뽑을 국회의원들은 가만히 앉아 배에 기름끼만 채우는 머리와 가슴이 빈 웰빙족이 아닌 웰액팅을 지향하는 실천의 사람들이어야 한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어머니역의 이영란 교수는 존재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고 올바른 지향점을 향해 끊임없이 행동하고 발전하는 웰액팅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개인의 안일만을 위한 웰빙의 껍질을 깨고 실천하는 양심 웰액팅의 사람들로 진보의 발걸음을 옮길 일이다.
우리가 뿌린 희망의 씨앗에 누군가가 물을 주고 누군가는 벌레를 잡아주어 ‘건전한 사회’의 든든한 뿌리가 될 것을 기대하며 희망의 씨앗을 나누는 손길 모두는 즐거웠다.
웰빙이 아닌 웰액팅을 위하여!
북한산 정상에서 ‘바람(希望)의 딸’ 한비야의 바람(希望)을 듣다.
▲한비아씨 ©이명옥
걸어서 지구 곳곳에 바람을 몰아가던 바람(wind)의 딸 한비야가 바람(希望)의 딸로 진화를 선언하였다.
바람(希望)의 딸의 올해 바람(希望)을 북한산 정상에서 들어보았다.
여성 모두 아니 인간 모두가 자신의 틀 밖으로 나오길 희망하는 그이는 모두가 개인, 가족, 집단, 사회, 국가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진정한 지구촌 한 가족으로 정신적, 실제적, 시야와 삶의 반경을 넓혀가기를 함께 한 여성 모두에게 당부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이도 우물 안 개구리같은 시야와 사고로는 밖의 세상의 이슈와 상황을 알 길이 없다고 한다. 그 누구도 정말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절실한 문제의 진실을 알려 준 일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부분 아프리카 부채탕감 문제나, 기아로 굶어가고 있는 난민문제에 무지하거나 상관없는 일로 치부해 버린다.
그러나 다른 나라는 단순한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살아가야할 지구촌의 한 가족이다. 자신이 할 일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가 객관적인 눈으로 진실을 알리는 것이라며 팔레스틴이나 북한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곧 우리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을 안타깝게 역설하였다.
그가 인도적 구호단체인 월드비전(World Vision)의 긴급구호팀장으로 일하면서 현장에서 발로 뛰는 실무 담당이기에 현장을 다녀오면 더 당당하게 필요한 바를 밝힐 수 있는 언로가 열린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하였다.
현장에 꼭 필요한 실제적인 상황을 제대로 알려 생명을 살리려는 확실한 신념과 긴급한 상황들을 해결해가기 위해 머리가 아닌 실제 행동 강령에 돌입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성들이여, 깨어 문 밖으로 나가자!
그가 한 많은 이야기 가운데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다음과 같은 부분이다.
“정말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 가부장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은 여성이다. 실제적으로 난민촌을 다녀보면 난민을 먹여 살리는 사람도, 최소한의 굶주림만 해결되면 아이를 교육시키고 살리는 사람도 모두 여성들이었다” 며 “특히 한국의 여성들은 갈지 않은 원석과 같은 존재들이다. 한국이라는 울타리 밖에서 한국 여성은 상당히 인정받는 지도적 역량이 있다"고 하며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밝혔다.
첫째 한국 여성은 사리 분별에 밝다.
둘째 다른 나라의 역사, 문화, 사회 현상에 대한 심정적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
왜냐하면 한국은 현재 많은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아프리카, 중동, 북한의 어린이들이나 난민들이 겪은 유사 역사적 체험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란다.
우리도 일제 강점기, 6.25전쟁, 전후 유엔을 통한 구제의 기간과 IMF라는 긴 터널을 통과한 나라며 아직도 동족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지 못한 세계 유일의 나라다.
그러기에 한국 여성은 누구보다 심정적 이해가 뛰어나다고 한다.
그는 또 한국 여성들은 잘 연마하기만 하면 영롱한 빛을 발하는 귀중한 보석같은 존재들임을 자각시키며, 한사람 한사람의 의식이 깨이는 것, 한사람의 연대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것인지를 에티오피아의 속담을 예로 들어 설명하였다.
에티오피아 속담에 ‘거미줄도 모으면 사자를 묶는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에티오피아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짐승이 사자라는데, 그 무서운 사자를 약한 거미줄을 모으면 묶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연대의 중요성을 이보다 더 명쾌한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그는 다음과 같은 말로 자신의 바람(希望)을 마무리 하였다.
한거미줄, 한거미줄이 뭉치면 된다!
여성들이여! 바람(希望)의 딸로 바람(希望)을 나누며 살자.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사막을 횡단하는 지친 사람들의 갈증을 풀어줄 샘이 숨 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했던가? 보이지 않는 꿈을 보이는 실체로 만들어가는 바람(希望)의 딸의 사회적 유전자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전되어 큰 희망의 돌개바람이 일어날 것을 기대한다.
행동하는 양심, 그 고뇌하는 모습 앞에서
송두율 교수 변론 중 학술 분야를 맡아 변론했던 진선미 변호사는 송두율 교수 공판으로 다소 지친 표정이었다.
그는 학자들이 가지는 학자로서의 논리와 틀은 학자 자신의 자존심이기에 쉽게 깰 수 없는 것인데 그 학자의 학문적, 혹은 학자적 사고를 학자가 아닌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교묘한 방법으로 유도 심문하여 자신들에게 필요한 부분이나 단어만 강조하며 범죄시하는 상황을 무척이나 안타까와 하였다.
일부 의심가는 심증이 있지만 증거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내재적 접근법, 경계인 이란 말 자체가 그를 얽어매는 족쇄가 되고 있고 그에게 학자로서 회복하기 힘든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비수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학자로서 외길 인생을 살아오며 수십년 공들여 이룩한 업적을 한 순간에 비전문가인 누군가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것이 정당한 것일까?
항소중에 있는 송두율 교수 사건이 국가 보안법이라는 많은 이들이 수긍하거나 공감할 수 없는 법의 이름으로 혹은 검증할 수 없는 정치적 이념이나 사상이라는 고리로 열에 하나라도 그릇되게 한 인간을 희생시키는 도구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만에 하나라도 ‘푸로크루테스의 침대’처럼 자신의 틀에 맞추어 늘이기도 하고 자르기도 하기로 결정을 하고 시작을 한다면 살아남을 자가 없겠기에......
그러나 아직은 정의가 살아 있기를 바라며 법의 정의로운 부분을 신뢰해 보기로 한다.
신념 때문에 무료 변론하며 고뇌하는 행동하는 아름다운 양심에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보내는 그날이 오기를.
2004/04/12 [12:09] ⓒ브레이크뉴스
2004-04-13 20:16:31 / 211.219.9.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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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well being)이냐, 웰액팅(well acting)이냐?
아리스토텔레스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