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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것들은 놀 줄만 안다구요?
가족만큼 소중한 게 어디 있나요?
전철역 앞 우동 집에는 5명의 아주머니 들이 계시다. 한밤중과 새벽에 어김없이 볼 수 있는 한 젊은이가 유난히 눈길을 끈다.
그녀는 음식을 먹으러 들어가면 “어서오세요.” 라고 밝은 음성으로 시원스레 인사를 건넨다.
늦은 밤, 혹은 새벽일에 힘이 들어 퉁퉁 부은 얼굴로 시큰둥하게 손님을 맞을 수도 있는데 지금까지는 그런 퉁명스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어 편안한 마음으로 그 집을 드나들곤 했다.
처음엔 솔직히 그녀가 그냥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인 줄 알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녀는 석우동을 경영하는 주인의 딸이고 아직 학생이었다.
학생이 학과 시간을 피해 한밤중과 새벽에 나와 서빙을 하는 것은 쉽지 않으리라 여겨 우문을 던졌을 때 그녀의 대답은 의외로 솔직하고 명쾌했다.
“방학인데 어디 가고 싶지 않아요? 그 나이면 하고 싶은 일도 많을거고, 친구들과 어울려 쇼핑하고, 놀러 다니고 뭔가 소비만 하고 싶은 나이인데.. ”
“솔직하게 말해도 되지요? 저도 놀고 싶어요. 일이요? 안 할 수 있으면 더 좋지요.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지도 못하고, 컴퓨터도 못하고 불편한 게 많아요. 하지만 제가 안하면 엄마 혼자 너무 힘드시거든요. 엄마가 힘드는데 젊은 내가 어떻게 놀기만 하겠어요”
그녀는 분명 땀의 건강함을 아는 건실한 젊은이였다.
통금의 개념이 없어지면서 종착역 부근에는 24시 김밥집이나 심야 음식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없어지곤 한다.
특별 서비스 상품으로 800원짜리 김밥을 말아 파는 석우동은 비교적 꾸준하게 야간 손님들을 맞이하는지 밤샘 영업 방침을 지속하고 있다.
“ 일을 하면서 무슨 생각이 드나요? 귀찮다거나 억울하다거나 더 편하고 싶다는 생각 안 해 봤어요?“
“ 왜 안 해 봤겠어요. 친구나 내 감정도 중요하지만 제겐 가족이 더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컴퓨터를 하려고 몰래 피시방에 갔다가도 30분 안돼 되돌아오곤 해요. 이만하면 저 괜찮은 딸 아닌가요? 그런데도 울 엄마는 뭐라는지 아세요? 그동안 먹여주고 입혀 준 것만 해도 제가 오히려 엄마한테 늘 감사해야 한대요, 호호호 ” 호쾌한 웃음소리가 뒤따른다.
그녀를 보며 요즘 젊은이답지 않다는 생각은 어쩌면 어른의 틀에 맞추어진 어른들만의 생각일 수 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요즘 젊은이다운 것이 무엇이고, 어른다운 것이 과연 무엇일까?
결국 주변 환경을 탓하거나 풍속을 탓하는 것은 자기 관리에 실패한 사람들이 자기의 게으름에 대해 둘러대는 단골 레퍼토리나 핑계에 불과할 뿐이다.
모든 여건이 갖추어져 있음에도 무위도식하는 어른들, 자신의 욕망에만 이끌려 사는 통제 불능의 젊음들이 얼마나 많은가? 결국 모든 것은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 어떤 의지로 삶을
가꾸어 가느냐 하는 차이일 것이다.
카드빚을 갚아주지 않는다고 할머니와 어머니를 살해하는 대학생이 있는가 하면 가족의 소중함을 알기에 30분이나 1시간의 컴퓨터 게임의 유혹도 과감히 떨쳐 버리는 젊은이도 있기에...
손님의 인사 한마디가 제게 엔돌핀이예요.
“그럼 이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예요? ”
“ 음, 엄마한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 때요. 일을 하면서는
별로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잠시 생각하더니만 손뼉을 치며
“아, 보람을 느낄 때도 있어요. 손님이 음식이 맛있다면서 인사를 했을때요.
그 때 정말 피곤이 싸악 가시면서 기분이 좋아져요. 손님들의 인사 한마디가 제게 엔돌핀인 셈이지요. 그래서 전 손님들께도 꼭 인사를 빼먹지 않아요.
그런데 대부분의 손님들은 인사에 묵묵부답이예요.
손님들도 인사를 받으면 반갑게 응대를 해 주시면 좋겠어요.
인사하는데 돈 드는 것도 아닌데 안녕히 가시라고 하면 잘 먹었다고 하는 한마디에 기분이 정말 좋아지거든요.
“ 이거 정말 나오는 거 맞아요? 호호호 ”
그리고 그녀는 옆에서 졸고 있는 엄마를 깨워 들어가라고 채근하기에 바쁘다.
“내가 5시에 깨울테니 염려말고 주무세요. 얼른 들어 가시라니까요.”
그녀가 밤샘을 하고는 들어가 엄마를 깨우고 잘 모양이었다.
다음날은 아마도 새벽에 그녀의 엄마가 나와 있으리라.
그녀는 흔쾌히 사진 촬영에 응하며 여전히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다.
사람이 즐겁게 웃을 때나 기쁨을 느낄 때. 몸에서는 마약 물질 비슷한 환각 작용이 있는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한다.
그 성분은 사람의 고통을 감소시키고 세포를 활성화 시켜서 노화 방지에도 좋다고 했던 것 같다. 웃음은 전염성이 강해서 상대방까지 웃게 만드는 그 무엇이 있다.
그래서 一笑一小 요, 一怒一老란 말이 진실임이 과학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저런 젊은이들이 있는 한 우리의 미래에 ‘푸른 신호등 , 쾌속질주’ 란 희망의 메시지를 붙여도 무방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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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것들은 놀 줄만 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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