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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 월호
연말엔 내 몸 감사 이벤트를 준비하세요!
유명호의 내 몸 사랑하기
투박한 손에는 ‘마법사’, 불평 101가지였던 얼굴에는 ‘진주’… 평소 무시하고 부끄러워했던 신체 부위에 애정 어린 이름을 붙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불러주세요. 아름다운 새 생명으로 되살아납니다.
12월이라, 벌써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연말엔 누구나 몸과 마음이 분주해지는 시기지요. 송년모임은 왜 그리 많은지. 또 술과 음식은 왜 그리 넘쳐나는지. 차분히 한 해를 정리할 여유는 도통 찾기 힘드네요. 그게 다 욕심을 다이어트하지 못한 탓이랍니다.
연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할 음식 욕심부터 짚어볼까요.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는 송년모임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과식, 과음을 하게 되지요. 이를 줄이려면 한번 음식을 먹은 후 수저를 상에 내려놓고 다시 드는 습관을 들여야 해요. 수저를 들고 있으면 무의식중에 계속 음식을 먹게 되거든요. 식사 도중 남의 대화에 귀 기울이거나 즐겁게 대화에 참여하는 것, 음식을 조금씩 집어 오래 씹는 것 등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의외로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답니다.
또 너무 빡빡한 송년 스케줄은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어요. 사람 욕심도 과하면 몸에 안 좋거든요. 내가 없으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부터 버리세요. 한 해를 정리하는 연말, 내 몸과 마음부터 챙기고 사랑해야지요.
욕심 다이어트로 몸과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구요? 그렇다면 벌써 행복의 반은 시작된 셈이에요. 이제 나머지 반을 독점 공개하겠습니다. 이름 하여 내 몸 감사 이벤트! 올해는 특별히 내 몸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표현해보세요.
어떻게 하냐고요? 먼저 신체의 각 부위마다 이름을 붙여주는 거예요. 특히 아픈 부위, 평소에 무시하고 차별하고 자신이 없어 부끄러워했거나 감추고 싶었던 신체부위에 더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이름을 붙여주세요.
한 사람의 예를 들어볼까요. 어느 중학교 교사는 채식주의자인데 평소 과식을 해서 위를 가끔씩 괴롭게 만들기 때문에 자기 위를 채식주의자며 여성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이름을 따서 ‘글로리아’라고 부른대요. 자기가 존경하는 글로리아를 생각하면 위를 혹사시킨 것이 너무 미안해서 과식을 하려다가도 절제를 하게 된다는군요.
손은 ‘마법사’, 얼굴은 ‘진주’ 그런 식으로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이나 좋아하는 것으로 이름을 붙여주면 됩니다. 그러면 보잘것없어 보였던 신체 부위는 꽃이 되고, 별이 되고, 사랑이 되어 아름다운 새 생명으로 되살아나지요.
우리가 소홀히 했던 신체 부위일수록 더 많이 일하는 부지런한 기관일 경우가 많아요. 발만 해도 그래요. 우리는 평소 발을 얼마나 홀대하나요? 눈에 보이는 얼굴이나 손에는 많은 돈을 투자해 비싼 크림을 매일 듬뿍 바르면서 발에는 샤워 후 어쩌다 바르는 핸드 크림이나 보디 로션조차 인색하지는 않았나요? 사실 손보다 더 많은 영양이 필요한 건 건조한 발이랍니다.
매일 세수한 물로 대충 씻어내던 발을 정성스럽게 문지르다 보면 하루 종일 수고한 발이 얼마나 고마운지 저절로 알게 될걸요. 연말엔 꼭 비싼 크림을 발에 듬뿍 발라주며 감사를 표시하기! 잊지 마세요.
눈에 보이는 부분도 그런데 보이지 않는 신체 부위에는 얼마나 무관심했겠어요. 연말이 되면 위에 구멍이 생겨 한의원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술을 많이 마셔 위벽이 헐거나 구멍이 생긴 경우인데, 처음에는 금주를 하고 처방해준 약을 잘 챙겨 먹으라고 하면 유치원 꼬마 같은 얼굴로 “네 네.” 대답하고 돌아가는데 웬만큼 통증이 가라앉으면 또다시 폭음을 해 더 큰 구멍이 생겨서 오는 경우가 있어요. 절제를 못하는 것은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일 거예요.
평소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혹사당한 위나 간, 다른 소화기관을 생각해서 일주일에 단 하루만이라도 담백하고 소화 흡수가 잘되는 콩 제품, 생선, 야채 등으로 가벼운 식사를 하기. 온몸에 영양분을 골고루 소화시켜 나눠주는 소화기관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 이 또한 의미 있는 연말 감사 이벤트가 될 거예요.
욕심 다이어트와 감사 이벤트로 어느 해보다 멋진 연말을 준비하셨다구요? 멋진 당신은 역시 다르시군요. 행복한 연말 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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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꽁지머리 한의사 이유명호 선생은 건강교육가, 여성운동가로 우리 몸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아주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강연과 저술에 힘쓰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살에게 말을 걸어봐」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 등이 있다. 글은 이명옥 님(자유기고가)이 구술정리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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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엔 내 몸 감사 이벤트를 준비하세요!(해피데이스 12월호)
다 아시는 글이지만 한 번 더 소개 하고 싶은 셰익스피어의 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