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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비둘기 재활센터 최금란 원장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이명옥(mmsarah) 기자
▲ 재활 공동체 비둘기집 현판.
ⓒ2004 이명옥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5~4번지에는 성인정신지체 장애자들의 재활을 돕는 비둘기 재활센터(www.bidulgy.com)가 있다.
현재 재활센터에는 40여명 가량의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재활에 필요한 제반 도움을 받으며 센터를 이용한다.
25년 전 ‘비둘기 재활센터’는 ‘비둘기 교실’이라는 이름의 정신지체 장애인들의 재활을 위한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원장 최금란씨는 장애자들에 대한 관심이 전무 하다시피 하던 25년 전 대학생 자원봉사자로 그곳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봉사경력 25년, 상근직으로 근무한지 10년이 넘는 지금도 원장 최금란씨는 자신이 하는 일을 직업이라 부르는 것을 몹시 껄끄러워한다.
▲ 비둘기집 최금란 원장
ⓒ2004 이명옥
“사실 이 일을 봉사라거나 직장이라고 부르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지요. 처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지금은 봉사 겸 직업이 되었네요. 이 일은 전공자이기 때문에, 혹은 특정 봉사자만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함께 나누어야 하는 일입니다.”
23년이나 된 재활센터가 상근직원 한 명 없이 오직 자원봉사자들과 후원금에 의지해오다 작년에야 겨우 정부 보조금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직원 한 명 없이 오직 자원봉사자들에게 의지하던 비둘기 집에 현재는 전문과정을 마친 사회복지사, 직업재활교사, 사회재활교사, 등 상근 직원 6명이 전문적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인들의 재활을 구체적으로 돕고 있다.
비둘기 재활센터에서는 20세에서 40대 후반까지의 성인정신지체장애자들이기에 학습적인 교육과정보다는 사회인으로서의 사회성 기르기와 사회적응능력 기르기, 대인관계, 직업, 등 경제적 발판 만들어 주어 신변자립을 하는 일에 더 신경을 쓴다.
사회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장벽이 높아 취업 등 경제적 기반이 미약하고, 주거 마련 문제, 반려자를 얻어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 등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중요한 권리마저 박탈된 삶을 보는 직원들의 마음은 늘 안타깝기만 하다.
그들도 보통 사람들과 똑같은 성정을 지닌 사람들이기에 보통사람들이 추구하는 삶에 대한 갈망은 남들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기에 포기해야 하거나 못하는 일들이 너무 많은 것이 최 원장으로서는 안쓰럽기만 하다.
가족들에게도 거의 방치된 상태로 밥상에 밥 한 그릇 더 얹어 놓고 덤으로 사는 듯한 대접을 받는 그들이 비둘기 재활센터에 와서 비로소 대인관계를 통해 사회성이 길러지고, 티 없이 밝고 환한 모습을 보여 줄 때 최 원장은 보람을 느낀다.
그들도 취업을 하기는 한다. 일거리라고 해야 포장, 전자제품 조립, 하역 등의 단순일거리가 전부지만 그나마 취직이 쉽지도 않다. 그래도 어쩌다 취직이 된 이들이 보람차게 일을 하고 첫 월급을 타서 자그마한 선물과 삐뚤빼뚤한 글씨의 카드를 들고 인사를 올 때 가슴 가득 보람이 느껴진다고 한다.
재활센터에서도 볼펜 조립작업, 사탕 포장작업, 등의 일을 하청 받아 자원봉사자와 부모들, 장애인들이 모두 힘을 합쳐 한 달에 1인당 1만 여원 정도의 수고비를 벌고 있다. 그나마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의 수고와 노력의 대가지만 6개월에 10~15만원 정도의 적은 돈이나마 각자의 통장에 넣어 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한다. 그들은 오전 9시쯤 센터에 와서 오후 3시쯤 퇴실을 한다.
요즘은 돌아갈 가정이 없는 장애인들을 위해서 공동생활 과정인 그룹 홈도 운영하고 있다. 그룹 홈에서는 장애인 4명당 지도교사 1명이 함께 생활하는데 오후에 생활장으로 돌아가 저녁 시간을 지낸 다음, 다음날 센터에 출근해서 오전 오후 시간을 보내게 된다.
최 원장은 35년이나 된 낡은 센터 시설이 장애인들의 특성에 맞는 기구도 설치된 건물로 지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현재 일반 양로시설도 턱없이 부족하기에 장애인을 위한 양로시설은 전무한 상태이다. 현재 센터에 수용되어 있는 정신지체 장애인들은 대체로 나이가 많다. 장애인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면역성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노화가 빠른 편이다. 노령화된 장애인들을 위해 의료시설이 보완된 장애인을 위한 양로시설이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최 원장의 꿈은 어찌 보면 너무나 소박하고 당연한 것이 아닐까?
▲ 중복장애우면서 뇌졸증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수발하며 사는 임유정씨의 사진
ⓒ2004 이명옥
그는 마지막으로 장애자들을 보통사람들과 다른 사람들이 아닌, 똑같은 사람으로 대해주고, 마음의 눈으로 봐줄 것을 당부했다.
“그들이 외모가 아름답지 않을 수 도 있습니다. 처음엔 거부감이 들 수도 있을 거구요. 하지만 그들은 외계인도 아니고 특별한 사람들도 아닙니다. 우리랑 똑같은 사람들인데 다만 신체나 정신에 약간의 장애를 가졌을 뿐이지요.
자신도 중증의 장애이면서 뇌졸중으로 쓰러져 불구의 몸이 된 어머니를 위해 밥이며 빨래 전화 심부름까지 하며 병 수발을 도맡아 하는 장애우를 볼 때 그들에 대한 편견만 벗어버린다면 나누며 살 수 있는 부분이 얼마나 많아질까 생각을 해 본답니다. 임유정씨의 표정을 보세요. 얼마나 순수하고 맑습니까?
그는 가난, 어머니 병수발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꼿꼿하고 밝은지 모릅니다. 결국 장애인들이 얼마나 빨리 사회적응능력을 길러 더불어 살 수 있는가는 비장애인들의 의식이 얼마나 빨리 전환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지요. 이제 새해에는 제발 장애우를 바라보는 편견의 색안경은 저 멀리 던져 버리세요.“
대자보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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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외계인이 아니랍니다(오마이 뉴스)
작년과 변함없이 세심한 배려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