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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치료가 기적을 만들었다
10~11일, 이대 음악치료 전문과정 워크숍 열어
이명옥(mmsarah) 기자
'시작'이라는 말에 눈물 흘린 어머니
정상적인 발달 과정을 거치는 아동들이 '엄마'나 '맘마'로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하는 것과는 달리 그의 첫 소통언어는 '시작'이라는 단어였다.
신음소리 같은 '음'이나 팔꿈치를 건드리는 것이 유일한 의사소통 방식이었던 한 자폐아가 1개월간 음악 치료를 받은 후 말을 해 아이의 엄마는 감격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처음 치료실에 왔을 때 팔을 툭툭 건드리거나 '음' 같은 단발마적인 괴성이 유일한 의사 표시였던 아이에게 음악치료 전문가 김군자 교수는 실로폰을 건네주고 '도, 미, 솔' 세 음에만 커다랗게 표시를 해 놓았다.
김 교수가 "시작"이라는 말과 함께 피아노를 치면 아이는 자기 멋대로 실로폰을 두드려댔다.
한달쯤 지나 어느 날 김 교수는 실로폰 채를 쥐고 있는 아이를 보고도 아무런 말도 건네지 않고 피아노도 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아이가 먼저 실로폰을 치기 시작할지 "시작"이라는 단어와 함께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면 따라할지 궁금했던 것이다.
그러나 예상 밖의 놀라운 사건이 일어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아이는 아무리 기다려도 김 교수가 "시작"이라는 말을 하지 않자 갑자기 자기의 입으로 "시작"이라는 단어를 말한 것이다. 아이의 엄마는 10년 만에 처음 들어보는 "시작"이라는 아이의 말에 기쁨의 눈물을 한없이 쏟아냈다.
이제 김 교수가 악기를 주고 가만히 있으면 아이는 자신이 먼저 "시작"이라는 말을 한다. 어서 시작하라는 소통의 표현인 것이다. 그 단어를 시작으로 아이는 김 교수가 노래를 부르다가 "달달 무슨"하고 멈추면 아이는 '달' 이라는 단어를 발음한다.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한 것이다.
위 사례는 지난 10일 용인 스카이펜션에서 열린 이화여자대학교 음악치료 전문과정 워크숍에서 발표된 것이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상담이나 외과적, 물리적 처치로 해결할 수 없는 많은 정신적 갈등을 언어와 국경, 인종의 장벽을 초월한 글로벌 소통의 도구인 음악을 통해 치유하는 것이 음악치료법"이라며 "현재 서양음악과 형식이 음악치료에 사용되고 북, 장구, 오재미, 쌀조리 등 일부 한국적인 것이 활용되고 있지만 사실 굿거리, 마당극에서 사용되는 음악적 요소는 치료의 극치이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최고의 치료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악을 음악치료에 적용한다면 서양의 정신 분석과 비교할 수 없는 탁월한 효과를 거둘 것을 확신한다"며 "국악을 전공한 사람이 국악을 음악치료에 적용해서 세계 최고의 음악치료법을 개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음악치료에는 다양한 악기 외에도 오재미, 쌀조리 등의 놀이기구가 보조 기구로 활용된다.
자폐아들은 인간관계를 잘 맺지 못하지만 사물은 만지는 특성이 있다. 그들에게 악기를 주면 악기를 두드리며 나는 소리에 흥미를 가지면서 악기와 관계를 맺는다. 악기를 통해서 다른 사물을 접촉하는 방법을 배우고 소리와 치료사의 음악과 만나면서 음악적 대화가 시작된다.
치매로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진 노인들에게는 어릴 적 기억을 더듬을 수 있는 오재미, 쌀조리 등을 활용한다. 자폐아들의 어휘력 증진, 자신감 회복, 사회성 향상, 폐활량 증가, 치매 환자들의 퇴행된 기억력 증진, 공격성이 줄어들기 등 여러 가지 임상적 효과를 거두고 있는 음악치료법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치료법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병원의 장애아, 치매 노인들, 정서 불안으로 인한 조울증, 알코올 중독 환자 등 다양한 환자들에게 음악전문치료사가 실행하는 음악치료요법이 활용되고 있다.
음악심리치료란?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용어인 음악치료는 이미 여러 대학병원에서 실행되고 있는 전문 치료의 한 분야이다.
음악치료란 음악을 통한 심리치료의 방식으로 분석치료, 대상관계치료, 게슈탈트(총체적 형상을 통해 사람의 내면의 문제를 직시하는 것) 등 전문화, 세분화 되어 있으며 대학원 석사과정이나 평생교육원의 전문 치료사 과정을 거쳐 자격증을 취득하면 특수시설, 병원, 복지시설 등에 취업이 가능하다.
음악치료에 악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악기가 주는 위로, 성취감, 만족감, 신체 활동을 통한 혈압, 호흡, 맥박 등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효과 때문이다. 음악의 여러 요소 중 특히 리듬이 신체의 리듬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주는데 커다란 효과가 있다.
음악의 또 다른 장점은 인간의 무의식 가운데 숨겨져 있던 가능성을 짚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건강한 음악을 들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조언한다. 마이너보다는 메이저 곡이, 클래식이 팝 뮤직보다 건강한 음악이다.
클래식에서도 정리정돈이 잘 된 음악이 인간의 생체에 더 맞는 음악이다. 신체의 맥박, 혈압, 호흡에 가장 잘 맞는 음악이 가장 건강한 음악에 가깝다. 미국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6개월 동안 클래식을 들은 그룹과 록 음악을 듣는 그룹과 비교를 하니 클래식 음악을 들은 그룹이 성적, 키, 몸무게가 현저하게 증진되었고 록 음악 그룹은 현저히 수치가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왔다.
생리적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정리정돈이 잘 된 음악을 들어야 한다. 청소년들은 생리적 변화시기이고 탈출구를 찾기 때문에 리듬을 깨는 강렬한 음악을 좋아하지만 지속적으로 듣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와 같이 음악은 인간의 실체와 그림자만큼 인간에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음악치료 전문과정 워크숍 과정을 통해 음악 치료가 무엇인지 알아본다.
1. 자신의 소리찾기(Vocal Improvisation and discussion)
소리를 증폭시키기도 하고 그 소리가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소리를 창조하기도 하고 자기 소리가 어떤지, 그 소리를 찾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언어가 창조되기 이전 처음 소리 즉 자기 본질의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어떤 소리를 들으면 그 소리를 증폭, 변형, 자기만의 소리를 고집 할 수도 있고 다른 소리와 더불어 갈 수도 있다. 그 과정을 통해 본질적 소리의 경험을 해보기를 바란다.
현대인은 자기 소리를 듣지 않고 자기 소리를 인지하지 않고 산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하며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들으면서 자신감, 다양성, 표현력 증진, 소속감, 집단 응집력이 생긴다. 심리 그룹치료에서 응집력은 상당히 중요한데 보컬은 응집력이 금세 형성된다. 성악 전공자들에게 주로 사용되는데 음악치료에서는 청소년과 성인치료에 많이 활용한다.
2. 핸드벨 플레이(Resonator Bell play and Art Therapy)
각 사람에게 핸드 벨을 나누어 주고 한 사람이 나와 즉흥적으로 지휘를 한다. 서로 얼굴을 바라보면서 연주를 하므로 상호작용을 통해 친밀감이 형성된다. 지휘하는 사람은 자신감이 생기고 협동심도 길러진다.
위와 같은 학습을 통해서 치료사가 먼저 치유과정과 자아 발견, 자아 정체성 등 자신을 아는 작업과 상대를 배려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와 숙명여자대학교를 비롯해 6개 대학의 석사과정이나 평생교육 과정에 음악전문치료 커리큘럼이 들어 있다.
특히 이화여자 대학교 평생 교육원의 음악치료 전문과정은 올해 1기로 모든 과정을 마치면 음악치료 준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이대 음악치료 전문과정 박주중 과대표
▲ 박주중 과대표
이화여자대학교 음악치료 전문과정의 과대표인 박주중씨를 '음악치료 전문과정 워크숍'이 있었던 지난 11일 만났다. 그는 현재 한방벤처기업 주식회사 하니로의 대표로 국내 최초로 음악치료 베드를 개발해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음악치료 전문 과정과 관련 "현대인들은 음악에 대해 이론적으로 필요성을 인식하는 만큼 관심 있게 음악을 듣지는 않는 것 같다"며 "나는 우연히 음악을 접하면서 음악이 지닌 효용성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사업 때문에 음악치료라는 것에 접근을 했는데 치료효과에 대한 많은 데이터를 보고 나선 신비감도 들고 왜 이제야 알았을까 하는 후회와 자괴감도 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체질인데 음악을 접하면서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며 "의약적 접근보다 자연의 소리, 음악 등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한 방법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나는 음악을 비즈니스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접목할 수 있을까 연구하다가 베드시스템을 개발했다"며 "두 차례 정도 연구 발표를 했는데 음악치료사들이 광범위하게, 또 효율적으로 환자에게 접근하는 방법으로 베드시스템이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명옥
2005-06-1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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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치료가 기적을 만들었다 (오마이 뉴스)
봄꽃향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