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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헤이리에서 열린 '명상, 소리, 퍼포먼스의 어우러진 만남'
이명옥(mmsarah) 기자
침묵, 소리, 몸짓이 만나 우주아를 이루다
티베트 불교의 텐진 팔모 스님, 이스라엘의 전통 유대교 '보이스 퍼포머(voice performer)' 루트 비더 메이건, 개신교 목사며 퍼포머인 현경 교수가 펼치는 '명상, 소리, 퍼포먼스의 어우러진 만남'이 7월 2일 예술마을 헤이리의 'Lee & Park 갤러리'에서 있었다.
그들은 월경하는 여성들의 금단 구역을 여성성 안에 내재한 진정한 힘과 용기와 지혜로 깨뜨려 버리고, 자신들이 여성이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여기는 많은 여성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살아있는 교과서가 되고 있다.
그들과 함께 자아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하는 동안 여성들은 세상의 금기를 향해 도전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첫 단계] 말씀 명상(텐진 팔모 스님)
우리가 잘 아는 '여자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라는 책의 저자 텐진 팔모 스님은 여성의 몸으로 히말라야 동굴에서 12년간 홀로 수행하며 깨달음을 얻어 서양 여성으로는 최초로 티베트 불교의 계를 받아 영성에 성의 금기가 없음을, 월경하는 여자도 분명 붓다가 될 수 있음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여성성은 영성개발의 최대 강점"
그는 말씀 명상을 통해 우리가 선 곳은 어디인가, 우리는 누구인가. 집착을 가져오는 자기안의 욕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해 설법을 펼쳐 나갔다. 그는 설법을 통해서 행복의 조건은 외적인 것에 있지 않고 내적인 자아가 어떻게 느끼고 반응하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즉 자신이 마음에서 모든 것에 감사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는 순간 머리 속의 부정적인 생각이 빠져 나가며 긍정적이고 행복한 에너지로 가득 채워진다는 것이다. 결국 행복의 조건은 외적인 환경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마음을 얼마나 잘 다스리고 상대방의 행복을 구해주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을 위해 사는 삶이 행복의 전제 조건이 되기 위해서는 여성의 특질인 관용, 친절, 부드러움, 자비, 배려, 베푸는 마음, 오래 참음을 늘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성은 약점이 아니라 영적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최대의 강점이 되는 셈이다.
그는 세상의 변화를 주도해 가려는 여성들에게 그들이 지닌 여성의 특질을 마음껏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원수를 사포삼아
마음에서 도저히 용납 할 수 없는 미운 상대를 만났다면 당신들은 어찌 할 것인가? 그는 자신을 찌르고 고통을 가져다주는 상대에게 오히려 감사하라 가르친다.
자신을 괴롭히는 상대는 자신의 거칠고 모나고 울퉁불퉁한 면들을 매끄럽게 가다듬는 영성을 개발하는데 가속을 붙여주는 고마운 존재라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러니 영적으로 더 깊이 성장할 기회를 제공한 상대를 만난 기회를 놓치지 말고 상대로 인해 상처 받지 말고 오히려 자신을 가다듬을 영적 성장의 시간으로 삼으라고 가르친다.
거친 나뭇결을 매끄럽게 다듬으려면 비단이나 면이 아닌 사포가 필요하듯 덜 다듬어진 영성을 가다듬기에 가장 적합한 상대가 자신의 약한 부분을 건드리는 상대인 것이다.
자, 이제부터 이렇게 외쳐라.
날 괴롭히는 그대여!
그대는 나의 사포다.
나를 최고의 아름다운 영혼으로
가다듬어 줄 그대를 만난 것은
내게 절호의 기회다.
나 그대로 인해
울퉁불퉁 불거져 나온 자아를
비단결보다 더 매끄럽게 가다듬으리.
나 더 이상 그대로 인해
상처받아 피 흘리는 일은 없으리.
다만 아름답게 다듬어질 뿐.
그는 호흡명상을 통해서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의 자신의 내면과 만나는 훈련을 통해 마음의 흐름을 간파하며 더 나아가 마음을 초월한 더 깊은 정신세계의 평안을 맛보라고 한다.
현재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기위해 특별한 공간적 시간적 제약을 받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면 길을 가든, 일을 하든, 운전을 하든 자신의 호흡을 통해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흐름을 가만히 느끼며 마음에 흐르는 감정들을 들여다보면 평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 지금부터 시작하라.
[두 번째 단계] 소리 명상(루트 비더 메이건)
생명이 잉태되고 탄생하는 고통과 환희의 송가
불경한 피를 흘리는 여자는 거룩한 성전에 들어갈 수 없으며 거룩한 노래와 기도를 올릴 수없다며 침묵을 강요했던 유대교의 금기를 깨고 잃어버린 여성의 목소리를 부활시킨 이스라엘 보이스 퍼포머(voice performer)인 루트 비더 메이건( Ruth Wieder Magan)은 생명의 모태인 우주적인 여성의 소리를 통해 자기 안의 신성과 조우하도록 만든다.
그가 내는 소리를 듣는 순간 절정의 순간에 여성들이 내지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한 가지는 생명의 잉태를 꿈꾸며 사랑을 나누는 남녀가 절정의 오르가즘을 느낄 때 지르는 환희의 송가.
또 하나는 소우주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열 달 동안 자라온 귀한 생명이 세상과 만나려는 순간 어머니들이 지르는 환희와 고통이 합쳐진 산고의 소리였다. 그 순간 그 자리에서 잃어버린 목소리의 부활을 목격한 모두는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는 소리는 형체를 구체화 시켜 공간과 시간, 소통의 끈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 말한다. 누군가 '아'라고 소리를 내는 순간 자신의 입안에 공간이 만들어지고 소리의 파장은 공간을 흔들어 깨운다. 공간과 시간의 창조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아'는 하늘의 소리이고 '오'는 땅의 소리, 어머니인 대지의 소리라고 한다. 대지의 음성인 '오'가 하늘의 소리인 '아'와 만날 때 완전한 우주가 창조되고 너와 나의 관계음인 '에'를 통해 서로에게 소통을 꾀한다고 한다.
모든 제의에는 신을 감동시키는 노래가 필요했고 고대 제사의식에는 다산을 기원하는 생명에의 염원이 깔려 있었음을 기억할 것이다.
▲ 소리 퍼포먼스 중인 메이건
ⓒ2005 이명옥
빼앗긴 목소리를 찾아서
그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신에게 올리는 기도와 노래는 여성의 것이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생명을 키우고 세상에 내 보내는 어미의 노래가 곧 신성과 만날 수 있는 가장 거룩하고 아름다운 송가이기에….
이제 여성들이여.
생명을 배태하는 기쁨을 노래하는데
부끄러워 하지마라.
탄생을 축복하는 고통과 환희의 순간에
세상을 향해 내지르는 소리를
마주잡은 손을 통해 그대들의 남편들도
함께 느끼게 하라.
[세 번째 단계] 달빛 명상(현경 교수)
광기어린 시간들을 살아오면서
개신교 목사, 퍼포머인 현경 교수는 자신을 가리켜 미친년으로 사는 즐거움을 아는 여자라고 표현하기를 서슴지 않았다. 세상은 그녀처럼 변화시키려는 미친 열정을 지닌 자의 몫일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그를 보며 해본다.
그는 "요즘 한국에서 아주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이제 한국도 나를 정상이라고 봐 줄 만큼 의식의 전환이 일어났다는 사살이 너무나 기쁘답니다"라며 자신의 즐거운 심정을 이야기했다.
몸과 마음이 하나, 물질계와 정신계도 하나
그는 달빛 명상을 마무리 하며 서로를 축복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먼저 우주를 상징하는 커다란 원을 만든 후, 양손 가득 우주의 온 에너지를 모아서 하늘을 축복하고 땅을 축복하며 옆 사람을 축복한다.
그 다음 오른손에는 자기 안의 모든 물질적인 요소들을 담는 다 생각하고 왼손에는 자신의 정신과 마음을 담아서 두 손을 합친다.
그의 축복의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지금까지 물질과 정신이 분리된 채, 살아왔어요.
바로 그것이 우리의 영적 성장을 방해하는 최대의 걸림돌이었지요.
몸과 마음이 하나이듯 물질과 정신은 하나여야 합니다.
절대로 분리시키지 마시고 편안히 돌아가세요.
부드러운 여성성이 단단한 금기를 깨고 새로운 우주를 창조하는 순간이었다. 거기 모였던 모든 이들이 합일된 우주를 가슴에 품고 돌아갔으리라. 그리고 곧 그도 우주가 되려는 부드러운 혁명의 대열에 동참하기 시작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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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진 팔모 스님은 서양 여성 최초로 티벳 불교의 계를 받았으며 현재는 영적 깨달음을 추구하는 여성들을 돕기 위해 '동규 갓찰 랑' 수도원을 설립하여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7월에 불교여성 개발원 주최 '법과 사랑의 나눔' 강연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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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벽을 깨뜨린 여성들을 만나다
'세상읽기와 논술'과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