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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은 당당하고 아름다웠다
세계시민기자포럼2006에서 만난 세계 여성들
이명옥(mmsarah) 기자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열린 제 2회 세계시민기자포럼 참가 소감은 한마디로 "오 놀라워라!"였다. <오마이뉴스>가 뿌린 그 작은 씨앗이 인터넷의 변환 속도만큼 빠르게 자라 속이 꽉 찬 배추처럼 익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포럼 내내 들어야했던 공포의 영어와 엉덩이가 무를 정도의 빡빡한 일정동안 내가 만난 글로벌 여성시민기자들을 통해 본 희망과 도전을 전해 주고자 한다.
*의식의 베일을 벗은 그녀, 릴리 율리안티(인도네시아)
포럼 기간 내내 머리카락이 드러나지 않도록 스카프를 둘러 쓴 여성이 수시로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릴리 율리안티(인도네시아)는 스카프만으로도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예상대로 무슬림이었다. 인도네시아의 종교 분포는 이슬람(87%), 기독교(6%), 가톨릭(3%), 힌두(2%), 기타(2%)로 무슬림이 주를 이룬다.
2002년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에 일으킨 '발리 나이트클럽 폭발 사건'으로 그녀는 공항에서 입국조차 거부당하는 차별과 수모를 겪었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그녀가 의식의 베일을 벗어던지게 만든 불씨가 되었고 그녀는 <오마이뉴스>를 만났다.
<오마이뉴스>에서는 보통사람들의 목소리에 실린 진실이 그대로 묻히거나 왜곡되거나 사장되지 않을 것이란 확신 때문인지 그녀는 포럼 내내 진지했다.
다른 무슬림 나라와 달리 여성의 정당한 권리는 인정된다는 인도네시아지만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의 맏딸인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한때 국민의 절대 지지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대통령이 될 수 없었다.
아직도 여성은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여름에도 스카프를 쓰고 다니는 나라, 그 인도네시아 여성의 가슴에 작지만 뜨거운 불꽃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오마이뉴스>라는 거대한 불길도 결국 성냥 한 개비에서 시작됐다는 진실을…. 진실에 눈뜬 여성 릴리는 이미 의식의 베일을 벗어던진 자유로운 영혼이 아니던가!
*아오자이에서 본 자긍심, 호야 티 트란(베트남)
하노이에서 텔레콤 회사의 광고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호야를 본 순간 95년 호치민에서 만난 하얀 아오자이를 입은 여학생 무리가 떠올랐다. 그리고 얼마 전 베트남 여성은 노예가 아니라며 아오자이를 성적인 의미로 왜곡시키지 말라던 절규가 더불어 떠올랐다.
베트남 여성들에게 아오자이는 단순한 전통의 의미를 넘어선 그들의 정신이 담긴 옷이다. 여성의 자부심, 전통, 문화, 프랑스 점령과 베트남 전쟁의 아픔까지 그들 삶의 모든 것이 담긴 아오자이는 자긍심 높은 베트남 여성들을 닮았다.
자신의 의지대로 온갖 출국의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세계 시민기자의 일원이 되길 갈망했던 호야에게서 아오자이에 담긴 베트남의 정신을 보았다.
모든 베트남 여성들이 아오자이의 자긍심을 되찾을 그날을 위해 그녀 호야가 불꽃을 당기는 것은 아닐까?
*파리와 서울의 만남, 끌레르와 서명숙 본부장(프랑스/한국)
여권의 색깔조차 차별화하고 의도적으로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나라, 프랑스에서 아들과 함께 온 끌레르 울리쉬는 이름 끌레르 만큼 밝고 맑은 미소가 인상적이었다.
포럼을 마친 만찬자리에서 서명숙 본부장을 만난 그녀를 한 컷!
환송만찬이 열린 '한국의 집'의 아름다움에 취해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찾아 헤매던 끌레르는 여느 한국 엄마와 다를 바 없었다.
구면인 듯 시종 미소를 잃지 않고 반갑게 대화를 나누는 파리지엔과 서울의 뉴스게릴라본부장 역시 자매들처럼 친근해 보였다.
어쩌면 <오마이뉴스>가 끝까지 붙들고 가야 할 화두는 바로 그것이 아닌가 싶다. 최첨단 인터넷 매체를 통해 회복해내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예의.
*진정한 도전의 기회를 준 수잔 드파이프(미국 백펜스 CEO)
개인적으로 이번 포럼을 단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청출어람'보다 저 적절한 표현은 없을 것 같다.
단지 1년 사이에 <오마이뉴스>를 모델삼아 이스라엘, 미국, 덴마크 곳곳에서 뿌리 내린 시민 저널리즘의 발전과 안착 속도, 틈새를 겨냥해 적절하게 파고 든 전략은 참으로 놀라웠기 때문이다.
발표자 중 유일한 여성 CEO였던 수잔 드파이프는 시민 참여형 온라인신문인 백펜스(Backfence.com) 사장 겸 공동창업자라고 한다.
'백펜스'는 미국 전역 독자들의 기고로 구성된 하이퍼로컬 커뮤니티 사이트로, 사용자가 직접 컨텐츠를 만들어 낸다는 것과 지역 중년층의 욕구를 간파하고 그 연령대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것이 성공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면 희망은 손닿을 수 없는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에 가장 필요한 것을 해결하는 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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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은 당당하고 아름다웠다
글 잘 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