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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감독의 열의를 봐서라도 예의상 봐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봤다.^^;;
감독의 생각을 화면과 대사로 너무도 상세히 설명하는지라 좀 지겨운감이 있었지만,
영화 덕분에 이런 저런 생각들을 끄집어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어차피 살해당할 명성황후였다면 국모답게 대례복을 입고 궁궐의 한 가운데서 일본놈들을 매서운 눈빛으로 호통을 치며 의미있는 죽음을 맞아주기를........
나라를 빼앗기는 비통함 가운데서도 황제의 비범함을 발휘하여 가짜 옥새를 만들어내어 후세를 내다보는 예지적 안목이 있기를 바라는......
외세에 의지하며 국가의 안위를 생각하는 척하는 간신배들을 한 번에 날려주기를......
은근과 끈기로 고수가 된 사학자가 일본의 사악함을 한 방으로 날려보내기를.....
그러나 현실은 100년 전 그때와 다르지 않음을 고종황제와 대통령의 모습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지금의 대한민국 대통령과 국민이 100년을 내다보는 지혜를 갖추기를 바라는 감독의 우려와 애국심이 돋보이는 영화였다.
한동안 김진명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읽으며,
그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기를 얼마나 바랬던가.
일본이 허튼짓을 할라치면 가소롭다는 이 지긋이 눌러줄 수 있는 세련되고 강력한 힘이 있기를
그 얼마나 바랬던가.
그래서 김진명의 소설을 줄줄이 읽으며 '나부터, 내 주변부터......'라는 의지를 굳혔었다.
강우석 감독도 그런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으리라.
그러나 영화가 끝나면서 승리감으로 뿌듯해야하는데 허탈하다.......
우리 국민성과 지도자들에 대해 긍지가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과거를 돌이켜보자.
국채보상운동을 벌이고,
금모으기운동을 벌였으며,
붉은악마들이 온나라를 물결치게 했던저력이 있는 우리 대한민국이다 !!!
100년을 내다보고 준비한 멋지고 지혜로운 조상들로 남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깨어야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안성기대통령과 문성근총리의 대화가 소크라테스와 트라시마코스의 대화내용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면 대단히 문화교양적인가?ㅎㅎㅎ
영화를 보고나서 12시가 넘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남편과 애국심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헐리웃영화처럼 화끈하고 파괴력 있으며 속도감이 있지는 않았지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영화가 끝나고 2시간 이상 충분히 흥분할 수 있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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