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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주인은 자신, 몸 협동조합을 만들라"
2006 ‘여성의 몸’에 관한 포럼 '여성의 몸을 말한다'
이명옥(mmsarah) 기자
2006 '여성의 몸'에 관한 포럼이 '몸지향적인 사회에서 여성의 몸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9월 6일 오후 국가인권센터 배움터에서 문화세상 이프토피아 주최로 열렸다.
이프토피아 박옥희 대표는 "문화라는 이름의 유행이나 트렌드에서 왜곡돼 보여지는 여성의 몸과 외모에 대한 이미지를 페미니즘적 시각만이 아닌,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보고, 진지한 담론의 장을 펼쳐 보이고 싶었다"며 포럼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날 포럼은 김영옥(한국여성연구원) 교수의 '몸지향적 사회에서의 여성의 몸,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 발제에 이어 오숙희(방송인·여성학자)씨의 '나는 진정 내 몸의 주인으로 살고 싶다', 유지나(동국대 영화학과) 교수의 '씨네-바디로서 여성의 몸', 이나미(정신과 전문의)씨의 '소외되는 몸, 소외되는 인간', 진선미 변호사의 '법과 여성의 몸'이라는 제목의 분야별 발제가 각각 이루어졌다.
김영옥 교수는 발제를 통해서 지난 수년간 학생들과 함께 몸에 대한 한국인들의 시각을 연구하면서 희망보다는 실망과 좌절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김 교수는 "철들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몸 관리를 하는 세상"이라며 "10대부터 70대까지 사회가 요구하는 몸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철저히 관리를 하는 20%와 관리하지 않는 80%의 두 그룹만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현대는 '주어진 몸'과 '성형이나 다이어트 등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몸'을 생존의 도구로 삼아 멋지게 살아 남으려면 '몸값'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 사회에 만연해 있다"면서 "획일화된 몸 지향적 사회를 벗어나기 위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몸의 지향성을 드러내야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며 발제를 마쳤다.
여성을 자기 검열대에 세우는 몸 지향 사회
오숙희씨는 "눈을 빼앗기면 영혼을 빼앗기는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 후, "그 눈을 자본주의와 가부장제가 어떻게 왜곡하고 있으며 여성들은 어떻게 그 왜곡을 극복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예쁘고 날씬한 것이 건강한 것이다'를 지향하는 사회가 여성들을 자기 검열대에 세우고 '이 몸을 가지고 사느니 차라리 죽고 싶다'라는 비관을 하게 만든다"면서 "몸의 주인인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고 '몸협동조합'을 만들어 다양성과 건강성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문화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유지나씨는 "성적 이미지를 확대 재생산하는 일부 영상들을 보며 차라리 영화가 없었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한 스크린쿼터와 FTA 영화의 할리우드 화를 꼬집으며 "문화속국과 식민지화, 문화로 포장된 남성 구조가 만든 유행에 여성의 이미지가 끊임없이 왜곡·변형되고 여성들이 그 현상에 자동 편입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나미씨는 "매력적으로 보이려는 것은 여성만이 아닌 인간 모두의 본능이다"면서 "하지만 건강한 몸을 성형수술로 리모델링 하는 것은 중독성이 있어 지속적으로 수술을 하게 된다. 아무리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어도 정신이 건강치 못하면 아름다움이 발산되지 않는다. 정신이 건강하면 몸도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꿀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성형 수술의 후유증은 50∼60대에 심각하게 나타나 심하면 프랑켄슈타인을 연상하리 만치 흉한 모습의 변형을 가져온다"며 "성형 수술에 신중을 기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진선미 변호사는 부검을 통해 모델의 몸에서 나온 실리콘을 보고 놀랐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남성 시각으로 재단된 틀과 상업화와 가부장제가 여성의 낙태의 선택권, 인공수정, 대리모 등의 법적 문제점을 낳았다"며 "여성, 남성만이 아니라 동성애자에 관한 논의까지 활발한 담론을 거쳐 다양성을 수용하는 바람직한 법의 수용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6-09-07 16:16
ⓒ 2006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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