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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남의 버자이너 모놀로그
내 이름은 보지(Vagina)
이명옥(mmsarah) 기자
내 이름은 ‘보지’야. 여성의 생식기의 일부인 성기며 반대말은 ‘자지’지. 난 ‘거시지’ ‘잠지’ ‘거기’ ‘조개’가 아닌 내 이름 보지라고 당당하게 불리고 싶어. 난 더럽고 추한 것이 아니라 아주 아주 소중한 것이거든.
이 가을 ‘보지의 독백’이 아닌 당당한 ‘보지의 선언’이 연기파 배우 장영남에 의해 유쾌하게 이야기되어 진다.
생식기의 이름을 입에 담는 일조차 꺼리던 사회에서 이브 앤슬러가 각계각층 200여 명 여성들과 인터뷰를 통해 써내려간 원작을 작품화해 24개국에서 번역된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수잔 서랜든이나 우피 골드버그 등의 유명 할리우드 여배우가 연기했고 공연하는 곳마다 전회 매진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서도 신들린 배우로 불리는 서주희가 <버자이너 모놀로그>로 4년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 그들을 웃고 울게 만들었다. 어느덧 <버자이너 모놀로그> 하면 서주희라고 굳어진 이미지 탓에 수많은 배우들이 너무나 탐내는 역할이면서도 감히 넘보지 못할 높은 산이라 여겼을는지 모르겠다.
그 높은 산을 당당하게 넘어 또 다른 산을 만들어 보려는 당찬 배우 장영남이 독백을 넘어 더 당당해진 여성의 성기 ‘보지’ 이야기를 들고 2006년 가을 대학로 두레홀 무대에 선다.
서주희가 연기한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여성의 성기가 사회적으로 천대받고 숨겨야 할 점잖치 못하고 은밀한 그 무엇이 아닌 당당한 신체의 일부라는 것, 섹스, 섹스시 내는 신음은 추하거나 숨겨야 할 그 무엇이 아닌, 너무 자연스러운 신체와 정신의 반응이라고 고백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이번 장영남의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가일층 진화되어 오르가즘, 클리토리스, 생리, 산부인과의 비인격적인 진료도구, 출산, 완경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의 숨겨진 성이야기와 그 모든 것을 겪어내는 여성의 성기 ‘보지’의 정체성을 선언하는 것으로까지 이야기가 확대된다.
유교적 형식주의, 체면문화, 가식적이고 가부장적인 남성중심 문화에 길들여진 사회에서 성을 드러내어 말하는 것, 특히 여성 성기의 이름인 보지(Vagina)나, 여성의 성과 쾌락을 입에 올리는 일은 지극히 천박하거나 점잖치 못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아니 천박한 것이라고 세뇌 당해 왔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그렇게 여성을 성적으로 구속하려는 남성중심의 힘의 문화가 왜곡시키고, 비하시키고, 굴절시킨 ‘거시기’, ‘거기,’ ‘잠지’,‘조개’, ‘옥문’ 등 가지가지 은유적인 표현으로만 불려지던 여성의 성기 ‘보지’에 대한 솔직, 담백, 씁쓸, 유쾌한 가지가지 이야기를 만나는 동안, 여성들은 자신의 소중한 신체인 생명과 기쁨의 샘 ‘보지’를 통해 자신의 온 존재와 새롭게 만나는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장영남이 무대 위에서 펼쳐 보이는 어린아이부터 70대 노파에 이르기까지 10명의 다양한 인물들, 그들이 들려주는 여성의 성기 ‘보지’와 성에 얽힌 이야기에 웃고 우는 동안 당신은 어느새 무대 위에 선 여인이 되어 자신의 ‘보지 이야기’를 끊임없이 풀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당신은 이미 당신의 보지, 당신의 성, 당신의 온 존재를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하는 진정한 여성으로 어느덧 변신되어 있을 것이다.
이 가을 생을 사랑하는 남자들이여, 당신의 소중한 아내, 사랑하는 당신의 연인과 ‘보지의 독백’을 통해 더 깊은 여성 이해의 장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연극: 장영남의 버자이너 모놀로그
장소:대학로 두레3관(4호선 혜화역 1번출구)
일시: 9월 15일-11월 12일
평일 8시/토요일4시,7시/일요일,공휴일 3시,6시
2006-09-15 14:38
ⓒ 2006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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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남의 버자이너 모놀로그
작년과 변함없이 세심한 배려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