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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보다 더 보람 있는 일
이럴 때 시민기자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이명옥(mmsarah) 기자
지난 9월 27일자 사는 이야기 <웃음도 배달이 된다고요? 그럼요(관련기사 참조)>는 행복과 웃음의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웃음 치료사 김점옥씨에 대한 기사다.
<오마이뉴스>에 실린 기사를 본 여러 방송매체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며 김씨에게 인터뷰나 방송 출연을 요청했다. 미국의 한 한인잡지에서는 내 기사를 다시 싣고 싶다며 연락이 오기도 했다.
시민기자로 방송출연하다
지난 19일에는 오는 11월 3일 방송될 예정인 KBS <주부 세상을 말하자> 특집 '파워우먼 女'이라는 프로그램 녹화에 그 기사를 쓴 시민기자인 나도 함께 출연 요청을 받아 다녀왔다.
이런 저런 일들을 통해 실감하게 되는 <오마이뉴스>의 공신력과 영향력, 그리고 따뜻하고 가식없는 사는 이야기가 만들어 내는 확대 재생산의 가능성을 보며 시민기자로서 강한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나는 2003년 6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등록했다. 처음에는 올리는 글마다 거의 생나무에 머무는 데다 다른 신문사를 직장으로 다니고 있던 터라 흥미를 접었었다. 그런데 같은 달 28일자로 신문사를 그만두게 되면서 새벽에 집 근처 지하철역에서 무가지 신문 배포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당시 심정을 표현한 <대한민국 40대는 설 곳이 없다>라는 글이 4번째 잉걸 기사로 올랐고, 그 기사를 본 방송대 한국사 강사가 자신의 학원에 일자리를 마련해 주기도 했었다.
그 후 이런 저런 좌절을 맛보며 열심히 쓴 기사 중 2004년까지 잉걸 목록에 올라있는 기사는 다 합해봐야 겨우 10여 편이 넘는 정도이다.
쓰는 기사마다 생나무였던 적도...
그럼에도 기사쓰기를 멈추지 못했던 이유는 2004년부터 만나기 시작한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 '왜곡 교과서 바로잡기 모임' 등 이런저런 시사성이 있는 모임을 보면서 그런 단체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은 열망 때문이었다.
지구촌 인구의 절반이면서 여전히 소수자, 약자, 열외자인 여성의 위치, 장애인에 대한 편견, 하지만 힘없고 가난하지만 따뜻한 온기를 함께 나누는 이들의 진실한 삶이 주는 울림은 개인의 삶에 안주하여 내 앞만 챙기기에 급급했던 아줌마인 나의 의식을 깨뜨리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내가 보고들은 진실을 기사로 작성해 내는 것은 글쓰기에 문외한인 내겐 늘 어렵고 힘든 과제였다.
나름대로 힘들여 쓴 기사가 형식이나 내용이 미흡해 늘 생나무일 때, 좀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행사까지도 잉걸에 머물다 하루만에 사라져 읽는 이들이 없을 때의 상실감이 주는 상처도 컸었다.
그러나 비록 적은 수지만 그 진실에 공감하는 미지의 독자들이 나에겐 무언의 힘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마이뉴스>의 공신력과 영향력으로 인해 특종과 상관없이 특종보다 더 큰 보람을 느끼는 일도 가끔씩 생겨나서 기쁨과 위로가 되기도 했다.
내가 기사쓰기를 멈출 수 없는 이유
지난 해는 개인적으로 참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한 한 해이다. 첫째는 헌법재판소의 호주제 헌법 불합치 판정이 있던 날 헌재에 내가 있었던 일이고, 두 번째는 <오마이뉴스> 세계시민기자포럼을 통해 좀더 실제적으로 시민기자의 힘과 역량을 가늠하고 경험해 볼 수 있었던 일이다.
세번째는 기사에 실었던 내 사진이 <여성의 눈으로 본 한일 근현대사>라는 의미 있는 역사교과서 부교재에 당당하게 실린 일이다. 내겐 커다란 보람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남들처럼 강도 있고 비중 있는 기사로 메인 탑에 오른 적도 거의 없고, 특종 한번 해본 일 없지만 오늘도 열심히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 알리고 싶은 것을 기사로 쓰기 위해 카메라를 챙겨 넣고 행사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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