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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통하면 해결된다
[서평] <갈등조정, 그 소통의 미학>
이명옥(mmsarah) 기자
인간의 이해관계가 얽힌 사회, 특히 개인의 권리와 이익을 극대화하기를 원하는 사회 안에 갈등이 없을 수 없다. 다양한 갈등의 양상이 불거지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바람직한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하는 사회라면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참여정부 이래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갈등이 표출된 것은 그만큼 진일보한 사회에 들어섰다는 징표일 것이다. 그러나 갈등을 조정하고 봉합하는 과정에 있어, 여전히 이해관계가 얽힌 당사자들이 지나치게 과격한 방법을 사용하거나 소신을 가지고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갈등은 드러냈지만 소통의 방법을 익히지 못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이다. 소통하는 사회,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를 도출해내는 사회를 꿈꾸는 것은 이해관계가 얽힌 집단 중에서도 조정기관인 정부가 더욱 원하는 바일 것이다.
사실 아무리 유능한 갈등 조정 기관이라 할지라도 이익집단마다 이해관계가 상충되고 가치관이 다른 현대사회에서 갈등 제로의 정책을 펼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갈등 자체가 아니라 그 갈등을 어떻게 건강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풀어내느냐 하는 점이다.
공공정책들은 이해당사자들의 관계를 변화시키고 사회 발전과 퇴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책의 입안자나 조정자인 정부나 시행기관이라 할지라도 행정의 편이보다는 당사자들의 편익을 최대한 도모하면서 인권과 자연과 환경을 거스르지 않는 방향의 정책을 시행해야 더 건강하고 바람직한 사회가 될 것임은 명백하다.
<갈등조정, 그 소통의 미학>에서는 국가 차원의 갈등사례 4가지, 지역차원의 갈등 사례 3가지 등 총 7가지 갈등조정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해당사자들인 시민과 기업, 정부, 조정단체들인 각 시민단체나 전문가 집단 간 상충되는 갈등, 극한의 대립 대화와 협상 등을 통해 최종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정부는 차기 정책들에 대해 더 나은 갈등 조정의 방법을, 시민단체나 이해관계가 얽힌 당사자들은 더 바람직한 대화와 타협의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06년 11월 30일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안심사를 거치지 않은 채 국회의장 직권사정으로 비정규직법안이 통과되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통과법에 대한조직적인 반발이 확산되고 있고 경영계 역시 통과법안에 대한 우려와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향후 시행과정에도 많은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정규직 법안이나 정부에 대한 불신과 정책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National Education Information System) 시행, 조정을 담당했던 시민단체의 전문성 결여로 난항을 겪었던 의약분업 사태, 경유승용차와 수도권대기질개선특별법에 따른 갈등과 그 봉합과정, 한탄강댐 건설, 국군기무사령부 과천이전, 국립서울정신병원 이전에 따른 지역민간의 갈등과 조정과정을 각 사례마다 사례개요, 이해관계자 및 의제 분석, 단계별 갈등 분석, 갈등 관리 평가, 시사점 등으로 나누어 살펴봄으로 향후 갈등 조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루어 낼 것인지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비정규직 관련법안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짚어보면 아래와 같다.
비정규직 관련 법안은 이해 당사자들 간의 충분한 숙의와 대화, 토론을 거치지 못한 채, 성급하게 정책적 결론을 내림으로 이해 당사자인 노동자와 기업인 모두에게 실망을 안겨주었고, 시행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불씨를 안게 되었다.
노동자들의 핵심요구 사항인 안정적인 지위확보에 대한 불확실성과 경영자들이 갖는 추가비용발생 등 이해관계에 얽힌 갈등의 폭이 좁혀지지 않은 채 법안이 통과되어 양측의 불만의 소리가 줄어들지 않은 경우이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적용법의 경우 갈등이론에서 말하는 갈등의 다섯 단계인 갈등 전 단계, 갈등 상승국면, 위기국면, 결말국면, 갈등 이후 단계를 거쳐 2006년 3월 2일 신학기 시작과 함께 전면 시행이 된 경우다.
갈등 관리의 성공 요인은 국무총리실 교육정보화위원화 구성이라는 발 빠른 대처 방법을 통해 갈등을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었다는 데 있다.
또 정보유통 범위를 설정하는 의제를 발굴한 것, 중요 사항을 몇 가지로 분리하여 결정한 것, 정보화의 빠른 유통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던 시간적인 상황 등이 주효해 갈등이 성공적으로 해결되었다.
반면, 교육부와 전교조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 부족과 전교조와 교육부간의 불신, 교육부의 협의체 구성의 성급함, 전교조의 지나치게 강경한 태도, 실질적인 이해집단을 넘어선 진보집단 전체와의 갈등으로 확대된 점, 내부의 의견 조율이 늦어진 점 등이 장애요인이 되어 2년간 긴 갈등의 시간을 거치기도 했다.
위의 상황들에 비추어 볼 때 갈등의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 하면서 효율적인 해결방법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상생의 윈윈전략은 불가능의 영역을 넘보는 것일까? 갈등조정, 윈-윈 전략의 핵심은 무엇일까?
상생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효율적인 갈등관리의 비법은 없는 것일까? 책에 제시된 효율적 갈등 관리를 위한 몇 가지 원칙들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첫 째 원칙을 지키면서 신뢰를 잃지 말아라.
원칙을 지키면서 신뢰를 잃지 않는다는 것은 정부, 교섭단체 모두에게 필요한 전략이다.
특별히 조정기관인 정부나 기업이 불신을 받는다면 갈등 조정은 많은 난항을 겪게 된다.
두 번째 갈등관리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라
공정성은 조정 역할을 해야 하는 청와대와 같은 상급기관의 갈등관리를 평가하는데 적합하다고한다. 노무현 정부는 가급적 약자의 편에 서려는 정무로 이해되고 있어 공정성에 있어서는 만족할만한 평가를 받은 정부지만, 이해당사자간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절차의 투명성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한미 FTA만 하더라도 정부는 절차의 투명성에 있어 많은 의혹을 사고 있다. 앞으로 어느 정부든 보다 명확하게 절차적인 투명성을 확보하여 신뢰를 회복하여야 한다.
세 번째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관리하라.
현 정부는 대화를 하려는 노력에 있어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협상의 기술은 부족한상태다. 저자는 이해당사자들 간의 사실에 대한 사전 공동 확인 절차가 없이 협상에 임하는 것이 합의를 어렵게 만든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적절하게 타협을 시도하려면 확실하게 사실을 확인하여 가치관과 이해관계를 협상에 의해
조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네 번째 분권과 자율아래 갈등관리를 해라.
갈등관리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최고의 수장이 직접 나서게 되면 부처의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소신을 가지고 이해당사자와 대화할 수 없다. 실무자들이 철저한 사전 정보 수집, 원칙을 가지고 위한 대화와 협상에 임할 수 있도록 철저한 분권과 자율을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 원칙을 적용해 본다면 현 정부는 신뢰성, 투명성, 분권과 자율, 협상의 방법에 있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므로 갈등관리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한미FTA를 비롯해 국민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은 극한의 대립상태에서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
조정과 결정의 권한을 위임받은 정부는 더욱 투명하고 바람직한 방법으로 최대한 많은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정의 잣대로 갈등을 조정해 비용과 시간, 정신적 물질적 소모전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신뢰를 최대한 빠르게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갈등조정, 그 소통의 미학/박진.채종현 편저/굿인포메이션/16,000
2007-01-2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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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통하면 해결된다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