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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울 수 있는 공간은...아마도 혼자 차를 타고 갈 때가 제일 좋은데...문제는 이명옥님이 차를 갖고 있지 않아서...
혼자 차를 몰고 한적한 곳으로 가서 이것저것 삶의 무게가 지치도록 무겁거나, 이 현실을 피해 버리고 싶거나 하면 차 안에서 아주 큰 소리로 꺼억꺼억 그냥 막 울어버리는 거에요.
그렇게 울고 나면 좀 가슴이 후련해 질 수도 있어요...
저도 아주 오래전 언젠가... 훌쩍 기차를 타고 어디선가 가서 울고 와야지 하고 떠났는데...
기차 안에서부터 내내 주변의 사람들이 신경이 쓰여서...
혼자 창문밖만 내내 보는 것도 나중엔 신경이 쓰여서...
춘천 어느 카페를 혼자 앉아있었는데...거기서도 주변 사람들이 신경이 쓰여서 이내 나오고...
항상 다니던 동네였으면 슬슬 바람 쐬러 호숫가를 걷는 것도 전혀 이상할리 없는데...왜 거기선 못하겠는지...
'저 여자, 이 늦은 시간에 왜 혼자? 실연당했나? 할까봐...' 그 때 왜 떠났었더라...
또 한번의 일탈을 꿈꾸신다면...
제가 함께 가 드릴게요.
제 차 타고 가서...제가 자리 비워드릴테니...아무도 모르게 몇 시간이고 마음껏 우세요.
전 그때 뭐할까...
함께 울까요?
☞ 이명옥 님께서 남기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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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는 저 바다에서 마음껏 울부짖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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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 빗장을 열고 잠파노처럼 주저앉아 마음껏 울어보리라 작심하고 떠났던 바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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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백치소녀 젤소미나를 버리고 떠난 잠파노가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돌아와 젤소미나의 죽음을 안 뒤, 짐승처럼 바닷가에서 울부짖던< 길 La strada>의 마지막 장면이 너무 강렬했던 탓인지 나는 유난스럽게 바다를 동경하는 버릇이 있다. 언제든 떠날 수 있었던 젊은 날에는 폭우가 내리는 날 성난 바다를 만나러 월미도로 달려가 몇 시간씩 바다의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내게 바다는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대상이자 위안의 장소이다. 그래서 마음속으로는 늘 위안의 장소인 바다를 동경하며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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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혼자 애타게 목말라하던 바다를 만나러 간 것은 갑작스런 충동에 의해서였다. 늘 그래왔듯 나의 일탈은 그렇게 뜬금없이 이루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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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우울이란 녀석의 포로가 된 채 이리저리 끌려 다니느라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있던 참이었다. 심연 깊이 가라앉은 마음을 도무지 평상의 수면위로 끌어 올리지 못해, 연일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청하는 일이 잦았었다. 지친 마음을 달래려 혼자 기차라도 타고 일상을 훌훌 털어버릴 핑계거리를 찾다가 잠시 떠난 춘천행이 우연찮게 속초바다까지 이어졌으니 내 허허로움이 바다만큼이나 깊었다는 증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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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를 향해 가는 차안에서 나는 울음을 씹어 삼켜 목울대 속으로 억지로 밀어 넣느라 온몸에 바늘이 꼿힌 것같은 고통과 싸워야 했다. "그래, 바닷가에 서기만 해봐라. 잠파노보다 더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마음껏 광기를 토해내리라. 성난 바다가 굉음을 발하듯 고래고래 소리도 질러보리라. 영혼을 짓누르는 삶의 버거움, 가슴을 옥죄이는 답답함, 그 모든 것을 다 토해내 깊은 바다에 수장시키고 가벼운 마음만으로 돌아오리라. "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간 바다 앞에서 나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지도, 미친년처럼 울지도 않았다. 그저 제 시름에 깊어 점점 더 어둠이 짙어가는 바다를 오래 오래 바라보다 카메라 렌즈 속에 가둔 것에 만족하며 돌아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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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였을까...
>왜 난 그 바다에서 난 끝내 울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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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의 서러움으로 바다를 흔들기에는 파도가 너무 평온했고,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대기엔 바다위에 은빛으로 쏟아지던 햇살이 너무 투명하고 눈부시더라는 것은 분명 핑계이리라. 어느 새 나는 적당한 가면을 골라 쓰고, 상황에 따라 자기를 통제하는데 너무나 익숙한 어른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 일상의 늪을 벗어나 일탈을 꿈꾸는 일마저 주부라는 직업을 가진 나와 같은 여성들에겐 온전히 누릴 수 없는 사치가 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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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일탈을 꿈꾼 죄책감이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기에 어쩌다 행운처럼 맞닥뜨린 일탈의 순간마저 제 스스로의 가책에 놀라 황금마차가 호박으로 변하듯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리곤, 돌아서서 가슴을 치며 후회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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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보내지 못한 삶의 무게가 견딜 수 없어질 때쯤 난 또 다시 뜬금없는 일탈로 끝내는 그리워던 바다를 만나러 달려 갈런지도 모르겠다.그때는 포장된 어른의 가면을 벗고 자신의 참모습과 대면하여 바다에서 짐승처럼 마음껏 울부짖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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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그 바다에서 나는 끝내 울지 못했다...
격려를 받으며..
